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의 말차카페
1년이라는 기간 그리고 도쿄와 교토라는 도시 사이 사람들의 인연에 관한 이야기는 도쿄에 있는 말차카페 아니 마블카페에서 시작합니다.
휴일에 출근해 버린 그녀는 헛걸음이 내친김에 단골카페였던 마블카페로 향합니다. 가면서 생각해 보니 월요일은 마블카페의 휴일이네요.
'역시 재수가 없어'
라고 되뇌며 돌아가려는데 카페의 문이 열립니다.
마블카페의 '블'자를 '차'라는 글자로 바꿔서 말차카페라는 이름으로 바꿔서 하루만 운영을 하고 있었습니다. 메뉴도 단출하게 진한 말차, 연한말차 두 가지밖에 없습니다.
말차를 좋아해도 말차라테나 말차푸딩 이런 것만 좋아했는데, 처음으로 용기있게 '진한 말차로~' 주문을 합니다. 옆자리에는 30대의 다정한 부부가 있습니다.
용기 있게 도전한 진한 말차를 마신 그녀는
푸헵, 하고 참지 못하고 이상한 소리를 냈다
'월요일의 말차카페'는 이렇게 우연히 재수가 없었던 월요일에 인연이 닿은 월요일이 된 그녀에서부터 시작합니다. 그리고 다음은 그 옆자리에 있던 부부이야기로 이어지는데요. 이렇게 각 챕터마다 새로운 인연으로 인연으로 이어지는 이야기입니다. 12월에는 교토의 말차카페로 다시 돌아오는 이야기인데요.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은 일본이름에 익숙하지 않은 일본의 문화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이해가 쉽지 않았는데요. 찬찬히 읽어보면 인연이 이어지는 것이 재미있게 느껴지는 일본의 일상 힐링물입니다.
"내일 10시에 상가 회장님 오시니까 로우스 준비해라."
"네. 가시와모치 포장해둘까요?"
로우스는 간편하게 끓이는 말차를 의미하며
가시와모치는 떡갈나무잎에 싼 판소를 넣은 찰떡을 말합니다.
이렇게 일본의 전통문화에 대한 내용이 종종 나와서 차라리 애니메이션이나 드라마처럼 영상이 있었으면, 이해하기가 더 좋겠다 싶었습니다.
사람들은 이상한 것 투성이지만, 가장 수수께끼는 다들 소중히 갖고 다니는 어묵판때기 같은 것.
소설은 인연에 따라 흘러가는데요 그중에 고양이도 있습니다. 고양이가 사람을 보고 신기하게 여기는 문장이 재미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어묵판때기가 스마트폰과 비슷하게 생겼던 모양입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말차를 그대로 마시는 데에는 익숙하지 않습니다. 말차는 우유나 탄산에 넣거나 레몬즙과 함께 마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소설을 읽으면서 제가 사는 대구에서 인기 있는 말차 전문점을 찾아가 보았습니다.
데일리 오아시스 - 말차레모네이드
데일리 오아시스는 말차로 유명한 대구의 동인동의 카페입니다. 인기가 좋아졌는지 이제는 서울, 인천, 강릉, 남양주 등 전국에서 찾을 수 있다는군요.
메뉴도 예전보다 더 다양한데요.
가장 유명한 데일리 오아시스나 말차 먹었소, 카멜넛라테 같은 메뉴는 모형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맛은 둘째치고 저 모형을 보면 주문하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기는 것 같습니다.
저는 모형에는 없는 말차레모네이드를 주문했습니다.
가격은 6500원이었습니다.
주문하지 않은 말차쿠키도 선물로 주시는군요.
말차레모네이드는 녹색이 진한 탄산수입니다. 말차향과 레몬향이 진하며 단맛은 지나치지 않습니다.
레몬맛과 말차, 탄산의 느낌이 균형감이 좋아서 기분 좋은 청량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려 말차는 이래 마셔야 맛있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말차를 맛있게 먹는 또 다른 방법은 이렇게 쿠키에 넣으면 겉은 바삭하고 속은 꾸덕한 쿠키를 즐길 수 있습니다. 말차와 마카다미아와 화이트초콜릿과 섞여서 함께 먹으면 기분 좋은 풀향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소설 속에서 그녀가 말차카페의 진한 말차대신 데일리 오아시스의 말차 레모네이드를 마셨다면 '오늘은 운이 좋은 날이야'라는 생각이 들었을지는 모르지만 아마도 인연이 이어지지는 못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는 인연도 귀찮은 나이가 되어 버리니까 사람의 인연보다는 상큼한 말차레모네이드가 좀 더 마음에 드는 것 같습니다. 익숙하지만 처음 겪어보는 완성도 높은 맛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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