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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그리고 책, 문학, 예술

[시와 차] 마셔라, 한번도 마셔보지 않은 것 처럼- 현미차와 류시화 엮음 시집

by HEEHEENE 2021.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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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노래하라,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처럼
일하라, 돈이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살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알프레드 디 수자

한번쯤은 들어본 적있는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이라는 시입니다. 이 시는 류시화 시인이 지은 것이 아니라 좋은 시들을 엮어서 만든 시집 중에 하나의 시입니다. 

이번 주 차와 어울리는 문화를 살펴보는 중에 발견한 시입니다. 이 시집을 도서관에서 발견하는 순간 떠오르는 차가 있어서 바로 대출을 해서 왔습니다.

우리가 가장 편하게 많이 마시는차, 그리고 사무실에 한통쯤 비치되어 있는 차라면 현미녹차라고 생각합니다. 자주 마시지는 않더라도 누구나 마셔보았고, 좋아하지는 않아도 싫어하지는 않는 현미녹차는 나에게는 '사랑'과 닮았습니다.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내가 보는 세상은 누구나 사랑을 합니다. 다들 상처받지 않은 것 처럼 그리고 상처받지 않을 것 처럼 그렇게 오늘 하루가 마지막인 것처럼 그렇게 열심히 살고, 노래하고, 사랑하는 것 처럼 보여서 왠지 세상에서 뚝 떨어져 나 혼자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디오게네스가 된 것 같아 빈통이라도 굴려야 할 것만 같군요. 그래서 이렇게 시를 읽고 글을 쓰고 차를 마셔봅니다. 사랑하지는 못하더라도 차 한잔하면서 시를 읽는 정도는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책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 처럼

이 책은 158페이지의 시집치고는 조금 두껍습니다. 

2005년 3월에 1쇄를 발행했습니다. 

지은이 류시화가 아니라 엮은이 류시화입니다. 류시화 시인이 쓴 시도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다른 시를 옮겨서 엮은 시입니다. 총 77편의 시입니다. 유명한 헤르만 헤세의 글도 있지만 에스키모라 불리는 이누이트족의 글도 있으며, 일본 사무라이의 노래까지 있습니다. 누가 썼든, 문학적 위상이 어떤지 보지 않고 삶에서 치유와 깨달음에 도움이 될만한 시를 모아서 만든 책입니다.

 

엮은이 류시화

1958년생이며 사진에는 언제나 장발을 보이는 작가입니다. 인도나 인디언등에 관련된 신비주의관련 시와 책을 쓰기도 하고 번역한 책이 다수 있습니다. 

유명한 시집은 '외눈박이물고기의사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등

명상집은 '지금 알고 있던 것을 그때도 알고 있었더라면' 등

수필집은 '하늘호수로 떠난 여행'. '지구별여행자' 등

이 있습니다. 그 외에 번역서도 유명한 책이 있어서 소개합니다.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영혼을 위한 닭고기 스프', '갈매기의꿈' 도 있군요. 

 

시와 책을 통해서 구도를 하는 것 같은 분위기의 작가님입니다. 위에 소개한 책이름은 작가님의 많은 책들 중에 제가 읽은 것들만 골라서 소개했습니다. 저도 모르게 류시화 시인의 책을 꽤 읽었었군요.

 

책 내용- 제가 선택한 시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가장 대표적인 '사랑하라, 한번도 사랑하지 않은 것처럼' 은 앞서 소개했습니다.

이 시를 썼다고 책에는 나오지만 조금 알아보니 알프레드 디 수자라는 분이 노래가사에서 인용한 구절이었습니다. 유튜브에 있어서 아래에 링크해 두겠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보시면 될 것 같네요.

https://youtu.be/yv1d160YJUI

인터넷에 나와있는 가사를 모두 옮겨놓겠습니다. 그중에 시에 해당하는 부분은 진하게 표시해 두겠습니다.

유명한 노래인지 다양한 버전이 있습니다만 링크한 음악은 수잔클라크의 남편인 Guy Clark 부른 구수한 버전의 컨트리 음악입니다.

Come From the Heart -  Susanna Clark
My daddy told me when I was a young girl
A lesson he learned, it was a long time ago
If you want to have someone to hold onto
You're gonna have to learn to let go
You got to sing like you don't need the money
Love like you'll never get hurt
You got to dance like nobody's watchin'
It's gotta come from the heart
If you want it to work
Now here is the one thing I keep forgettin'
When everything is falling apart In life as in love, you know I need to remember
There's such a thing as trying too hard
You got to sing like you don't need the money
Love like you'll never get hurt
You got to dance like nobody's watchin'
It's gotta come from the heart
If you want it to work
You got to sing sometimes like you don't need the money
Love sometimes like you'll never get hurt
You got to dance, dance, dance like nobody's watchin' It's gotta come from the heart if you want it to work

내용은 약간 차이가 있지요?

돈이 필요 없는 것 처럼 노래를 하라.

상처받지 않은 것 처럼 사랑하라.

아무도 보지 않는 것 처럼 춤을 추라. 

