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차 그리고 책, 문학, 예술

[책] 홍차, 그릇, 티푸드, 플라워, 소품 그리고 사람 -홍차가 더 좋아지는 시간

by HEEHEENE 2021. 1. 31.
반응형

나는 차를 좋아하지만 엄격한 다도는 거북해하고

홍차를 좋아하지만 에프터눈 티파티 보다는 하이 차나 밀크티를 좀 더 좋아한다.

그래서 화려한 찻잔이나 꽃, 소품의 아름다움을 논하기에는 경험도 심미안도 부족하다. 아름다움을 즐기는 대중적인 심미안이 있었다면 먹고 살기에는 좀 더 나았으련만 하는 아쉬움은 언제나 있다. 조금이라도 부족한 심미안을 위해 좋은 책을 도서관에서 골랐다. 유명 블로거라는 포도 맘님이 쓰신 홍차가 더 좋아지는 시간이라는 책을 선택했다.

홍차가 더 좋아지는 시간

저자 포도맘 이유진

https://m.blog.naver.com/PostList.nhn?blogId=bona98

 

일상찻집 홍차에 빠지다, 인도에 빠지다 : 네이버 블로그

일상찻집 :: 풍요로운 일상을 선사해주는 티라이프스타일, 판교 티스튜디오 + 아이와 함께 하는 매일의 찻자리

blog.naver.com

네이버에서 차 관련 파워블로거인 포도 맘님이 저자이다. 블로그를 찾아가면 책에서 본 아이들이 여전히 출연해서 차를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젠 탱글에 빠지셨는지 젠 탱글 포스팅도 하고 강의도 한다고 블로그에 올라와 있다. 스마트 스토어까지 운영하시는 듯 보인다. 오랜 시간 차를 마시면서 사진과 글을 쓰고, 강의를 하고 스마트 스토어도 하는 성공하는 블로거로 보인다. 

어려운 정보나 지식을 나열하기 보다는 일상에서 차를 마시는 편안한 모습을 보인다. 저자의 책도 그러하다. 이웃집 블로그를 보듯이 볼 수 있는 책이다. 그렇다고 내공이 부족해 보이지 않는다. 일상의 유지하면서도 차에 대해 많은 경험과 지식이 녹아있는 저자이다.

 

책에 관해

책은 277페이지의 모두 컬러 사진이며 종이는 약간 두꺼운 스타일이다. 

6개의 단락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 번째 단락은 차에 관한 이야기이다. 

두 번째 단락은 차를 담는 그릇과 주전자에 관한 이야기이다.

세 번째 단락은 티파티에 혹은 일상에 사용하는 꽃에 관한 이야기이다.

네 번째 단락은 집에서 즐기는 차와 커피 그리고 스콘과 샌드위치 등 다양한 홈카페 음식에 관한 이야기이다.

다섯 번째 단락은 본인이 사용하고 있는 소품, 가방, 행주 등을 소개한다.

여섯 번째 단락은 인연을 맺고 있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책 내용

작가라기 보다는 '그녀'라는 호칭을 사용하기로 한다. 그녀의 책은 활자가 전달하기보다는 이야기하듯 전달하는 내용이라 저자나 작가라는 단어보다는 그녀가 보여주는 일상을 소개하는 기분이기 때문이다.

그녀의 책에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차보다는 아이들이다. 아이와 차를 마시고 즐기는 모습이 어떤 다도보다도 자연스럽고 예뻐 보인다. 카페인을 걱정하는 이들에게 콜라나 음료수에 비해 많은 것은 아니며 하루에 한두 잔은 나쁘지 않다고 한다. 그녀는 다양한 차를 아이들에게 경험할 수 있게 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잔도 있고 도구도 있다.

아이가 없는 나는 차를 배우면서 어른들과 한번씩 티타임을 가진다. 커피는 그 정도로 마시면 카페인 반응이 강하지만 차는 그렇게까지 카페인 반응은 없어서 낮에 때로는 백련차를 때로는 홍차를 즐긴다. 함께 하는 사람이 누구이든 차는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다.

 

나의 차선생님도 다즐링을 그렇게도 좋아하셨는데, 포도맘 그녀도 다즐링을 좋아한다.

봄이 되면 찻잎 본연의 향기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꽃향기가 풍부한 다즐링 퍼스트 플러시를 마시고 , 여름이 되면 다즐링의 최고봉이라 손꼽히는 다즐링 세컨드 플러시를 마신다. 가을이 되면 적당히 묵지 하면서도 향기롭게 블렌딩이 된 다즐링을 마시고, 겨울이 되면 봄날의 다즐링을 기다리며 또 다른 다즐링을 마신다.

다즐링을 좋아하는 분들은 비슷한 표현을 하는 것 같다. 나는 아직도 다즐링의 매력을 모르겠다. 호박색의 수색이 아름답지만 신선하고 튀어오르는 풀내음도 사과향은 집중하지 않으면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쓰고 떫다. 다즐링 지역에 직접 방문까지 해봤다는 경험에 부러움만 가득이다. 코로나가 끝나면 나도 다즐링 투어가 가능하려나?

 

계절별로 잘 어울리는 차를 권해주는 내용은 나에게 유익했다. 기록해두었다 각 계절이 되면 나 또한 마셔보고 그녀처럼 예쁜 사진과 글로 표현을 도전해보리라.

봄에는 여지 없이 다즐링 퍼스트 플러시이다. 여름은 모르칸 민트와 우롱이다. (이 차는 여름에 꼭 도전할 것이다)

장마철은 기문이다. 가을에는 애플 티나 마론 티, 무이암차, 봉황 단총을 권한다.

