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께 티백 차를 몇 개 선물 받았습니다.
노란색의 TWG 바닐라 버본 티입니다.
TWG는 싱가포르의 차브랜드입니다. 한국에도 몇군데(잠실롯데 에비뉴엘 월드타워, 압구정 안다스, 파라다이스시티) 에 지점을 가지고 있으며, 요즘에는 투썸플레이스에서 팔고 있는 브랜드입니다.
TWG 바닐라 버본 티
"신혼여행가면 선물용으로 다들 사오지"
아마도 이 티백을 주신 분도 싱가포르에 신혼여행 다녀온 분께 받은 선물을 한참 보관해두셨다가 풀어주신 모양입니다.
TWG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1837Black Tea라고 합니다만 제가 받은 녀석은 바닐라 버번티입니다.
남아프리카 산 홍차와 달콤한 TWG Tea 바닐라를 혼합했습니다. 테인이없는이 차는 하루 중 언제든지 따뜻하게 또는 얼음으로 제공 할 수 있으며 어린이에게도 적합합니다.
홈페이지에 바닐라버본티에 대한 설명입니다. '홍차'라는 이름이 있지만 사실 루이보스에 바닐라향을 가향한 차입니다. 아마 영어의 번역에서 Red Tea를 번역하면서 생긴 오해인 것 같습니다. 애초에 찻잎이 아니라 편안하게 마실 수 있는 차입니다.
바닐라 티라고 했는데 무언가 쿰쿰한 향이 난다고 했더니 루이보스의 흙내와 바닐라향이 섞이면서 독특한 버번의 캐스트같은 향으로 변했던 모양입니다.
면으로 만든 티백을 뜯으면 루이보스가 나옵니다. 아직 건잎일때는 바닐라향과 루이보스향이 분명히 납니다만 우려내면 그 향이 섞이면서 버번위스키의 향이 나기도 합니다. 그리고 Red Tea라고 적혀있습니다. 영어권 국가에서는 홍차를 Black Tea라고 하고 루이보스티를 Red Tea라고 한다더니 오늘 그 실체를 보았네요.
루이보스티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생산을 하는 카페인이 없는 홍차 대용품으로 유명합니다. 만든TWG는 싱가포르 회사이며, 그들이 내는 향은 미국의 버본위스키향을 내고 있습니다. 이 재미있는 세계여행을 담고 있는 책을 없을까 생각해봤습니다.
그래서 고른 책이 '80일간의 세계일주' 라는 책입니다. 들어보기는 했지만 읽어본 적은 없었던 기억이라 이참에 도서관에 빌려 읽어 보았습니다.
책 '80일간의 세계일주'에 관해서
한손에 들어오는 작은 크기로 400페이지의 책입니다.
프랑스 소설가 쥘베른이 1873년에 발표한 소설입니다. 주인공이 영국사람이고 배경도 런던에서 시작되어서 당연히 영국 소설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프랑스 소설이었네요.
1826년 최초의 철도가 부설되었고, 1858년 부터 영국이 인도를 지배하기 시작한 시기입니다.
1861년은 미국남북전쟁이 발발했고, 1868은 일본이 메이지유신이 시작되었으며,
1873년은 대공항의 시기였습니다.
산업혁명이 후 유럽은 기계가 도입되기 시작했고, 증기선과 철도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시기였으며 '기술과학'이라는 부분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시기였습니다.
작가 쥘베른
이런 시기의 지은dl 쥘 베른은 '과학소설의 아버지라 불리우는 프랑스 대표의 과학소설 작가입니다. 해저2만리, 지구 속 여행, 지구에서 달까지, 달나라탐험, 15소년표류기등 간단히 구글에만 검색을 해도 영화나 만화에 영향을 끼친 그의 소설을 찾을 수 있습니다.
1828년생이며 프랑스의 낭트에서 태어났습니다. 법률가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법대를 졸업하고 법률가의 자격을 받았지만 대학 시절부터 소설을 준비했던 작가는 졸업 후에 소설가로서 성공을 거두게 됩니다.
'80일간의 세계일주' 책의 줄거리와 내용
80일간의 세계일주 줄거리
영국의 신비로운 신사 필리어스 포그는 개혁클럽의 회원으로 카드놀이를 하는 중에 세계여행을 80일 만에 가능한가에 대한 내기를 시작합니다. 시간관념이 철저한 포그씨와 다양한 재능을 가진 파스파르투 하인은 여행을 시작하고 포그씨를 강도용의자로 생각하는 픽스형사와의 동행여행이 시작됩니다. 증기선과 철도를 이용해서 빠른 이동이 가능하지만 여행이라는 것은 수많은 변수가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때에 따라서는 일정보다는 빠르게 당도하기도 하지만 신문에서는 개설되었다는 철도가 실제로는 중간까지만 개통되기도 하고, 때로는 위기에 빠진 여인을 구하기도하면서 시간은 지나가 버립니다. 게다가 은행강도용의자로 체포를 하려는 필스형사의 방해도 만만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주인공 포그의 뛰어난 문제해결능력과 많은 자산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내면서 그의 모험은 막바지에 이릅니다. 생각보다 여유있게 런던에 도착을 했지만 포그씨는 강도 용의자로 체포당했다가 무혐의로 풀려나는 바람에 하루가 또 지체되어 버려서 그는 빈털털이가 될 운명이 됩니다.
