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어른들께서는 연잎차를 좋아하십니다. 처음에는 향이 너무 진해서 부담스럽지 않을까 싶었던 연잎차였는데 이제는 어른댁에 갈 때마다 마시게 되는 차입니다. 연잎 향을 좋아하시는 취향이다 싶어, 기존의 연잎차가 다 떨어지기 전에 새로운 연잎차가 있으려나 찾고 있습니다. 어디 좋은 연잎차가 없을까요?
그러는 중 마트에서 티백으로 나온 연잎차와 연자육차를 발견했습니다. 절에서 스님께서 정성 들여 만든 차보다야 못하겠지만 그래도 어른들의 기준에 다다를 수 있을지 살펴는 봐야겠죠? 한 박스씩 사서 살펴봐야겠습니다. 물론 협찬은 없이 직접 제 돈 주고 사서 하는 리뷰입니다.
연잎차와 연자육차 가격비교
둘 다 40개에 4980원입니다. 가격이 같습니다.
티백 하나에 124.5원입니다. 저렴한 가격이라 생각이 듭니다.
이제 상품 하나씩 찬찬히 살펴보겠습니다.
티젠 연잎차
티젠은 오래된(홈페이지에서는 올해(2021년)로 창립 20주년이라고 합니다) 한국의 차차류 가공업체입니다. 마트에 보면 다양한 차가 티젠에서 만들고 있었습니다. 차를 리뷰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자주 만다는 회사네요.
성분은 연잎이 66.5%이며 국내산입니다. 그리고 타타리메밀이 일부, 페퍼민트가 들어있습니다.
연잎의 효능은 아래의 링크에 있습니다
https://heeheene-tea.tistory.com/65
타타리메밀은 처음 듣는 녀석입니다.
*타타리 메밀(쓴 메밀)
우리가 주로 먹는 메밀은 하얀 꽃에 단맛이 강하며 고소한 녀석이지만, 타타리 메밀이라는 녀석은 다른 명칭은 쓴메밀, 흑메밀이라합니다. 자라는 곳이 중국의 남부 네팔이나 운남성 부근의 고산지대입니다. 말은 쓰다지만 보통은 볶아서 사용하면 고소함이 많고 영양성분(루틴:혈전을 녹이는 성분)이 많은 제품입니다. 차로 사용하기에는 단메밀보다는 타타리메밀이 더 나은 부분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한 티백을 잘라 보았습니다. 연잎 향이 나지만 페퍼민트향은 거의 나지 않습니다. 연잎 향의 보조로만 작용되는 소량인 듯합니다. 반면 고소한 향은 있습니다. 아마 타타라 메밀인 모양입니다. 사실 연잎으로만 된 차는 조금 느끼함도 있는 편이기 때문에 고소한 향은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수색이 잘 보이는 잔은 아니지만 맑은 연녹색을 보입니다. 연잎 향이 은은하고 약간의 구수한 향이 있습니다.
"풀 비린내 난다"
어른의 한마디입니다. 기존에 마시던 연잎차가 인상이 깊어서 어지간한 연잎차에는 평가가 절하되는 단점이 있네요.
저에게는 큰 비린내가 나지 않았습니다.
연자육 차
연자육 차는 녹차원에서 만들었네요. 역시 차 판매대에 보면 자주 보이는 회사입니다. 1992년에 설립되고 지금까지 다양한 다류제품을 생산하는 업체입니다. 주로 녹착계열을 많이 보았는데 대용차에서도 만나니 반갑네요.
베트남산 연자육으로만 만들었습니다
연자육의 효능은 세린이라는 성분이 강조됩니다.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중성지방을 배출하는 성분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다이어트용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으면서 항산화 성분이 많아서 면역력에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특히나 장이 차가 원서 과민성 대장에 도움이 된다는 말도 있네요.
대략 속을 따뜻하고 편하게 만들고, 혈관을 깨끗하게 하는 기능이 있다는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차가 약은 아니니까 대략 방향성만 말하는 편이 좋을 것 같네요. 차에서는 몸을 해치지만 않는다면 맛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라서요.
연자육 차 티백을 열어보았습니다. 씨앗을 볶고 건조해서 부순 모양입니다. 묘한 연자육의 향이 기억납니다.
어릴 때 벽에 걸린 연에서 연자육을 꺼내 간식으로 먹기도 했었거든요. 잊힌 기억인듯한데 이 향을 맡으니 기억이 납니다.
수색이 맑은 노란색에 가깝습니다.
연자육 차에 대한 어른의 평가는
"구시 하다"
어린 시절에도 저는 저 향이 싫어서 도망가고, 어른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맛있게 드셨던 기억이 나는 녀석입니다. 맛이라는 게 객관적 이질 않아서 말이죠. 저에게는 조금 부담스러운 구수 함인데 어른은 만족하시는 향미였던 모양입니다
연잎차 vs 연자육 차
가격대도 비슷하고, 향미는 차이가 있습니다. 호불호도 갈리는 편이고요.
한 번에 비교해보겠습니다.
수색은 연잎차가 좀 더 진하며 녹색빛을 보이고 연자육차는 노란색에 좀더 가까운 맑은 차입니다.
둘 다 비슷한 연의 향을 풍기기는 하지만
연잎차는 신선한 풀의 향이 더 있으며, 연자육 차는 구수함이 많으며 약간의 기름 향도 있습니다.
아마 여기에서 호불호가 갈리는 것 같습니다.
어른은 연잎차의 풀향이 풀 비린내라 표현하시고, 연자육 차의 견과류 오일 향이 구수한 풍미로 느껴지신다고 표현하십니다.
그리고 이렇게 다 드시고 한마디 말씀하십니다.
"이거 가가라"
기존의 수제로 만든 연잎차가 너무 강한지 아직 마음에 드시지는 않는 모양입니다. 뭐 덕분에 연잎차와 연자육 차가 생겨서 한 번씩 마셔보다 문득 둘을 섞어보면 어떨까 하는 발칙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차피 한 몸에서 나온 씨와 잎인데 어울리지 않을까요?
연잎차+연자육 차
그냥 찻잔에 두 티백을 넣고 뜨거운 물을 부으면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차에 대한 글을 쓸 때는 그 차를 마시면서 쓰는 편이 잘 써지더라고요.
수색은 아무래도 조금 탁합니다만 불편하지는 않습니다.
연잎과 연자 육향이 부딪히는 느낌은 없습니다. 구수함이 많으며 연잎차보다는 연자육의 힘이 좀 더 세게 느껴집니다. 자세히 느끼면 연자육의 느끼한 오일 리 함과, 연잎의 풀 비린내도 있습니다만 대체로 잘 어울립니다.
너무 오래 우리면 페퍼민트의 매운 향이 올라오기는 하지만 가볍게 1분간만 우려서 마신다면 꽤 조합이 좋습니다.
결론을 내자면 연잎차와 연자육 차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향미입니다.
하지만 둘을 섞으면 그 호불호가 줄어듭니다. 좀 더 대중적이라고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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