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탁현민
- 출판
- 메디치미디어
- 출판일
- 2023.01.18
문배주
마트의 전통주 진열장에 문배주가 있습니다. 도수가 23도 25도와 40도짜리가 있는데 가격대는 25% 도수에 500ml가 14800원이니 토끼소주와 비슷한 가격대인 것 같습니다. 40도는 200ml 작은 용량이 있었는데요 12800원이라 한 병을 사 왔습니다.
5대를 이어오는 문배술은 중요무형문화재 제86-가호이자 대한민국 식품명인 7호입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잡곡을 주원료로 빚는 술임에도 문배열매 향기가 나는 술이기에 그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또한 문배술이 지닌 향기로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내포하였기에 매우 상징적인 의미는 물론, 식품산업적인 가치와 학문적인 의미도 갖고 있습니다.
-문배주 홈페이지 중-
문배주는 문배라는 배의 한 종류의 이름이 붙은 평양에서 시작한 술입니다. 배가 들어가지 않고, 밀, 수수, 조로 만든 증류식 소주입니다. 달달한 배향이 나는 특징 있어서 술을 잘 모르는 지인은 '이거 위스키 아이가?'라고 물어볼 정도입니다.
문배주 그리고 진저하이볼
마시기 전 향을 맡으면 달달한 배향이 느껴집니다. 처음에는 배향이 너무 강렬해서 못 느꼈지만 배향에 익숙해지면 씁쓸한 듯한 누룩향도 있습니다. 맛은 단맛이 먼저 다가오고 후미에 쌉쌀함이 있습니다.
하이볼로도 마시기 좋다고 해서 배향과 진저에일이 잘 어울릴까 싶어서 1:3으로 넣어보았는데요. 생각보다 그다지 매력적이지는 않습니다. 배향은 사라지고 누룩향이 좀 더 진해집니다. 장점이 없어진 것 같은데요. 차라리 소다수를 사용하면 문배주의 배향이 좀 더 잘 드러나는 것 같았습니다.
캐모마일 문배주 하이볼
문배주는 고유의 향과 단맛이 특징이라 다른 향이나 맛이 더해진 탄산수를 사용하면 좋은 향이 가려지는 특징이 있네요. 그래서 문배주에 사과와 국화향이 나는 캐모마일을 넣어서 캐모마일 문배주를 만들어서 향을 더 진하게 만들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소다수를 더해서 문배주 하이볼을 만들었습니다. 약
30분 정도를 1.5g 정도의 캐모마일 티백을 50g의 문배주에 넣어서 우려내었습니다. 티백이기 때문에 빠르게 우려 나와서 짧은 시간을 우려내었습니다. 꽃차인 캐모마일이라면 1~2시간 정도 우려내시는 편이 좋습니다. 이렇게 만든 캐모마일 문배주 30ml에 소다수 90ml를 넣고 레몬 슬라이스로 장식해서 하이볼을 만들었습니다. 문배주에서는 배향이, 캐모마일에서는 사과향이 그리고 국화향이 느껴집니다. 향기로운 꽃향과 부드러운 과일향이 톡 쏘는 탄산과 마시기에 재미있는 칵테일입니다.
문배주와 남북 정상회담
문배주의 향을 살려서 만드는 부분이 까다롭기는 하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달달한 향인 문배주입니다. 그런데
이 문배주는 유난히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이 많았다고 합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에서 만찬주로 사용했으며
2018년 남북정상회담에서도 만찬주로 사용된 술입니다.
시작이 평양인 술이었고, 2000년에는 김정일이 2018년에는 김정은이 세대를 아우르면서 같은 술을 만찬주로 만나게 되었는데요. 당시 남북정상회담에서 도보다리 산책은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국가적 행사를 기획하고 조정한 내용을 담은 책이 있습니다.
미스터 프레지던트
문재인 대통령 재임 시절 5년간 1825일간 1195개의 대통령의 일정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 일정마다 동행하면서 미리 사전 점검하고 기획을 한 탁현민 비서관은 그 많았던 행사들 중에 일부를 책으로 옮겼습니다.
책에는 남북 정상회담 시에 있었던 에피소드도 있었는데요 '15초 암전'입니다.
남북정상이 자리를 잡고 모든 불빛과 소리가 꺼지고 15초간 암전이 지난 뒤에 음악과 빛이 시작되면서 공연이 시작되었는데요. 이는 방송사고가 아니라 리허설 때 조정을 위해서 모든 소리와 빛이 잠시 없어진 상태에서 판문점의 풀벌레소리, 바람소리, 개구리 소리가 들리면서 평화라는 감정을 느낀 탁현민 비서관과 작곡가 정재일 씨는 이 '평화로움'을 표현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연출된 15초간의 암전에 대해서는 누구도 설명을 요구하지 않았고, 설명하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누가 보아도 '평화'를 의미한다는 것을 마음으로 느낄 수 있었던 모양입니다.
이렇게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팀은 5년간 각 행사 하나마다 그 행사의 주체자들에게 진심과 진실을 전달하는 '쇼'를 보여주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쇼하고 있네' 라며 조롱하는 말에 타격은 없었다고 합니다. '쇼'를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진심과 진실을 전하는 쇼'인지 '욕망과 욕심을 표현한 쇼'인지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코로나19에 세계경기불황과 인플레이션으로 힘든 시기였지만 국가 행사를 보면서 감동을 받는 이상한 경험을 하였습니다. 국군의 날 행사나 광복절행사에 오희옥지사의 올드 랭 사인 애국가 선창한 장면은 아직도 눈에 선한 것 같습니다.
좋은 경험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좋은 경험을 한 사람들은 나아질 수밖에 없다고 저자인 탁현민 비서관은 말을 합니다. 좋았던 추억을 되새기면서 힘을 내기에 좋은 책이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부터
증류식 소주를 마시기 시작하면서 일반 소주를 마시기가 힘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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