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크티를 만들면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향신료는 계피지만, 그에 못지 않은 향신료는 카르다몸입니다. 향신료 중에서 흑후추가 향신료의 왕이라고 하며, 카르다몸은 향신료의 여왕이라고 부릅니다. 이런 호칭이야 유럽인들의 시각에서 보고 그 귀중함을 기준으로 정했겠지만 향을 맡아보면 둘이 부부 사이처럼 비슷한 느낌도 있는 것 같습니다. 톡 쏘는 향이 비슷하다면 후추는 남성적이고 카르다몸은 여성스럽다고 할 만큼 좀 더 가볍고 향긋합니다. 그래서 밀크티를 만들 때 후추를 쓰는 경우도 있지만 카르다몸을 사용하는 것이 향긋한 홍차와 좀 더 잘 어울립니다.
그래서인지 밀크티 중에서 동남 아시아나 인도, 중동지역에서 마시는 차이류에는 향신료가 들어가는 밀크티가 많은 편입니다. 특히 후추보다는 여왕님인 카르다몸을 주로 사용하고 필요에 따라 정향을 사용합니다.
대표적인 차이인 마살라차이는 마살라 가루로 만드는 밀크티이지만, 가루가 들어가지 않는 마살라 차이 티 상품에는 향신료를 섞어서 만듭니다. 이번에 인도에서 구매한 마살라 차이를 보면 카다먼, 정향, 계피, 후추와 홍차로 구성해서 판매합니다. 이 제품은 끓여서 우유와 섞기만 하면 되도록 만들었습니다. 실제로 마살라 가루로 만든 마살라 차이보다 이 제품으로 마살라차이를 끓이는 편이 한국인들에게 좀더 인기가 좋다고 합니다.
차이 종류중에서 예멘에서 주로 마신다는 샤히 할 리브, 중동에서 주로 마신다는 카락 차이를 만들 때도 카르다몸을 사용합니다. 1잔의 샤히 할 리브를 만들 때는 카르다몸을 4알 정도와 정향 1알을 사용하고, 카락 차이는 카르다몸만 2알 정도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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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다몸이 들어간 따뜻한 차이는 몸을 데워주기도 하고 밀크티를 만들 때 생길 수 있는 우유의 비린내를 잘 잡아줍니다. 카르다몸은 인도의 의학인 아유르베다에서도 사용하는데 그 주 효과가 피부 트러블과 소화장애, 유제품의 부작용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카르다몸은 우유를 사용하는 밀크티와의 궁합이 좋습니다. 그래서인지 우유를 잘 못드시는 분도 카르다몸을 넣은 밀크티는 마셔도 속이 편하다는 분도 계십니다. 많은 분께 실험해보지 못해서 아쉽지만 제 주변 분은 반응이 좋았습니다.
누군가는 카르다몸이 없으면 통후추로 대신하라고 권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대신해서 사용하면 향긋함이 줄고 조금 뻣뻣한 느낌은 있지만 묘한 매움으로 사용할 만합니다.
이렇게 차이에 카르다몸은 잘 어울리는 향신료이지만, 우리에게 생소한 향신료라서 일반 마트에서는 구하기 힘든 향신료입니다. 그래서 저는 인터넷(쿠팡)에서 아시안 마트라는 판매자에게 구매를 했습니다. 오프라인에도 아시안마트가 있어서 찾아가 보았지만 문을 여는 시간이 명확하지 않고 외출을 자주 해서 몇 번을 갔지만 살 수가 없어서, 인터넷에서 샀습니다. 인터넷 구매가 좀 더 속 편하더군요.
이만한 통에 80g이고 8400 원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10 알에 2.4g정도 이니 대략 한알에 25원꼴로 계산됩니다. 카르다몸을 가장 많이 넣는 샤히 할리 브라는 밀크티는 카르다몸만 원재료가 100 원 입니다. 샤프란, 바닐라 다음으로 비싼 녀석이라더니 우리나라에서 차이를 팔지 않는 데는 이런 이유가 있는 것일까요? 가격은 있지만 가능하다면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향과 맛이라 생각합니다.
비싸게 주고 산 귀한 카르다몸은 밀크티를 만들 때 그냥 던지면 안됩니다. 손으로 꾹 누르면 깨 껍질 벗겨지듯 까지는데 그래야 속에 숨어있는 아이들이 나옵니다. 이렇게 보면 후추알과 비슷하게 생겼지요. 원래는 지용성이라 물에 잘 녹아 나오지 않기 때문에 물을 끓기 전부터라도 미리 넣어주는 편이 제 향을 낼 수 있습니다.
카르다몸이라는 향신료는 밀크티를 만들기 전에는 알지 못한 향신료입니다. 한알 한 알의 가격이 비싼 편이기는 하지만 밀크티의 품격을 올려주고 싶다면 한 알정도의 사치는 어떨까요? 유럽에서 그토록 가지고 싶어 했던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앞으로 밀크티를 만들 때는 계속 사용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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