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고로케를 좋아합니다. 그러고 보면 바게트도, 깜빠뉴도, 치아바따, 브라우니, 마들렌, 생크림케이크 등등 그러고 보니 제가 싫어하는 빵은 맛없는 빵 외에는 없는 것 같군요. 하지만 맘 속에 있는 은근한 거부감은 저의 빈약한 소화기관과 꽉 찬 혈관의 용량, 그리고 가벼운 지갑 때문에 있을 뿐이지, 빵집이나 카페에서 빵들이 놓여있으면 무엇을 먹어야 할지 몰라서 안절부절못합니다. 쯔양 같은 위대한 인물이라면 종류별로 다 먹을 수 있겠지만 저는 한두 개 정도 먹는 것이라 행복한 신중함에 고민을 하곤 합니다.
그런데 저보다 빵을 더 좋아하는 고혜정 작가님 - 브라보 브레드 클럽-은 빵을 얼마나 좋아했는지 서른살에 회사를 그만 두고 빵집 알바로 취직을 했습니다. 빵집에서 알바를 하면서 그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서 '브라보'라는 빵을 좋아하는 고양이 캐릭터를 만들어서 인스타그램에서 빵사랑을 표현했는데요. 그러다 책까지 출판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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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만들어진 책이 '나는 고로케 생각해'라는 재미있는 제목의 책입니다.
책 나는 고로케 생각해
책에서는 에프터눈티에서 먹던 스콘에서부터 소주에 잘 어울리는 안주용빵, 그리고 빵집에서 있었던 에피소드까지 40가지의 빵에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빵에 관한 정보도 일부 있습니다. 그보다는 빵에 대한 사랑이 진정성 있게 느껴지는 문장과 그림이 가득한 책입니다. 빵과 과자를 좋아하신다면 읽는 것만으로 행복할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책 나는 고로케 생각해 에서 있는 문장
빵의 꽃말은 행복이래
빵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손님들의 표정을 보면 대체로 설레거나 신중한 표정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빵을 고를 때는 누구나 진지해집니다. 심지어 자신이 먹고 싶은 빵이 있는 경우에 원하는 빵을 만나면 행복한 표정을 짓게 됩니다.
라면이나 다른 식재료를 살 때와는 다른 빵을 살 때만 느껴지는 표정을 짓게 되는 것은 빵의 꽃말이 행복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소주와 빵
1위 생크림케이크
2위 고로케
3위 소시지빵
4위 마늘 바게트
저의 주량은 소주 2잔입니다. 그 이상 마시면 속이 울렁거려서 견딜 수 없죠. 하지만 빵과 함께라면 조금 다를까요? 저자는 인스타그램에서 친구들에게 '소주와 빵 조합'에 대한 설문을 받아보았다고 합니다. 그중에 1~4위를 알려주었는데요. 고로케, 소시지빵, 마늘바게트는 상상만 해봐도 조화로울 것 같은데요.
1위가 생크림 케이크라니 상상이 되시나요? 저는 상상이 되지 않는군요.
그래서 조만간 만들어서 마셔봐야겠어요. 흠...
잘 구운 바게트에서는 타닥타닥 소리가 난다
아르바이트하는 중에서 어디선가 타닥타닥 소리가 바게트에서 난다고 합니다. 사장님께 여쭤보니 원래 잘 구워진 바게트에서는 자작거리는 소리가 들린다고 합니다. 현재 바게트의 모양과 크기는 나폴레옹 시절 군인들이 행군 시 바지주머니에 넣기 편하기 위한 형태로 몽둥이 모양이라는데요. 가끔 바게트를 베개로도 사용했다는 설도 있는데요. 바지에서 그리고 베개에서 타닥타닥거리면서 바게트 향이 난다면 행군이나 야영에서도 기운이 났을 것 같네요.
