설명절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설에는 차례를 지내는 곳이 많은데요. 저는 차례를 지내는 집은 아니지만 차례주로는 쌀로 만든 약주인 예담을 좋아합니다. 깔끔하면서 사과와 배향이 나면서 향긋합니다. 그래서 명절이 되면 차례를 지내지 않아도 차례주를 하나씩 마셔보곤 하는데요. 이번 설에는 새롭고 맛있는 차례주가 있을까 마트를 살펴보았습니다.
한산 소곡주 생주- 유래와 성분
개인적으로 경주법주나 백화수복은 상쾌하지 않은 입국향이 저의 취향과는 거리가 있어서 좋아하지 않는데요. 예담 옆에 한산 소곡주라는 차례주가 있습니다. 예담이 4750원인 것에 비하면 700ml에 17500원입니다. 차례주 치고는 높은 가격이지만 와인이다 생각하면 높은 가격대는 아닌 것 같아서 한 병 구입했습니다.
소곡주는 앉은뱅이 술이라는 별명이 있는 술이라고 합니다. 과거를 보러가던 선비가 한산에 들렀다가 술맛을 보고 반해서 과거도 보러 가지 못하고 앉아서 마시고 있었다. 혹은 며느리나 도둑이 맛을 봤다가 반해서 일어나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계속 마시게 된다고 앉은뱅이 술이라고 합니다.
소곡주(素麯酒)라는 이름은 흰색이고 곡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 술은 백제지역이었던 한산에서 주로 빚던 술이었는데, 나라를 잃은 백제의 유민들이 흰색 소복을 입고 술을 빚었다라는 내용이 있다고 합니다. 현재는 한산지역의 무형문화재 3호인 이우열 명인이 전통의 명맥을 잇고 있으며, 한산지역에서는 다양한 소곡주가 빚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현재한산 지역에서 만든 소곡주만이 한산 소곡주라 불리고 있습니다.
한산 소곡주는 찹쌀, 백미그리고 국내산 야국과 누룩, 생강, 홍고추, 메주콩으로 만든 알코올 도수 18%인 약주입니다. 홈페이지를 보면 증류해서 만든 불소곡주도 있으며 오크통에 장시간 숙성한 오크 프리미엄도 있습니다. 제가 마트에서 구입한 한산소곡주는 생주라 불리는 약주입니다.
청주라는 단어대신 약주라는 단어만 사용하게 되어서 갑갑했는데 생주라는 어감이 좋군요. 언젠가 우리나라 약주도 청주라고 부를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군요.
한산 소곡주 생주 - 시음과 탄산수와의 조화
한산 소곡주 생주의
수색은 맑고 투명한 노란색입니다. 흔들면 레그가 생기는데요. 당분이 높은 것 같습니다.
마시기 전에는 누룩향, 찹쌀향, 잘익은 메주향과 왠지 밤꿀 같은 향도 있는 것 같습니다.
첫 모금의 느낌은 '아 달다' 입니다.
후미에는 황토 같은 흙향 같은데 아마도 메주향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과와 꿀 같은 산미와 향이 있습니다.
단맛이 많고 산미가 약간 있으며 후미는 쌉쌀함이 은은하면서 여운이 있습니다.
실온의 한산 소곡주는 매력적인 단맛이라 이 정도면 와인대신해도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요.
탄산수와 1:1 비율로 넣어 보았습니다.
그런데 누룩과 흙내가 진해집니다.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군요.
진저에일과 1:1로 섞어서 만든 소곡주 하이볼은
메주향은 줄어들었지만 후미에 쓴맛이 진해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토닉워터로 만든 소곡주 하이볼은
메주향도 줄고 쓴맛은 덜한 편입니다. 하지만 완전히 조화롭지는 않습니다.
완전하지는 않지만 소곡주를 사용할 때는 토닉워터로 하이볼을 만들면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만 그대로는 아쉽고 향을 조금 더하면 더 맛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가지고 있는 과일향의 티로 보완을 해보겠습니다. 홍차나 녹차는 쓴맛이 있어서 허브티로 선택했습니다.
한산소곡주 티 생주 만들기
한산소곡주에 침지시켜서 사용할 티는 쓴맛이 없는 허브티로 선택했습니다.
히스 앤 헤더의 애플 시나몬티는 소곡주가 사과향이 있기 때문에 잘 어울릴 것이라 생각해서 선택했습니다.
아마드티의 로즈힙, 히비스커스와 체리티는 상큼한 체리와 히비스커스향이 탄산과 잘 어울릴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약 100ml의 소곡주에 티백 1개씩 넣고 2~3시간을 우려내었습니다.
두 티 생주 모두 붉은색의 수색이 진하게 우려 나오며 향이 더해지면서 메주콩향과 흙향, 누룩향은 잘 느껴지지 않게 되었습니다.
한산 소곡주 티칵테일 - 히스 앤 헤더 애플 시나몬
앞서 테스트해 본 탄산수 중에 소곡주와 가장 좋은 궁합이었던 토닉워터를 사용하고 레몬향을 더하기 위해서 레몬 슬라이스를 더했습니다.
애플 앤 시나몬 티 소곡주에 토닉워터의 비율은 1:1로 해서 얼음이 든 잔에 가득 채워서 레몬슬라이스로 장식을 했습니다.
레몬웨지나 즙은 넣지 않은 편이 좋았습니다.
사과향과 소곡주, 토닉워터가 조화롭습니다.
목 넘김이 좋은 편이며,
후향에는 시나몬 향이 받쳐주어서 만족스러운 한산소곡주 하이볼이 되었습니다.
한산 소곡주 티칵테일 - 아마드티 로즈힙 히비스커스 체리
아마드티의 로즈힙, 히비스커스, 체리 티는 일반적인 히비스커스티에 체리향이 더해진 티인데요.
수색은 좀 더 붉어서 매력적이지만
안타깝게도
히비스커스와 체리향이 소곡주의 향과는 충돌해서 조화로움이 부족합니다.
소곡주의 향과 히비스커스, 체리향이 싸워서 체리향이 좀더 진한 정도입니다.
한산 소곡주는 단맛이 풍성하고 적당한 산미가 있는 생주입니다.
앉은뱅이 술이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맛있는데요.
하이볼로 만들 때는 1:1 비율로 토닉워터에 레몬슬라이스 한 개 정도가 적당합니다.
티칵테일로 만들 때는 사과나 시나몬 향이 있는 티를 사용해서 우려내고, 여기에 토닉워터와 레몬슬라이스로 장식한 하이볼이 목 넘김, 향도 매력적인 소곡주 하이볼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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