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말할 때 중국을 빼고 말을 할 수는 없다. 차의 발생지, 차 생산량과 소비량 세계 1위의 지위를 잃지 않는 나라가 중국이다. 하지만 중국의 차는 녹차와 청차의 비중이 커서 홍차의 비중은 11% 정도뿐이다. 하지만 세계 홍차 시장이 성장하면서 중국 정부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러고 보면 중국차 중국차 말은 많이 듣지만 실제로 관광지에서 사 오는 기념품 같은 차를 제외하고는 제대로 마셔볼 일이 흔치는 않다. 중국의 차 중에서 홍차에 대해서 알아보고 마셔보기도 해 본다.
중국의 홍차는 세계 최초의 홍차인 정산소종이 있고 세계 3대 홍차인 기문 홍차를 생산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찻잎을 완전산화한 찻잎을 홍차라고 부른다. 18세기경부터 발생했으며, 남부지역인 푸젠성, 안후이성, 원난성에서 생산되고 있다. 녹차에서 흰 털이 있는 차를 백호라 부르듯이 홍차에 노란색이 있는 것을 금호라 부른다. 서양에서는 골든 팁이라 부른다. 그리고 whole leaf 형태를 공부차라고 부른다. 중국의 공부차는 난향이 나면서 6~7번 우려먹을 수 있는 차이다. broken leaf를 분쇄 차라고 하며 수출용으로 많이 사용한다.
제조방법은 영국의 orthodox 방식이 참고 했기 때문에 거의 같지만 위조 과정에서 바닥에서 장작불을 사용하기 때문에 훈연 향이 입혀지고, 유념에서 약하게 하는 경향이 있으며 고급 홍차인 경우 손으로 유념을 한다.
중국은 넓기 때문에 지역에 따라 기후와 지형이 달라 산지별로 구분해서 본다.
푸젠성
푸젠성은 중국해양무역의 집산지로 중국 티 생산량 1위인 지역이며 실크로드와 티로드의 출발지이다. 영국이나 유럽에서 차를 수입해간 곳도 여기이다. 푸젠성은 동쪽으로 대만이 있고 아열대성 습한 기후이며 연평군 기온이 17~21도 정도로 여름이 길고 겨울이 온화한 날씨이다.
푸젠성에서 가장 유명한 차는 정산소종(정산사오중)이다. 정산소종은 세계 최초의 홍차로 정산은 이 지역의 산인 우이산의 별칭이며 '소종'은 생산량이 적은 자생나무의 찻잎을 말한다. 누군가는 '랍상소총'이 동일 홍차라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향이 다른 전혀 다른 차이다. 정산소종의 특징은 소나무로 훈연을 하기 때문에 소나무향이 후미에 길게 나오는 특징이 있으며 용안의 맛이 난다.(이 때문에 얼그레이 티가 탄생한다)
2005년 우이산의 통무 지역에서 나온 '금준미'라는 홍차가 인기를 끌자 정산소종을 훈연을 하지 않고 생산한 무연 정산소종이 있다. 찻잎 자체가 고급이라 과일향과 아미노산 단향이 풍부하다고 한다.
내가 접한 푸젠성의 홍차는 '금준미'라는 홍차와 '금침차'라는 홍차이다.
금준미
우이산의 1200~1800m에 자생 차나무의 싹을 따서 만든 정산소종을 '금준미'라고 한다. 전 과정을 수작업으로 하고 '금호'가 많이 들어가고 훈연 향은 없다. 참고로 팁으로 금준미를 만든다면 일아이엽으로 만든 차는 은준미라고 한다.
내가 마신 금준미는 금호가 많고 흑갈색, 갈색이며 강한 꽃향과 단향, 고소한 향과 매운향이 나는 잎이었으며,
젖은 잎은 갈색, 진갈색으로 찐밤이나 해조류 향, 농축된 과일향, 묵직한 단향과 약간 매운 향이 났다.
찻물은 맑고 진한 등황색이며, 구수하고 부드러운 단맛이 나며 감칠맛이 높다. 농축된 과일같은 단향과 잣 같은 고소함도 느껴졌다.
금침차
또 다르게 만난 푸젠성의 홍차는 금침차이다. 금침차는 푸딩시, 정허현에서 티생산자들이 고대의 제조방식을 재현해서 1990년대에 만든 홍차로 5월 초 찻잎을 수확해서 생산하고 길고 비틀어진 바늘모양이다. 잔털이 없으며 금색이 돌거나(골드니들) 검은색(블랙니들)이 돈다. 건조찻잎에서는 코코아향과 목재향과 차는 신맛과 쓴맛이 나며 목재향과 향신료향이 길게 난다 라고 한다.
