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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그리고 책, 문학, 예술

김소월 진달래꽃 - 즈려밟지 말고 따뜻하게 우려서 드세요 - 진달래꽃차

by HEEHEENE 2023.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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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진달래꽃

진달래꽃
김소월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연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시에 대해서 잘 모르는 저 같은 사람도 외워대는 우리나라 국민 시인 김소월 님의 시 진달래꽃입니다.  

어떤 의미인지는 숨겨진 상징적 의미는 모르겠습니다만

읽을 때마다 복합적인 감정이 소용돌이치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진달래꽃이 필 때가 되면 떠오릅니다.

 

진달래꽃과 화전

진달래꽃진달래꽃진달래 화전
진달래꽃과 화전

진달래꽃은 철쭉과는 다르게 독이 없는 진짜 달래꽃이라는 뜻으로 화전으로 먹기도 합니다. 그래서 참꽃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제가 살고 있는 곳에서는 4월경에 볼 수 있습니다.

운이 좋게 요리를 잘하시는 분께 화전을 대접받은 일도 있었는데요. 사실 화전에서 진달래꽃을 먹을 때 향이나 맛은 알지 못하겠더군요. 맛있기는 한데, 찹쌀과 기름, 시럽의 맛은 느껴지지만 꽃은 모양만 있는 것일까?라는 의문이 있었습니다.

 

진달래 꽃차 맛과 향은?

그래서 진달래꽃차를 한병 구입했습니다. 우리 꽃 연구소라는 업체에서 구입했습니다.

진달래꽃차진달래꽃차진달래꽃차
진달래꽃차

특별한 향은 느껴지지 않는데요. 약한 꽃향과 뭔가 구수한 향 정도? 아니 나무향인가 싶은 애매한 향이 있습니다.

0.5g의 양이 꽤 많습니다. 꽃은 완전히 건조해서 만들어서인지 꽃차는 대부분 가벼운 것 같습니다.

 

진달래꽃차진달래꽃차
진달래꽃차

첫물을 세차하는 방식으로 가볍게 씻어 주라고 합니다.

그리고 다시 200ml 정도의 뜨거운 물을 넣고 2분 정도 우려내서 마시면 된다고 합니다.

첫물이 좀 더 푸르스름하지만 두 번째 우려낸 물은 형광연두 같은 수색이 맑게 나옵니다.

 

연한 난향과 톡 쏘는 신향이 있습니다만 진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구수하고 은은한 단맛이 있으며 후미는 솔잎 같은 톡 쏘는 향미도 있습니다.

그리고 조금 비린맛도 느껴집니다.

 

사실 맛과 향은 그다지 매력적이지는 않습니다.

진달래꽃차
진달래꽃차

목련이나 매화차는 향을 더하기 위해서 사용하지만

진달래는 그보다는 차위에 한 송이 정도 올려서 포인트만 주는 방법으로 색을 더하는 방법으로 마시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네요.

 

시집 진달래꽃 - 그리고 봄에 관련된 시

진달래에 관한 시도 읽고 차도 마셔보았습니다. 제가 진달래꽃 시를 보기 위해서 빌린 책은 2016년에 출판한 혜원 출판사의 진달래꽃이라는 시집입니다. 이 책은 김소월 시인이 1925년 '매문사'를 통해 출간한 초판본 '진달래꽃'에 수록된 시 128편을 1부에 넣고 그 외의 다른 시를 2부 그리고 2편의 편지와 시론 또한 실은 책입니다.

진달레꽃
시집 진달래꽃과 진달래꽃차

김소월 님의 시를 보기 위해서는 좋은 시집인데요. 이중에 몇 가지 봄에 관련된 시를 소개합니다. 

봄 밤
김소월

실버드나무의 거무스레한 머릿결인 낡은 가지에
제비의 넓은 깃나래의 감색치마에
술집의 창옆에, 보아라, 봄이 앉았지 않은가.

소리도 없이 바람은 불며, 울며 한숨지어라.
아무런 줄도 없이 섧고 그리운 새카만 봄밤,
보드라운 습기는 떠돌며 땅을 덮어라

요즘은 아파트에 살면서 비둘기나, 매정도는 만나지만 예전 주택의 낮은 곳에 살 때는 처마 밑에서 제비가 찾아오면 봄이라고 느끼곤 했던 것 같습니다. 제비를 예전만큼 못 본 것 같은데요. 봄이 오지 않을는지요.

 

봄비
김소월

어를 없이 지는 꽃은 가는 봄인데
어룰 없이 오는 비에 봄은 울어라.
서럽다. 이 나무 가슴속에는!
보라, 높은 구름 나무의 푸릇한 가지.
그러나 해 늦으니 어스름인가.
애달피 고운 비는 그어 오지만
내 몸은 꽃자리에 주저앉아 우노라.

김소월 님의 시는 노래를 듣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서정적이고 슬픔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촌스럽거나 징징거리는 것 같지 않은 담백함도 있습니다.

단어 하나하나가 고와서 그런 것일까요?

 

바람과 봄
김소월

봄에 부는 바람, 바람 부는 봄.
적은 가지 흔들리는 부는 봄바람
내 가슴 흔들리는 바람, 부는 봄,
봄이라 바람이라 이 내 몸에는 
꽃이라 술잔이라 하며 우노라

'적은 가지 흔들리는 봄바람'이라는 구절에서는 진달래꽃의 이파리 없는 가지가 난폭한 봄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 연상이 되는데요. 충남 당진에는 누룩, 찹쌀, 멥쌀, 진달래꽃으로 만드는 술이 있습니다. 두견주라고 하는데요. 아픈 아비를 위해 어른 딸이 100일 치성을 들이면서 신선에게 비법을 전수받아 만들었더니 아버지의 병이 나았다고 합니다.

누룩향이 없고, 진달래향이 가득하다는데요. 언제 한 번 마셔보고 싶네요.

 

산유화
김소월

산에는 꽃이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산에
산에 
피는 꽃은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네.

산에서 우는 작은 새요.
꽃이 좋아
산에서 
사노라네

산에는 꽃 지내
꽃이 지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지네

처음 이 시를 선택할 때는 산유화가 산수유를 의미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시를 읽어보니 산수화가 아니라 산유화입니다. 산에 있는 온갖 꽃을 통칭하는 단어라고 합니다. 이 시도 노래로 만들어서 부른 영상이 있습니다. 내용이 조금 바뀌긴 했지만 감성은 그대로인 듯해서 소개합니다.

 

주현미 님이 부르는 산유화는 애절함이 덤덤하게 묻어 있음이 시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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