겨울에는 마살라 차이와 보이차를 권한다. 

지금은 아직 겨울 마살라 차이가 맛있다. 조만간 봄이 오면 나도 다즐링 퍼스트 플러시를 마실 것이다. 봄을 기다리는 이유가 한 가지 더 생겼다. 여름은 반듯이...

나에게 있어 티 테이스팅이란, 차에 대한 열렬한 사랑과도 같다. 내가 마시는 차를 조금 더 진진하게 만나보는일. 음용하기 쉽도록 편하게 우려 마시는 것도 좋지만, 때론 차가 가진 모든 맛과 향을 쫙 빼내서 차의 모습을 여과 없이 만나보는 것도 가슴 떨리는 일이다.

나는 시험을 치른지 얼마 되지 않아 티 테이스팅을 지금은 보기 싫어진 상태이다. 조금 기운이 빠지면 품평 배를 사야겠다. 그래서 온전한 차의 쓰고 떫음 까지 온전한 모습을 받아들이는 연습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겠다.

웨지우드의 애플도어와 인디아 로즈 , 파라곤의 아테네는 대표적으로 6조씩 갖추고 있는 찻잔이다. 애플도어는 여성스러운 피오니 셰이프에 과일 바구니와 발랄한 하늘색 테두리가 둘린 볼수록 정감 가는 찻잔이다.

나로서는 전혀 모르는 분야인 찻잔과 티팟에 관한 내용은 그렇구나 하고 지나갈 수밖에 없는 구간이다. 하지만 그녀는 눈을 반짝이며 자랑스럽게 잔 하나하나를 사랑스럽게 보여준다. 먼지 하나 없이 반짝이는 걸 보면 매일 닦고 관리하는 것이 힘들 법도 한데 사랑에 빠진 눈빛은 팔다리의 힘듬은 묻어버린다.

 

조금 더 여성 스러 원 지고 싶은 날이면 손이 가는 프랑스의 빈티지 찻잔들. 프랑스 차와, 프랑스의 티 푸드를 담아 프랑스의 찻잔에 차를 마시면 마치 프랑스의 어느 티 숍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찻잔이 주는 힐링이란 , 그런 게 아닐까.

그녀는 감수성이 뛰어나다. 나는 그저 어느 찻잔에 마실 때 코에 향이 잘 들어오고, 온도가 얼마나 보존되는지만 보았지 그 잔과 차의 역사에 묻어 영혼 여행을 할 수 있는 능력은 없다. 여성분들이 찻잔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은 것은 그런 감수성 때문일까?

홍차 책인데 꽃이라니. 당황을 했다. 그냥 넘어갈까 하는 마음도 들었다. 하지만 눈을 반짝이며 꽃을 설명하는 그녀를 보며 마지못해 페이지를 넘긴다.

맑은 블루 컬러가 참 예쁜 화병은 딸아이가 직접 골라주었다. 자기가 좋아하는 리시안셔스를 꽂으면 참 예쁠 것 같다며.

나는 차를 상품으로 보고 있다. 차는 사람이 마신다는 사실을 자주 잊는다. 그녀는 차를 함께 마시는 사람이 있고, 그들과 함께 즐거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노력한다. 그래서 꽃은 홍차의 일부가 된다.

 

그렇다고 단순한 일상을 소개만 하는가 하면 홈카페용 레시피를 정돈해서 소개해준다. 스콘과 밀크티로 시작하는 그녀의 메뉴는 내가 좋아하는 LA찹쌀케이크도 있다. 조금 생소한 토르티야 데파타타오 ㅏ카페 콘레체는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스페인의 메뉴이다. 그중에서 기록을 해두고 싶은 내용은 샹그리아이다.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이 '샹그리아'라고 발음하는 상그리아는 사실 상그레라는 스페인어에서 유래한 와인 칵테일이다. 상그레는 '피'라는 뜻인데 그처럼 붉다고 해서 상그리아라는 이름이 붙었다

만드는 법은 그다지 어렵지 않은 레드와인 1병에 다양한 과일, 설탕 2큰술을 섞어 5시간 정도 숙성 후 마시기 직전에 탄산수와 섞어 마시면 된다.

그녀의 책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하는 이는 아이들이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소품이 그녀의 책에 한편을 당당히 차지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 여겨진다. 꽃을 좋아하지 않는 나도 소품은 좋아한다. 다만 가지고 있기에 부담스러울 뿐 이렇게 구경하는 것이 가장 좋다.

그녀는 차를 좋아한다. 꽃을 좋아하고, 소품을, 도자기를 좋아한다. 그리고 사람을 좋아한다. 책은 전체를 뛰어다니는 아이들은 기본이고, 차, 꽃, 도자기, 케이크나 초콜릿을 하면서 맺은 인연들이 모두 소중하다. 반짝이는 찻잔을 눈 반짝이며 자랑하듯, 반짝이는 그녀의 인연을 소개할 때도 눈이 반짝이는 듯하다.

 

나는 이 책을 블로그 작성을 위해서라기보다는 홍차에 역량을 넓히기 위해 선택을 했다. 홍차와 일상 활용에 팁을 얻기에도 좋지만 블로그 작성에 동기부여를 얻기 위한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블로그를 하는 이라면 자신이 쓴 글이 책으로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어느켠에는 있을 것이다. 어떻게 쓰면 파워블로그가 되고 자신의 글이 출판되어서 서점의 책장에 꽂힐 수 있을까? 책을 읽으면서 힌트를 얻을 수 있을까?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