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에서 장을 보는데 늘 들리는 곳은 차를 파는 곳입니다. 다소 저렴한 차들로 구성된 마트의 차 코너는 저의 취향과도 잘 맞아서 자주 구입하기도 하고, 공부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차 코너의 상품들이 종류가 점점 더 많아져서 즐거움을 더합니다.
PB 상품인 PEACOCK에서 나오는 차도 생각보다 나쁘지 않습니다. 그중에서도 오늘은 눈에 확 띄는 디자인의 상품이 있어서 카트에 냉큼 넣었습니다.
4g이 3980원입니다. 0.8g이 5개 들어 있으니 한개의 티백에 796원입니다.
가격대가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저렴한 제품을 추구하기 보다는 가격대는 있지만 품질을 목표로 하는 것일까요?
어른들과 함께 마시면서 제품을 확인해보겠습니다.
녹색과 청록색의 수채화를 한지에 칠한 듯한 디자인입니다. 저도 디자인이 이렇지 않았다면 아마 사지 않았을 겁니다. 민트라는 이름과 이 포장재는 매칭이 좋아 보입니다. 게다가 볼륨감 있는 글씨체가 바닐라의 느낌도 도드라질 것 같습니다. 내용물에 관계없이 이름과 포장재는 고급진 느낌이 들었습니다.
페퍼민트에 바닐라향을 가향하였을 것이라는 저의 추측은 틀렸습니다. 바닐라빈을 직접 넣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가격이 높았던 모양입니다.
차를 만든 곳은 호주의 Truly Tea라는 곳에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포장이 꽤 많습니다. 향을 보존하는데는 좋기는 하겠는데 가끔은 쓰레기가 많아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5개밖에 없는 소중한 차이지만 그래도 내부를 봐야겠기에 티백을 하나 뜯었습니다.
바닐라향이 먼저 오고 뒤에 민트향이 강하게 올라옵니다. 여운이 꽤 길게 민트향이 이어집니다.
눈으로는 바닐라빈을 찾을 수는 없지만 향은 존재감이 상당합니다.
정확한 물의 무게는 잴 수 없었지만 적당한 양의 뜨거운 물에 2~3분 정도 울렸습니다.
물을 붓는 순간에 강한 바닐라향이 코를 희롱 합니다.
차가 우러나는 동안 이런저런 이야기를 사이 바닐라 향은 어느샌가 퇴근을 한 것인지 느껴지지 않습니다.
대신 그의 빈자리를 민트향이 강하게 차지합니다.
맑은 녹황색의 수색에 아찔한 민트향이 정신을 번쩍 들게 합니다.
맛을 천천히 살펴보니 꽤 맵습니다. 매운맛이 가시면 쓴맛이 다가옵니다.
왠지 차만 마시기에는 부담스럽습니다. 티 푸트가 있어야 할 것 같네요.
그래서 오늘 장 보면서 카트에 던졌던 양갱을 잘라서 함께 두고, 참크래커에 크림치즈를 발라서 간단히 티푸드를 만들어서 준비했습니다.
"이 모꼬? 음 괘안네"
어른들이 가벼운 반응을 보이십니다.
크래커와 크림치즈는 그냥저냥 합격선인 모양입니다.
"오. 이거는 괘안타!"
경상도에서 이 정도면 꽤 극찬입니다. 양갱이 바닐라민트와 꽤 어울립니다.
"와 이거 맵네, 그래도 달달한 거랑 묵으니까 잘 어울린다. 맞다 잠깐 있어봐라 진짜 페퍼민트 보여주구먼."
베란다로 가시더니 겨울 동안 잘 자란 페퍼민트 잎을 따 가지고 보여 주십니다.
"이 봐라, 향이 똑같다."
"근데 바닐라향은 납니까?"
"글쎄 모리겠다. 그냥 페퍼민트향만 난다."
피코크에서 다소 가격대가 있는 바닐라 민트차의 향과 맛은 진하고 신선했습니다. 하지만 바닐라빈의 향은 차를 처음 우릴 때나 건잎일 때만 드러나고, 충분히 우렸을 때는 느끼기 힘듭니다.
하지만 민트의 향은 진하고 맛도 쉽게 느낄 만큼 강합니다.
그 강한 매운맛과 향 때문에 조금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초콜릿이나 양갱같이 진한 단맛과 함께 먹었으면 만족감이 꽤 높습니다. 가격이 부담 없다면 차의 질은 좋으니 도전하셔도 괜찮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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