"부드럽고 달았으며 입에 들어가자마자 녹았으니 참으로 기이한 맛이었다"
1720년 왕위계승을 알리기 위해 북경을 방문한 이기지라는 조선의 학자의 책 '일암연기'속에 우리나라 사람이 접한 첫 빵에 대한 기록이 있다고 합니다. 북경의 성당을 방문했을 때 '서양떡'을 대접했는데 한입 베어 먹어본 이기지가 표현한 기록입니다. 이기지는 북경에 있는 동안 9번이나 성당을 방문했고 카스테라 만드는 방법을 배워와서 '가수저라'라고 한자표기를 하고 직접 만들어보았으나 밀품종의 차이로 번번이 실패했다고 합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기수저라는 사라졌고, 일본을 통해서 나중에서야 다시 접하게 되었습니다.
까눌레 - 빵에 밀랍을 바른 사연
까눌레는 요즘 핫한 카페에서 보이는 거뭇하면서 톡특한 종모양의 디저트인데요. 딱딱하기도 하고 쫀득하기도 하는 독특한 식감인데. 밀랍으로 만든 빵이라고 합니다.
이 빵은 프랑스 보르도의 아농시아드 수도원 수녀분들이 만들었는데요. 레드와인을 청정화하는데 계란 흰자를 사용하고 남은 노른자를 기증받아서 수도원에서 불을 밝히기 위해 키운 벌의 밀랍 중에 남은 것을 틀에 발라서 구웠다고 합니다. 이후로 럼과 바닐라향이 추가되면서 독특한 향과 맛의 현재 카눌라가 탄생했다고 합니다.
고로케와 민트그린티에이드
책을 읽고 빵을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작가님은 고로케 생각할지 몰라도 저는 고로케를 먹어야만 해야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가까운 곳에 송사부고로케 전문점에서 새로운 고로케 3가지를 구입했습니다. 꿀호떡 고로케, 우유크림고로케, 중화잡채고로케를 구입했는데요. 요즘은 고로케도 다양해졌네요. 예전에는 야채고로케와 감자고로케만 있는데, 신기합니다.
그 외에 볶음김치고로케나 야채고개고로케도 있었습니다.
꿀호떡 고로케는 삼립호떡에서 먹었던 내용물과 비슷한 뉘앙스였습니다. 그보다는 조금 더 진하고 달달한 느낌이랄까요. 단맛을 좋아하신다면 재미있는 고로케를 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순수우유고로케는 우유향이 진하고 크리미 한 질감으로 하얀 우유크림과 튀겨진 빵은 생각보다 잘 어울렸습니다. 고소하기보다는 달달한 느낌이 많았습니다.
중화잡채고로케는 약간 매콤한 맛이 있으면서 다양한 재료가 들어간 일반적인 야채고로케에 매콤함이 더해진 느낌이었습니다.
튀긴 빵인 고로케와 어울리는 음료는 아무래도 탄산이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만든 음료가 최근에 만든 민트티로 만든 민트시럽과 녹차와 싱하레몬소다를 사용해서 민트그린티에이드를 만들어서 마셨습니다.
레몬소다가 없다면 레몬즙 8~10ml 정도에 탄산수를 더하시거나 사이다로 대체해도 괜찮습니다.
민트그린티에이드 |
민트시럽 15ml 녹차 50ml 탄산수100~120ml 장식용 레몬과 민트 |
1. 녹차 티백 1개를 따듯한 물 50ml에 2~3분간 우려냅니다.
2. 민트시럽은 민트 우려낸 민트티에 설탕을 1:1로 넣어서 끓여 만듭니다.
3. 얼음이 가득한 잔에 민트시럽 15ml를 넣고
4. 레몬소라로 빈 곳을 채워줍니다.
5. 레몬휠과 민트로 장식을 해서 완성을 합니다.
빵의 꽃말을 행복이 맞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행복한 책 리뷰였네요. 보는 내내 즐거웠고 해당하는 사진을 찍는다는 핑계로 맛을 본 고로케와 이 고로케를 핑계로 만든 민트그린티에이드도 조화로웠습니다.
민트와 레몬, 녹차는 모두 조화로운 식재료이고, 상큼하고 깔끔한 에이드로 만들어줍니다.
그래서 튀긴 빵인 고로케를 먹으면서 입을 씻어주기 좋았습니다.
저는 맛있다고 고로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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