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규 작가님의 오무라이스 잼잼이나 내 이름은 팬더댄스 등 웹툰을 좋아합니다. 특히 음식 일러스트에는 매우 진지한 그림이라 어지간한 음식문화사 이야기보다 스토리나 역사도 깊은 편입니다. 게다가 모두 직접 다니면서 사진을 찍고 경험한 식당과 음식들이기 때문에 더욱 생생한 느낌이 있습니다.
도서관에서 차와 관련된 책이 무엇이 있을까 찾는 중에 발견한 책이 조경규 작가님의 중국음식에 관한 이야기 차이니즈 봉봉 클럽이라는 책입니다. 제가 발견한 차이니즈 봉봉클럽 4권 광저우 편은 중국음식을 좋아해서 모인 동아리에서 내친김에 중국의 광저우로 맛탐방을 간 이야기입니다. 중국에 갔으니 차를 마시지 않을 수도 없겠죠? 기존에는 무심히 지나갔는데 이번에 차에 집중해서 보니 꽤 여러 곳에 차에 관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기존에는 화려한 중국 음식에 꽂혀서 읽어봤던 차이니즈 봉봉클럽을 이번에는 차에 집중해서 읽어보겠습니다.
그리고 중국음식하면 떠오르는 차!이라면 저는 재스민차가 먼저 떠오르더군요. 어린 시절 중국음식점에 가면 나오던 재스민차가 어렴풋이 기억에 남은 영향인 것 같습니다. 역시 음식은 추억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네요. 그래서 재스민차를 마시면서 즐겁게 만화책을 탐독합니다.
책 차이니즈 봉봉클럽
오래전에 읽었던 기억이라 가물가물합니다. 다음웹툰에 보면 2010년 10월부터 차이니즈 봉봉클럽이 연재되었고, 2018년에 차이니즈 봉봉클럽 광저우 편이 연재되었었네요., 그리고 단행본으로 광저우 편은 2019년에 출간된 책입니다.
이 책은 158페이지까지는 칼라 만화이고, 그 뒤로는 실제 취재에서 찍은 광저우 음식의 사진과 실제 식당의 약도까지 상세하게 그려 있습니다.
맨처음에는 북경편을 접했을 때도 이 만화책 한 권 들고 중국 식도락 여행을 가야지 하는 꿈을 꾼 적이 있을 만큼 음식, 여행, 식도락에 대한 내용이 풍성한 올 칼라 책입니다.
저자 조경규
1974년 생으로 독립운동가 조남식 선생의 손자라고 합니다. 작가분과 그의 가족에 대해서는 다음에서 연재했던 오무라이스 죔죔에서 상세하게 설명이 나옵니다. 작가는 중국과 미국과 한국을 오가면서 활동을 했고, 락밴드와 음식을 좋아하며, 딸 은영과 아들 준영이 씩씩하게 자라고 있는 이야기를 볼 수 있습니다. 이번에 시즌 13이 시작되기 때문에 상당히 기대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그래픽디자인을 공부해서 인지 그림체가 화려하고 색다른 음식을 볼 수 있습니다. 기존의 음식만화라면 일본의 초밥왕이나 식탐정 등에서 과장된 음식이었다면 조경규 작가님의 음식은 거의 사진에 가까운 일러스트입니다. 이런 일러스트를 손으로 스케치해서 마우스로 하나하나 색칠을 하는 모습을 유튜브에서 보여준 적이 있습니다.
일반적이지 않은 독특한 그래서 호불호가 갈리는 것 같지만 언제나 음식과 가족앞에서 진지한 작가님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차이니즈 봉봉클럽 광저우 내용
저도 읽은지는 오래되어서 인터넷으로 차이니즈 봉봉클럽에 대해서 다시 찾아봐야 했습니다. 차이니즈 봉봉 클럽은 우리나라에 제대로 된 중국집이 없다는 이유로 고등학생이 전국을 다니면서 중국음식 식도락 일지를 작성한 것을 시작으로 여러 고등학교 연합 동아리지만 고등학생의 식도락에 대한 비판으로 바둑동아리라는 허울을 쓰고 활동하는 동아리라고 합니다. 역사가 오래되어서 다양한 전통이 있지만 만화에서는 멤버가 많지는 않고 중국음식에 대해서 많이 알지도 못하는 등 조금은 허술한 면이 보입니다.
