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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그리고 책, 문학, 예술

[차와 책] 스누피 그리고 둥글레차에서 배우는 사람을 편하게 하는 방법

by HEEHEENE 2021.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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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는 내 속으로 놓았지만 영 불편하다."

"근엄하게 생겨가지고 함부로 하기 좀 그렇긴 하지."

"너무 완벽하게 하려고 하니까 좀 그렇지."

 

언제부터인가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저는 완벽하지도 못하고 구멍 투성이면서, 마스크를 벗지도 않았는데 근엄하게 생긴 것이 문제라고 하네요. 심지어 부모님까지 불편하다고 하는 것을 보면 제가 다른 사람에게 편한 사람은 되지 못한 모양입니다. 이유야 어쨌든 모든 사람이 불편하게 사는 것은 잘 못 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꿔야겠지요.

그런데 이제 이 나이가되니 물어볼 사람이 아무도 없네요. 그러다 문득 '차'가 생각났습니다. 사람들이 편하게 느끼는 차는 무엇일까요? 우선 카페인이 없어야 하고, 특별한 호불호가 없어야겠지요. 손님이 누가 오든지 적당히 내어 놓을 만큼 만만한 차를 생각하니 둥굴레차가 떠올랐습니다. 이름이 둥글둥글하잖아요.

둥글레차

사실 둥글레차는 약간의 카페인이 있고, 성질이 차서 너무 많이 마시면 안 되기는 합니다만 아주 많이 마셔야 할 때지 평상시 한잔 마시기에는 부담이 없습니다. 게다가 폐기능 강화나 소화촉진 효과도 있어서 인지 식후에 차 마시는 습관인 우리나라 사람들은 둥굴레차를 부담스러워하는 경우는 잘 없죠. 오늘 커피를 많이 마셨다 싶을 때 녹차는 부담스럽고, 커피는 더 부담스럽죠. 게다가 단맛이 있는 차도 혈당이 문제가 있으면 부담스럽죠.

둥굴레차는 그런 부담에서는 자유로워서 편하게 마시게 되는 차인 것 같습니다. 게다가 슬며시 웃는 듯한 느낌의 구수한 향 덕분에 숭늉이 떠오른다는 분도 계십니다.

 

이제는 둥글레차와 비슷한 느낌이 나는 책을 찾으러 도서관으로 갔습니다. 어떤 책의 내용이 사람을 편하게 할 수 있을까요? 처음에 고른 책은 조제프 앙투완 투생 디누아르의 '침묵의 기술'이었습니다. 사람을 불편하게 한 것이 지나친 말이 아니었을까 생각했습니다.

침묵보다 나은 할 말이 있을 때만 입을 연다

꽤 마음에 드는 말이었지만 그가 주장하는 침묵은 다른 사람보다 더 똑똑한 사람이 되는 방법을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침묵은 사람을 편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설득하고 이길 수 있는 침묵이라 열심히 읽었지만 읽을수록 똑똑해질 수 있을지언정 불편한 느낌이었습니다. 차라면 카페인이 느껴지는 마테차 같은 느낌이랄까요. 사람이 똑똑하면 불편할 수도 있지요. 

서둘러 다시 도서관에 갔습니다. 이번에는 반대로 바보가 되는 책을 찾아보았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책을 읽는 것은 똑똑해지기 위해서지 바보가 되기위해 읽는 바보는 없기는 하죠. 그러는 중에 눈에 들어온 책이 하나 있어서 집었습니다. 

스누피와 친구들의 인생가이드

'찰스 M 슐츠' 스누피의 원작가이죠. 이 분이 지은 'Peanuts' Guide to Life'(스누피와 친구들의 인생 가이드)입니다. 스누피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인생지혜가 있을까 싶기도 하고 아이들이나 읽어야 하는 것 아닐까 싶었지만 제가 원하는 정답이 정확하게 있는 구절이 있어서 이 책을 집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저는 주변 사람들을 편하게 하고 싶었습니다. 원래 그랬던 것인지 오랜시간 독하게 살아서 그런지 이제는 다들 불편해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 방법을 찾고 싶었는데 스누피는 쉽게 한마디 하는군요

I GIVE THEM A BALLOON. (풍선을 하나 줍니다)

그러게요. 불편해하는 사람에게 풍선을 주면 편안하게 해주기는 하겠어요. 너무 어렵게만 생각하고 있었나 봅니다. 이렇게 책은 전체적으로 우리가 심각하게 생각한 삶의 방법을 쉽게 풀어줍니다. 그렇다고 얼도 당토 하지 않는 말이 아니라 무릎을 치게 되는 아이디어를 알려주지요. 

몇 가지 더 볼까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한 번에 하루만 살라고 합니다. 

그러게요 오늘의 걱정거리를 해결하면 쉬면 될 것을 쉬지 않고 또다른 미래의 걱정꺼리를 당겨와서 해결하려고 살았었죠. 그러다 보니 조급했고, 늘 풀리지 않는 일이 쌓여있으니 늘 화를 가지고 살았던 모양입니다. 

할 말이 없으면 짖기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했었죠. 

할 말이 없으면 그냥 잠이나 잘 껄 그랬습니다.

이 구절도 저한테는 꽤 충격적인 내용이었습니다. 

누군가 칭찬을 하면 변명을 했었죠. 그것도 길게 투덜대기도 하고, 민망함에 정색을 하거나, 혹은 잘난 척 떠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나면 늘 현타가 와서 이불 킥을 날려야만 했습니다.

누군가 칭찬을 하면 그냥 '고마워' 이 한마디만 하면 하면 된답니다. 

저는 왜 이 당연한 것을 모른 채 살아왔을까요?

바보가 되는 법 또한 이 책에는 나와 있었습니다.

사랑을 하면 바보 같아질 수 있다고 합니다. 사실 저는 '사랑'이라는 단어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바보가 되지 못하는 바보인 모양입니다. 이제는 사랑이라는 것을 좀 알아야겠네요.

이 책은 128페이지의 작은 책으로 인생의 지혜를 그림과 글로 어렵지 않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세상을 둥굴레처럼 둥글게 둥글게 살 수 있는 지혜를 얻고 싶었고

첫 번째는 사람을 편하게 하고 싶었습니다. -풍선을 주라고 합니다.

두 번째는 바보가 되고 싶었습니다 -사랑을 하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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