여기까지가 이 책의 90% 줄거리입니다. 나머지 10%를 스포일러를 하면 책읽는 재미가 없어지기 때문에 한번 읽어 보시기를 권하고 싶네요. 오래 전에 쓴 소설이지만 지금의 시선으로 봐도 꽤 흥미롭고 그당시 세계상을 이해하기에도 나쁘지 않습니다. 1870년대에 유럽에서 본 '세계'라는 것을 소설로 볼 수 있는 재미있는 기회니까요. 게다가 예쁜 일러스트는 구닥다리 증기선과 열차의 여행이라기보다는 꿈의 여행같은 기분이 들게합니다.
80일간의 세계일주 중에서
처음 포그씨가 여행을 출발하기 전의 계획입니다. 런던에서 수에즈로 갔다가 인도로 가서 홍콩, 일본, 미국을 거치는 북반구를 한바퀴 도는 여행입니다.
수에즈운하와 인도의 철도, 미국의 철도, 그리고 증기선이라는 존재 덕분에 이 80일간의 세계여행이 가능할지 말지가 화제가 되는 부분입니다. 1826년에 처음으로 철도가 개통이 된 만큼 기차여행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나 속도를 가지고 있는지 당시에는 화제였던 모양입니다.
그게 실행 가능한 일이라면 영국인이 가장 먼저 해야지
이 소설을 영국인이 만들었다고 생각했을 때는 가벼운 자학위트라고 생각을 했습니다만, 초기에는 작가분도 프랑스 사람이고 프랑스의 신문에 연재가 되어서 프랑스인들이 주 독자층인 소설이었다고 합니다.
내기에 미쳐서 포그씨의 여행에 주식을 만들어서 버블을 만들기도 하면서 무모한 자존심 덩어리의 영국인들로 표현한 문구는 비아냥이었다는 사실을 글을 쓰면서 알게 되었네요.
이런 문구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시내구경은 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는 관광도 하인에게 대신 시킨다는 영국인이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당시의 어그로였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드는군요. 프랑스인들에게 느껴지는 영국인데 대한 생각이라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싱가포르 섬은 특별히 크지도 인상적이지도 않았다. 큰산이 없어서 강한 인상을 주지는 않았지만 매력은 있었다. 마치 멋진 도로가 나있는 공원같았다. 호주에서 특별히 수입해 온 우아한 말들이 끄는 멋진 마차에 아우다 부인과 필리어스 포그는 몸을 실었다. 이윽고 마차는 종려나무와 정향나무가 무성한 숲으로 그들을 데려갔다. 유럽의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시 울타리 대신 후추나무 덤불이 놓여 있었다.
작가가 본 싱가포르는 공원같은 깔끔한 인상에 유럽에서는 귀한 향신료가 길거리 울타리로 사용하고 다양한 열대과일을 쉽게 즐길 수 있는 정도 표현이 되어 있네요.
차 한잔하는 모습이 있으면 좋으련만 TWG가 탄생한 시기가 2007년이니 무리한 일이겠지요. 19세기의 싱가포르는 영국의 식민지였으며 1959년이 되어서야 자치권을 얻습니다. 지금이야 신혼여행자들이 들러서 시간을 보내고 차도 사오는 곳이지만 소설 속 포그씨가 홍콩까지 가기위한 경유지로서 잠깐 들린 싱가포르일 수 밖에 없었던 것이지요.
지금과는 사뭇 다른 1870년대의 세계여행이었습니다.
기대했던 싱가포르에 관한 이야기는 한 페이지 정도의 간략한 내용이어서 아쉽기는 했지만 덕분에 싱가포르와 TWG의 과거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당시로는 과학소설이었던 세계여행은 이제는 추억물 소설이 되었지만 그 운치만큼은 스팀펑크 게임처럼 매력적입니다.
조금은 고리타분한 꼰대같은 영국인 포그씨와 픽스형사, 그리고 성격좋고 다재다능하지만 사고뭉치 프랑스인 하인 파스파르투 각각 인물의 나름박진감 넘치는 여행을 따끈한 차한잔과 함께하기에도 좋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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