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차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호감이 높지는 않다. 어린 시절 보이차 전문가의 강제 보이차 수업에 잡혀서 2시간 동안 물고문을 당한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하면 선생님께서 상당한 호의로 꽤나 고급병 차를 최대한 접대해주셨던 것인데, 당시로서는 너무 많이 주는 차에 질려버렸던 기억이다. 그 이후로도 보이차는 재테크의 수단으로 많이 구입한다는 말에 순수한 차가 아니고 재테크일 뿐이라는 생각에 더 멀리 했었다.
하지만 보이차에 인간의 욕심을 걷어내면 성질이 따뜻하고 몸을 데워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꽤나 좋은 차이다. 게다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보이차와 홍차를 섞어서 밀크티를 만들면 좀더 바디감이 좋은 밀크티를 만들 수 있다. 단점이라면 가격이랄까. 보이숙차가 공급되면서 제법 질 좋은 보이차가 저렴하게 공급된다.
이번 차 수업을 들으면서 보이차는 시음을 한번 정도만 했다. 하지만 운이 좋게도 다양한 보이차의 형태를 구경할 수 있었기 때문에 꽤나 재미있는 수업이었다. 그래서 간단한 보이차에 대한 개념과 함께 다양한 보이차 형태의 사진을 소개를 하려 한다.
보이차는 중국의 차 분류에서 흑차에 속한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면 윈난 성의 표준 계량 국에서 2003년에 보이차에 대한 정의를 내렸다.
윈난 성의 특정 구역 내에서 운남 대엽종의 찻잎을 햇빛에 건조한(쇄청) 차를 모차로 하여 후발효 가공한 산차 및 긴압차
즉, 운남성에서 나는 차만이 보이차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으며 쓰촨 성, 베트남, 타이 등의 찻잎으로 만든 차를 변경 보이차라고 한다. 그래서 중국의 흑차는 모두 보이차가 아니다. 참고로 외국에서 흑차는 dark tea라고 부른다.
보이차의 제조에 따른 분류
보이차는 채엽한 찻잎을 위조(건조 단계)를 하고 살청(팬에서 산화를 멈추게 하는 과정)을 한 후 유념과, 재살청 재유념 후에 쇄청(햇볕이나 온실에서 건조)을 해서 모차를 만든 후 발효 전 과정에 따라 생차와 숙차로 나뉜다.
보이생차
생차는 모차를 숙성 없이 긴압차나 산차 형태로 만든다. 긴압은 찻잎은 원하는 무게에 맞게 나누어서 압력을 주어서 형태를 만드는 과정이다. 보통 우리가 보는 보이차의 원판형태를 병차라고 하며 긴압을 통해 만들어진다. 산차는 긴압 없이 우리가 자주 보는 잎차의 형태를 말한다.
보이생차는 건조 후 포장을 한다. 그 후 보관하면서 발효가 진행된다. 해가 가면서 가격이 올라가는 보이차는 보이생차를 이야기한다. 보통 5년은 지나야 제맛이 난다고 한다.
보이숙차
1973년 '악퇴'라는 인공발효공정(많은 양의 물을 부어 미생물 발효를 유도한다)을 통해 45~60일 정도로 발효해서 20여 년간 자연숙성한 느낌을 만드는 차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보이차의 대량생산으로 대중화가 가능해졌다.
내가 만난 흑차들
좌측에 보이는 보이차는 산차로서 긴압과정없이 가공한 보이차이다. 우측은 긴압으로 둥근 원반모양으로 만든 병차라고 한다. 윈난성에서 보이차는 원반 형태로 만드는데 차마고도에서 카라반들이 교역할 때 편리하도록 찻잎을 긴압해서 7개씩 묶어서 발등에 실어서 옮겼다. 참고로 초기에 보이차는 녹차를 티베트로 옮기는 과정에서 발효가 진행되면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포장도 뜯지 않는 흑차들이라 마셔보지는 못했지만 다양한 흑차들을 구경할 수 있었다. 네모난 형태의 차와 작은 반구형태는 이해가 가지만 버섯 모양으로 진압을 한 이유는 상상이 가지 않는다. 게다가 너무도 단단한데 무엇으로 뜯어서 차로 끓이는 것일까? 톱이나 정을 사용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후난성의 흑차를 흑전이라 부르는데 차를 진압하는 과정이 독특하다. 다녀오신 선생님 말씀으로는 여러 명의 사람들이 발로 압력을 누르면서 둥근기둥 형태로 만든다고 한다. 전문가들의 호흡이 놀랍다고 한다. 많이 드셨는지 일부를 보여주었다. 떼어먹을 수 있을까 싶어서 뜯어보았지만 뜯기지 않는다. 보이차가 건강에 좋은 것은 이 단단한 것들을 뜯어내는 힘이 있어서 건강한 것은 아닐까?
마무리
보이차는 윈난 성에서 나오는 흑차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외 쓰촨 성, 후난성, 후난성에서도 흑차가 만들어지고 있다.
보이차에는 생차와 숙차가 있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발효가 진행되는 차는 보이 생차로 5년 이상은 되어야 먹을 수 있으며, 보이숙차는 이에 비해 저렴하고 20여 년 정도 발효된 뉘앙스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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