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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그리고 책, 문학, 예술

[책과 Tea] 고슴도치의 소원 - 손님이 온다면 어떤 차를 준비하시겠어요?

by HEEHEENE 2021. 1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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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효의 고슴도치의 기도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나직하게 어쩌면 조금은 낭창하게 자신의 지질함을 호소하는 고운 목소리와 가사에 반한 노래입니다.

https://youtu.be/OIv4Wr68sec


노래인 줄로만 알았더니 고슴도치의 소원이라는 동화가 있더군요.
네덜란드의  동화작가인 톤 텔레헨이 지은 동화입니다. 읽을수록 묘한 매력의 지질한 우리의 고슴도치를 만나 보겠습니다.



책 고슴도치의 소원

레이디그레이와 오페라케이크 그리고 고슴도치의 소원


원작은 De eenzaamheid van de egel (The Loneliness of the Hedgehog)라고 2006년에 출판된 동화책을 2017년 김소라 님의 일러스트가 더해지면서 새롭게 탄생했습니다. 게다가 원제목을 그대로 번역했다면 고슴도치의 고독입니다만 번역된 제목은 고슴도치의 소원입니다. 좀 더 희망스러운 제목에 고슴도치 일러스트가 너무 곱게 그려져서 이 찌질한 고슴도치가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부작용이 있지만 그래서인지 덕분에 보는 내내 편안한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책은 206페이지로 A5 크기이며 글씨도 크고 그림도 종종 있어서 쉽게 읽을 수 있습니다

 


작가 톤 텔레헨(Toon Tellegen)

 

톤 텔레헨

그는 1941년생으로 네덜란드의 의사였습니다. 한때는 시인이기도 하였지만 최근에는 동화를 다작하면서 네덜란드의 다양한 동화 관련 상을 받은 작가입니다.

그의 동화에서는 동물들이 많이 나옵니다. 동물을 통해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내면을 가볍게 접근해서 위로하는 동화라고 합니다.

 



고슴도치의 소원 줄거리

 

레이디그레이와 고슴도치의 소원


왕소심의 망상이 심한 고슴도치는 어느 가을날 동물들을 초대해서 차와 케이크를 대접하고 싶은 충동을 느낍니다.
동물들을 초대하는 편지를 썼지만 차마 보내지 못하고 찬장 서랍에 넣어버리고 망상을 시작합니다.
달팽이와 거북이가 온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두꺼비가 온다면?
고래가 온다면?
미어캣이 온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런 혼자만의 망상으로 시간을 보내며 우울한 녀석의 집 문을 누군가 두드립니다.


책과 Tea - 고슴도치의 소원 그리고 레이디그레이 티


이 동화가 재미있게 느껴지는 것은 아마 공감 때문일 것 같습니다. 고슴도치의 지나칠 정도의 소심하고 지질한 성격과 쓸데없는 망상의 저의 모습과도 비슷합니다. 그래도 녀석은 누군가를 초대해야겠다는 결심을 하는 것을 보면 저보다 나은 것 같습니다.


스타벅스에서 고슴도치의 소원

요즘은 집에 누군가를 초대하기보다는 가까운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오늘도 스타벅스는 3층까지 사람들이 가득합니다.

레이디그레이 티


저도 고슴도치처럼 망상을 해보면서 차를 준비해봐야겠습니다. 누군가가 찾아온다면 어떤 차와 케이크를 준비할까요.
고민 끝에 선택한 차는 트와이닝사의 레이디그레이티와 마트에서 구입한 케이크입니다. 우선 틴케이스가 예쁘고 차를 우려내면서 차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 어색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얼그레이에 비해 순한 향과 맛이라서 케이크와 마시기에도 적합할 것 같네요.

레이디그레이와 고슴도치의 소원

트와이닝의 레이디 그레이는 트와이닝사의 세계적인 가향차인 얼그레이 티는 영국의 수상이었던 그레이 백작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서 베르가못 향을 더한 차입니다. 레이디 그레이는 그레이 백작부인을 생각해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찻잎 자체에 아름다움을 더하기 위해서 수레국화를 더하고 레몬과 오렌지 껍질도 더했습니다.

그리고 부드러운 정도로 가향이 되어 있는데 감귤향입니다. 오일 리 한 느낌이 없이 은은한 시트러스 한 향입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얼그레이 티보다는 레이디 그레이를 더 좋아합니다. 

하지만 개성이 약한 편이라 무난하지만 특별하지 않은 것 같지만 케이크와 먹으면 제 역할을 합니다.

오페라 케이크와 레이디 그레이 티

준비한 케이크는 마트에서 냉동 케이크로 판매하는 오페라라는 케이크입니다. 시트에 커피크림과 가나슈 등을 층층이 쌓아서 만든 케이크입니다. 크리미 한 맛은 매력적인데 커피 향과 초콜릿향이 강해서 어지간한 홍차라면 충돌을 일으킬 것 같습니다.

하지만 레이디 그레이 티는 자신의 개성이 강하지 않는 대신 페어링 된 음식을 돋보이게 해 줍니다. 

레이디그레이와 고슴도치의 소원


차의 품질이나 향만 본다면 중국 녹차나, 홍차도 있겠지만 누군가를 초대해서 대접한다는 생각을 해보면 역시 영국 홍차를 고르게 되는군요. 
아무래도 티파티에 특화된 트와이닝이나 포트넘앤메이슨의 홍차가 손님을 대접하기에 적합하게 느껴집니다. 

레이디그레이와 고슴도치의 소원


여러분은 어떠세요.
누군가 집에 온다면 어떤 차와 케이크로 함께 하고 싶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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