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 비스킷
저는 차를 마실 때 특별히 쿠키나 케이크를 먹는 편은 아니지만, 홍차를 즐겨 마시는 영국에서는 쿠키나, 샌드위치, 케이크와 함께 먹으면서 가벼운 간식으로 먹는다고 합니다. 그 시간이 오후 5시경이라서 에프터눈 티파티라고 하는데요. 영국 왕실과 귀족들에게서 유행하면서 사교의 장이 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요즘에도 비슷한 시간에 에프터눈티를 마신다고 하는데요. 간단한 비스킷등과 가볍게 먹기도 한다고 합니다. 취향에 따라 다이제스티브나, 초코 비스킷을 먹기도 한다는데요.
마트에서 새로나온 비스킷의 기능이 '티 비스킷'이라고 합니다.
티 비스킷"마리"
1874년 영국 왕실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한 특별한 비스킷이 만들어 졌습니다.
신부의 이름 '마리'를 새긴 이 비스킷은 담백하고 풍미가 좋아 차와 먹기 좋은 비스킷으로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이 비스킷은 '마리'라고 불리게 되었고, 대표적인 티 비스킷으로 여러 나라에서 사랑받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남북전쟁 이후 지나치게 생산된 밀을 소비하기 위해 만들면서 인기가 더욱 좋아졌다는데요. 그 당시 마리비스킷은 동그랗고 무늬가 있으면서 마리라는 글씨가 가운데 있는데요. 오리온에서 만든 마리도 비슷한 형태입니다. 영국외에도 스페인, 포르투갈에서도 인기가 있다는데요.
맛을 보면 코코넛향과 바닐라, 우유맛이 있는 쇼트닝느낌의 쿠키입니다. 바삭하면서 맨입으로 먹으면 조금 뻑뻑하기도 한데요. 기본적인 비스킷이라 이를 응용해서 다른 쿠키를 만들기도 하고, 일반적으로는 홍차에 찍어먹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궁금해졌습니다. 어떤 티와 마리가 가장 잘 어울릴까요? 기본적으로는 홍차와 잘 어울린다고 하니 다양한 홍차와 함께 가향녹차와 함께 비스킷을 먹어보았습니다.
마리 비스킷과 뉴욕 블랙퍼스트
타발론의 뉴욕 블랙퍼스트티는 일반적인 잉글리시 블랙퍼스트티에 비해서는 쓰고 떫음이 조금 적고 질감도 묽지만 감칠맛은 더 많은 편입니다. 잉글리시 블랙퍼스트가 롱블랙이라면 뉴욕블랙퍼스트티는 아메리카노정도라고 해야 할까요.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블랙퍼스트티처럼 쓰고 떫음이 선명합니다.
마리비스킷은 우유맛이 나며 오일감은 적고 다소 뻑뻑한 비스킷입니다. 그래서 홍차와 잘 어울리는데요. 게다가 약간 떫음이 있는 홍차가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마리 비스킷과 다즐링 홍차
또 다른 홍차로는 티칸네의 다즐링 홍차입니다. 다즐링 홍차는 인도의 서북부 고산지대에서 나는 홍차입니다. 봄에 나는 다즐링 홍차는 청포도향과 치솟는 풀향이 나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일반적으로 티백에 사용하는 다즐링은 풀향과 청포도향보다는 낙엽향이 있는 여름이나 가을정도에 수확한 다즐링 홍차를 많이 사용한다고 합니다.
티칸네의 다즐링 홍차도 질감은 묽고 낙엽향이 선명하며, 쓴맛은 다소 적은 편입니다.
마리 비스킷과의 조화는 중간정도의 조화로움이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향과 맛은 충분히 블랙퍼스트티와 비슷하지만 질감이 묽고 떫음이 적으면서 왠지 겉도는 느낌입니다.
마리 비스킷과 유자피치녹차
미국의 티 회사인 리시에서 나온 유주 피치 그린티는 유자, 복숭아향, 오렌지오일, 복숭아, 녹차, 생강, 레몬그라스, 녹차가 들어 있는 가향 녹차입니다. 복숭아향이 선명하고, 후미에 녹차맛이 은은하게 있습니다. 티만 마시면 향긋하고 달콤한 향이 풍성한 녹차를 마실 수 있었는데요.
마리 비스킷과 먹기에는 그다지 추천할만하지 않습니다. 가향 녹차는 향과 맛은 강한 편이지만 질감이 매우 묽은 편이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마리비스킷과 아쌈홍차
이번에는 힐카트 테일즈의 미스티컬 아쌈 홍차를 마셔보았습니다. 아쌈 홍차도 인도의 홍차로 저지대에서 자라는 차나무입니다. 아쌈지역의 홍차는 주로 CTC라는 가공을 해서 밀크티로 만들 때 많이 사용하는데요. 그만큼 쓰고 떫음은 진하고 대신 질감은 묽은 편입니다. 하지만 5월에 수확한 아쌈티의 일부는 잎차로도 마시기도 합니다.
힐카트 테일즈의 미스틱컬 아쌈의 맛은 묽은 질감에 떫음이 적고 살짝 단향과 나무껍질향이 선명한 특징이 있었습니다.
마리 비스킷과의 조화는 기대와는 달리 조화롭지 못했습니다. 아쌈 홍차라면 밀크티로 주로 사용할 만큼 우유향과 잘 어울리는 특징이 있어서 기대를 했지만 묽은 질감이 비스킷과는 겉도는 느낌이었습니다.
마시기 전까지는 아쌈과 블랙퍼스트티와 잘 어울리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했었는데요.
블랙퍼스트티와는 잘 어울렸지만 아쌈과는 그다지 조화롭지 않았습니다. 신기해서 몇 번을 다시 먹어보아도 결과는 변화지 않았는데요. 심지어 가향녹차와도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물론 저의 개인적인 느낌이기 때문에 다른 분들의 취향에는 잘 맞을 수도 있습니다. 참고로만 봐주세요.)
즉, 향과 맛이 진해도 보디감이 약하면 비스킷과 조화로움이 부족한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오늘 사용한 블랙퍼스트티는 뉴욕 블랙퍼스트티였지만 잉글리시 블랙퍼스트티나 얼그레이티처럼 영국에서 인기가 있는 티들은 대부분 쓰고 떫음과 보디감이 강한 편이기 때문에 마리 비스킷과의 조화로움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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