이 노래에 영감을 받아서 알프레드 디 수자라는 분이 쓴 글을 류시화 시인이 번역해서 옮긴 시 였던 모양입니다. 돈이나 타인의 인정에 흔들리지 말고 자신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열정을 행하고 표현하라는 교훈을 주는 노래인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보다 더 많이 그리고
진심으로 기뻐하여 주라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시를 외우라
들리는 모든 것을 믿지는 말라
때로 자신이 갖고 있는 모든 것을 써버려라, 아니면 실컷 잠을 자라

-삶을 위한 지침 중-

꽤 긴 시이지만 마음에 드는 일부만 발췌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더 받아낼까만 생각하고 사는 요즘같은 시대에 다른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보다 더 많이 진심으로 기뻐하며 주라니, 그리고 좋아하는 시를 외우고 잠이나 실컷 자라고 합니다. 실제로 이대로 살지는 못하더라도 글을 읽는 것만으로 위로가 되지 않나요?

봄의 정원으로 오라

봄의 정원으로 오라

봄의 정원으로 오라
이곳에 꽃과 술과 촛불이 있으니
만일 당신이 오지 않는다면
이것들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그리고 만일 당신이 온다면
이것들이 또한 무슨 의미가 있는가

-잘란루딘 루미-

지은이 잘란루딘 루미는 아랍의 시인이며 마울라위 수피교단의 창시자라고 합니다. 말이 애매해서 뭘 말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애매한 것 아니겠습니까? 

이제 봄 꽃이 피는 시기 꽃도 설레고, 마음도 설레고, 이래야 할까? 저래야 할까? 

봄과 같은 시라고 생각되어서 선택해 보았습니다.

 



동해바다 작은 섬 갯바위의 흰백사장
니 눈물에 젖어 
게와 놀았다네 

-이시카와 다쿠보쿠-

시만 보면 별 것 없는 것 같지만 아래의 설명 부분을 보면 느낌이 다릅니다.

'자살하려고 바닷가에 나갔다가 흰 모래사장 위의 작은 바닷게 한마리에 눈이 팔려 그 게와 놀다가 자살할 마음도 잊다.'

한 번쯤 죽을 생각을 해 본 사람이라면 공감이 가는 이야기어서 옮겨 봅니다. 

축복의 기도

축복의 기도

이제 또 한사람의 여행자가 
우리 곁에 왔네
그가 우리와 함께 지내는날들이
웃음으로 가득하기를
하늘의 따뜻한 바람이
그의 집 위로 부드럽게 불기를
위대한 정령이 그의 집에 들어가는
모든 이들을 축복하기를
그의 모카신 신발이 여기저기 눈위에 
행복한 발자국을 남기기를

-체로키 족 인디언들의 아이의 탄생을 축복하는 기도-

마지막으로 고른 시는 체로키족 인디언들이 아이을 탄생할 때 축복하는 기도를 선택했습니다. 이 아이가 무엇을 하든, 외모가 어떠하든, 남자이든 여자이든 상관 없이 탄생 자체를 축복하고 이세상을 살아가는 동료 여행자로 받아들이는 그들의 마음이 얼마나 고운지, 코 끝이 시큰해집니다.

누군가가 태어났을 때 저 또한 이런 기도를 해주고 그를 보고 마음껏 웃고 싶네요.

 

현미녹차

현미녹차는 일본의 겐마이차에 영향을 받아서 만든 녹차계열이라고 하지만 우리나라의 사정에 맞추어 변형되어서 이제는 비슷하지만 다른 차라고 봐야합니다. 우선 우리나라 현미녹차의 현미함량은 동서식품 기준으로 70%정도가 현미이고 30%가 녹차입니다. 그리고 현미를 볶아서 향과 맛이 진한 편입니다. 

이 현미 녹차를 처음 마셔본 것 처럼 찬찬히 살펴 보았습니다.

고소한 현미의 향이 먼저 올라 옵니다. 바로 이어서 녹차의 풀향과 해조류같은 바다향이 함께 올라옵니다. 아마 녹차를 증청방식으로 살청을 한 것 같습니다. 일본 녹차에 가까운 향미군요. 맛은 구수하면서 뽁은 현미의 약간 쌉쌀함이 있으면서 단맛이 있습니다. 그리고 묵직한 바디감이 일반 겐마이차나 녹차와는 현격히 차이가 있습니다.

장점은 차게 마시면 녹차의 비린향이 줄어들고 고소함과 탄내가 조금 더 올라갑니다. 


차 공부를 하게 되면 귀하고 값비싼 차에 대해 주로 배웁니다. 현미녹차나 마트에 파는 차에 대해 공부하자는 제의를 할 수도 없는 분위기이지요. 하지만 오늘 시를 읽으면서 그리고 원곡을 들으면서 생각을 다시 하게 합니다. 차는 갈증을 해소하고 머리를 맑게 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게 편하게 마실 수 있으면 가장 좋은 차가 되는 것일지 모릅니다. 

 

저는 앞으로도 좀더 저렴하고 편안한 차 리뷰가 더 많아 질 것 같군요. 

한번도 마셔보지 않는 것 처럼 집중해서 주변의 차를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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