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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그리고 책, 문학, 예술

봄을 표현하는 동시 4편과 어린이용 바나나 밀크티 - feat. '내가 아주 작았을 때'

by HEEHEENE 2023.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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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입니다. 매화는 지고, 제비꽃과 민들레가 반짝입니다.

가끔 꽃샘추위도 찾아와서 기껏 벗어두었던 외투를 다시 껴입기도 하는 봄입니다.

봄이 되면 어울리는 색은 연두색과 노란색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린이입니다.

왜 그럴까 생각해 보면, 봄이 되면 어른들은 춘곤증이니, 봄 우울증이니, 담결림이니, 알러 지니 하면서 사실 좋은 일보다는 불편한 일이 더 많이 생기는데요. 신나는 건 겨우내 집안에서 답답했던 녀석들이 소리를 지르며 달려가는 것을 보면 봄은 아이들의 계절인 것 같습니다. 

내가 아주 작았을 때

그래서 여러분들께 어떤 시집을 소개할까 도서관을 뒤적이다가 동시를 모아놓은 시집을 발견했습니다. 김용택 시인께서 역은 필사집인데요. 동시필사집이지만 시인은 어른들에게 권하는 동시 101편을 모아서 만든 책입니다.

내가 아주 작았을 때
내가 아주 작았을 때

사는 게 지치고 힘들 때면
가끔 눈을 감고 어린 시절로 돌아가 봅니다.
하루하루가 마냥 즐겁던 그때가 
눈물 나게 그리운 지금.
나도 이제 어른이 되었나 봅니다.

-내가 아주  작았을 때 중에서-

101편이나 되는 동시 중에는 동요로 된 시도 있었고 익숙한 시도 있었습니다. 일반 시와 동시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책을 천천히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아이가 말하듯이 쓰인 시가 동시인 것 같습니다.

내가 아주 작았을 때
내가 아주 작았을 때

많은 동시 중에서 봄에 관련된 동시 3편을 골라보았습니다. 제게 봄에 관한 시를 쓰라면 낙화나 알레르기에 관해 쓸 것 같지만 아름다운 시각으로 봄을 보는 모습인 봄에 관한 동시를 감상해 보실까요?

제비꽃
권오훈

산비탈에 
제비꽃
하나.

바람 한올 
잡고 
놀고 있다.

햇빛 
한 점
이고
웃고 있다.

첫번째는 제비꽃입니다. 길을 가다 보면 가끔 보라색 꽃이 한들한들 거리는 모습의 꽃입니다. 모가지가 튀어나와서 꽃잎이 바람에 잘 흔들리는데요. 작가님은 아이의 눈으로 바람에 흔들리는 제비꽃을 보시는 것 같습니다. 

 

꽃샘추위
유강희

꽃이 피는 게
샘나서 추위가 
닥친 게 아냐

꽃들이 너희들도 한번
꽃향기에 취해 보라고
추위를 초대한 거야

얇은 잎이 찢겨지고
줄기가 갈라지는 것도
까마득 모르고 말이야

꽃들이 반갑게 추위를 껴안은 거라고

충격받은 동시입니다. 꽃샘추위는 꽃이 샘이 난 것이 아니라 꽃이 추위를 초대하다니요. 

오늘 저녁에 갑자기 온도가 떨어졌는데요. 

꽃을 보러 찾아온 추위라는 생각이 드니 그다지 밉지 않네요.

조금 불편해도 같이 즐겨야겠습니다.

 

봄날
신형건

엄마, 깨진 무릎에 생긴
피딱지 좀 보세요.
까맣고 단단한 것이 꼭
잘 여문 꽃씨 같아요.
한번 만져보세요.
그 속에서 뭐가 꿈틀거리는지
자꾸 근질근질해요.
새움이 트려나 봐요.

이 봄날이라는 동시는 읽으면서 절로 웃음이 나오는 시입니다.

봄이 되면 저도 알레르기가 있는지 피부 여기저기 뭐가 나기도 하고 근질거리고 피딱지도 앉는데요. 근질거림에 피부약만 실컷 발랐는데요. 아이의 눈에는 제 피부에 봄이 오는 것처럼 보이나 봅니다.

 

101편의 기분 좋은 동시를 읽고 있으면 왠지 아련하면서 힐링이 되는 기분이네요. 

좋은 봄날에 읽기 좋은 시는 동시가 아닌가 싶네요

동시를 읽으면서 어떤 차가 잘 어울릴까 고민이 됩니다. 

 

바나나맛 밀크티 

마트에서 바나나맛 우유를 발견했는데요. 단지우유로 판매했던 기억인데 어린이용으로 120ml의 종이팩에 넣은 귀여운 버전의 우유입니다.

바나나맛 우유바나나맛 우유
작은 바나나맛 우유

'식약처 인증 어린이 기호식품'이라고 합니다. 어린이들이 바나나맛 우유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109kcal이기 때문에 당도가 충분히 있습니다. 그래서 여기에 차만 넣으면 멋진 바나나 밀크티가 될까요? 실험해 보겠습니다. 

바나나맛 밀크티 바나나맛 밀크티
바나나맛 밀크티 

사용하는 홍차는 쓴맛이 적은 실론티를 사용했습니다.

따뜻한 밀크티와 차가운 밀크티를 만들 건데요. 홍차 3g에 뜨거운 물 150ml를 넣어서 3분 정도 우려내서 사용했습니다.

따뜻한 밀크티는 전자레인지에 바나나맛우유를 50초간 데워서 우려낸 홍차를 넣어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아이스 밀크티는 얼음 3~4알에 바나나맛 우유를 넣고 우려낸 홍차를 부어서 완성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만 마시면 조금 느끼할 수도 있어서 바나나와 잘 어울리는 계핏가루를 조금 뿌렸는데요. 비린향도 없고 매콤 달콤합니다.

 

제입맛에서는 많이 달지 않고 계피향과 바나나향이 조화로운면서도 홍차향이 은은하게 있어서 잘 어울리는데요. 어린이들에게는 단맛이 적고 계피가 매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린이용으로 한다면 설탕을 1~2 티스푼을 차를 우려낼 때 넣어주는 것 같으며 계피도 계피만 뿌리지 말고 계피설탕을 사용하거나 매운 향이 적은 것을 찾으신다면 넛맥가루를 뿌리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바나나맛 밀크티
바나나맛 밀크티 와 내가 아주 작았을 때

개인적으로는 아이스 바나나맛 밀크티는 좀 싱거운 감이 있습니다. 당류를 더 넣거나 크림을 넣어야 할 것 같습니다.

대신 따뜻한 바나나맛 밀크티는 이대로 마셔도 괜찮을 정도로 달달하고 균형감도 나쁘지 않네요.

 

어린이 카페인 - 홍차 카페인, 초콜릿 카페인, 콜라 카페인

참고로 아이들이 차를 마셔도 카페인에 대해서 괜찮은지에 대한 논란이 있기는 합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어린이 청소년은 체중 1kg당 2.5mg 이하를 권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많이 마시는 콜라의 100g에 카페인이 8mg

초콜릿이 100g에 43g입니다.

홍차는 100g에 20mg이라고 합니다만 이는 홍차잎 3g 기준입니다. 즉 앞서 사용한 2잔의 밀크티에는 3g의 홍차를 사용했고, 1잔당 10mg으로 대략 콜라 200ml 한잔보다 적은 양의 카페인으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홍차의 종류나 개인의 성향에 따라 카페인 민감도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취향에 맞는 분들만 즐겁게 드시기를 권하고 싶네요. 다만 카페인 때문에 마시면 안 된다는 점은 콜라나 초콜릿과 비교해서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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