수업 중에 만난 금침차는 운이 좋게도 모두 새싹으로 만들었다는 골드니들이며 단향이 강하고 은은한 꿀 향과 신선한 풀향이 났다 개인적으로는 수박이나 오이 같은 향처럼 느껴졌다. 아쉽게도 코코아향이나 목재 향은 찾지 못했다.
젖은 잎은 갈색이나 흑갈색으로 구수하고 단향과 매운 향이 나며 내 코가 이상한지 계속 수박향이 느껴졌다.
찻물은 맑고 진한 황갈색으로 단맛이 앞서고 떫음은 옅었다. 황기와 비슷하게 느껴지고 풀내나 연한 매운맛이 느껴졌다.
안후이성
녹차를 주로 생산하는 안후이 성이지만 대표적인 홍차는 기문홍차이다. 안후이성은 중국 동중부의 내륙으로 동쪽으로는 양쯔강이 있다. 북부는 평지이며 인구밀도가 높고 남부로 는 산악지형으로 가장 높은 곳은 황산의 연화봉이다.
북부의 기후는 건조하고 온화하고 6~7월이 우기이며 남부는 비가 많이 내리며 습도가 높고 안개와 구름이 많다.
기문홍차(치먼홍차)는 치먼현에서 나는 홍차이다. 녹차용 찻잎으로 홍차를 만들었고 특징적인 '기문향'이 있다. 난초향과 유사하다고 한다. '잉글리쉬 블랙퍼스트'의 재료로 사용하며 세계 3대 홍차 중 하나라고 한다.
내가 마신 기문홍차도 공부차(OP등급) 이며 조금 작은 잎으로 흑갈색과 갈색이다. 은은한 꽃향과 신선한 풀향과 부드러운 단향과 옅은 훈연향이 난다.
젖은 잎은 갈색과 진갈색을 보이며 꽃향과 단향과 옅은 풀향과 견과류 같은 고소한 향도 느껴졌다.
찻물은 맑고 진한 황갈색으로 부드러운 단맛과 옅은 쓴맛과 떫음이 있다. 옅은 풀향과 꽃향, 나무 등걸 향과 고소한 향이 났다. 나는 난향을 알지 못해 그냥 꽃향으로만 느꼈지만 같이 시음한 분 중 한 분은 난향이라고 정확히 알아내기도 했다.
원난성
또 다른 발음으로는 운남성이다. 원난성은 중국 남서부로 티베트와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운령산맥 남쪽으로 구름과 안개가 많은 산악이다. 대체로 온난한 기후이며, 1월 평균기온이 7~15도이며 7월 평균은 21~26도이다. 강우는 여름에 집중되면서 평균 강수량은 1000~1500mm이다.
운남홍차는 1983년에 처음 나왔으며 중국 티 생산량의 2위이다. 운남성은 보이차를 주로 생산하는 곳이지만 운남대엽종이라는 차나무로 홍차를 만든다.
운남의 홍차 중에 전홍이라는 공부홍차가 있다. '전'은 원난성의 옛 지명으로 해발고도가 1000m 이상이고 안개가 자주 껴서 고품질 찻잎이 자란다.
아삼과 비슷한 운남 대엽종으로 만들고 금호가 많으며 꽃향이 난다. 찻잎이 동그랗게 뭉친 것은 전홍향곡, 찻잎이 길게 된 곳은 '전홍금침'이 있다.
내가 시음한 운남의 전홍은 '전홍금침'인지 OP형태이며 금호가 있고 흑갈색과 갈색으로 무거운 단향과 훈연향, 젖은 풀향과 풀향이 났다.
젖은 잎은 갈색과 흑갈색이며 젖은 낙엽, 구운 김과 볶은 견과류 와 꽃향과 매운향이 났다.
찻물은 맑고 진한 홍갈색으로 고소하고 옅게 떫으며 단맛이 난다. 젖은 풀향과 은은한 꽃향, 삶은 고구마와 훈연향이나는 차였다.
중국의 홍차는 색감이 등황색이라고 한다. 인도 아쌈이나 실론티가 홍갈색이고 다르질링이 황갈색에 비하면 그 중간 정도 색인데 이를 등황색이라고 부른다. 꿀과 같은 단향이 나는 홍차가 많이 있고 훈연향이 어느 정도 있는 편이었다. 개인적으로 내 취향에 맞았던 차는 운남의 전홍이었다.
그리고 중국의 홍차의 장점은 한번만 우려서 먹는 것보다는 몇 번을 우려먹어도 되는데 개인적으로 2번재 우린 찻물이 좀 더 맛있게 느껴졌다. 여러 번 우려서 마실 때는 전용도구인 자사호나 개완을 사용하는 것을 권한다. 우리는 시간도 짧게 우려서 여러 번 우려마시는 방식으로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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