이들이 신임회장을 선출하고 단체 식도락 여행으로 광저우를 오고, 이 클럽의 회원은 아니지만 함께 오게 된 수정과의 애정전선을 옆에 끼고 결국은 음식에 집중하는 내용입니다. 은영과 수정은 야무진 성격들이라 제대로 된 광저우 음식을 먹으면서 소개하게 하고, 조금은 허술한 쇼타, 해리, 하롱은 편의점이나 맥도널드 등 관광객보다는 현지인들이 먹을 법한 광저우 음식을 접하면서 소개하는 만화입니다.
차이니즈 봉봉클럽 광저우에 나오는 차에 관한 이야기
차에 관한 코스가 아니더라도 중국에서 음식점을 가면 차를 주문하거나 제공해주기 마련이다 보니, 사진 처럼 자연스럽게 차가 등장을 합니다. 딤섬 가게에 가서 차를 한잔 마시면서 딤섬을 마시는 장면은 가까운 곳에서 만두라도 사 오고 싶은 생각이 드는군요.
그 외에도 밀크티 자체에 분량을 제공한 부분도 있습니다. 간식으로 연유가 발린 빵과 함께 따끈한 밀크티를 먹는 장면입니다. 내용보다도 시선을 끄는 독특한 저 홍차 잔이 과연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깁니다. 책의 부록에 혹시나 있을까 찾아보았습니다.
과장해서 그렸거니 했던 밀크티잔이 실제와 거의 같은 모양이었습니다. 18위안이라고 하니 한국돈으로 3100원 정도 합니다. 매력적인 잔을 보고 따끈한 밀크티를 한잔한다면 짜증 났던 일도 왠지 모르게 사그러 들 것 같네요.
밀크티 부분도 재미있었지만 그보다 저의 주목을 끈 부분은 광동에서 차를 부르는 용어를 설명해주는 부록 같은 부분이었습니다.
부르는 말이 조금 다르죠. 녹차, 우롱, 홍차까지는 알아 볼 수 있는 한자지만 푸얼차와 모리화 차는 익숙하지 않은 단어입니다. 보이차를 푸얼차라고 부르고 재스민차를 모리화 차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차 메뉴를 보고 신기하다고 푸얼차를 주문했다가 입에 맞지 않으면 고생할 수 있으니 잘 봐 두어야겠습니다.
모리화 차는 광동에서 부르는 발음인 것 같습니다. 茉莉花茶 는 우리나라 발음으로는 말리화 차입니다. 흰자 스민, 아라비아 재스민을 말리화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재스민차를 마시고 싶으시면 말리화 차라는 단어를 찾으시고 모리화 차라는 발음을 찾으시면 가능하다는 것 같습니다. 지금이야 코로나 때문에 여행을 가지 못하겠지만 중화권을 여행 간다면 말리화를 찾아보시면 재스민이다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예전에 좋아했던 만화책을 다시 보면서 추억에 잠길 수 있었네요. 대구에는 딤섬을 파는 곳이 흔하지 않아서 책에 나오는 창 편이나 찐빠 나이 황파 오도 먹지 못하지만 언젠가 모리화 차와 함께 배부르게 딤섬을 먹을 때가 오겠지요.
아쉬움을 달래면서 티백으로 재스민차와 책을 함께 했습니다.
날이 더워서 재스민차를 얼음에 넣어 보았습니다. 다소 쓰긴 하지만 그래도 마실만 하네요
더운 여름 시원한 재스민차와 만화책의 휴식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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