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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집과 차제품

[찻집] 오봉드 부아 티하우스-가창의 깊은 산골 찻집

by HEEHEENE 2021.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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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찻집이 있으면 소개해 주시겠어요?"

차 수업을 들으면서 차선생님께 자주 드렸던 질문입니다. 

"거리는 좀 멀지만 오봉 드부아에 티하우스를 오픈했는데 좋을 거예요. 차 공부도 제대로 하셨고..."

차 선생님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이지만 저는 쉽게 가기 힘든 곳이라 혼자 가기 어렵더군요. 그렇다고 함께 갈만한 친구도 없는 편이라 어른께 부탁해서 진달래 피는 3월 가창으로 갔습니다. 

오봉 드 부아 티하우스

오봉 드 부아는 숲 속의 작은 곳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곳입니다. 먼저 생긴 곳은 커피와 빵을 판매하는 곳이며, 식사를 제공하는 다이닝룸도 있습니다. 올해 들어 오픈한 곳이 오봉 드 부아의 티하우스입니다. 커피를 마시는 오봉 드 부아는 낮은 천장의 ㄷ형태의 한옥이지만 티하우스는 건물을 새로 지은 모양입니다. 

사각형의 높은 천장을 가진 건물입니다. 무척 단단해 보이지요.

오봉 드 부아 티하우스 내부

한쪽에는 바가 있고, 제공하는 티 푸트와 상품을 전시한 공간도 있습니다.

신상정보를 적고, 자리는 한번 앉으면 옮길 수 없으며, 말소리를 적게 해 달라는 부탁을 받습니다.

'티룸'이라서 그렇다고 합니다. 카페와는 조금 다른 운영을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 같습니다.

신중하게 자리를 골라 앉아서 메뉴판을 받았습니다.

오봉 드 부아 메뉴판

스트레이트 차가 있고 베리에이션 음료가 있습니다. 1인분에 10g 정도를 제공하고 가격은 12000원에서 30000원입니다. 여기서 주문은 주어진 표에 체크를 해서 계산대에 들고 가서 선불로 계산을 해야 합니다. 

곡우, , 소서, 한로, 소설이라 적힌 블렌딩차는 티백이라고 합니다. 스트레이트 차를 주문하면 티백을 선물로 하나를 주기 때문에 되도록 스트레이트차를 마시는 편이 유리할 것이라고 합니다. 

오봉 드 부아 티푸드

어른은 티푸드를 좋아하시는 편이라 골라 보시라고 권했습니다. 타르트 2가지와 휘낭시에와 몇 가지가 있습니다. 모형이 있어서 예측하기 좋았습니다. 어른께서 선택한 메뉴는 캐러멜 커피 타르트였습니다. 식후가 커피가 당긴다고 하시네요.

주문한 차는 '은은한 꽃향기와 고소한 향미가 나는 청차'라고 적혀 있는 경배 사계 춘이라는 청차를 스트레이트로 주문하고. 원래는 하동 홍차를 마시고 싶었지만, 주문서에 체크를 실수해서 감귤 홍차를 주문했습니다. 

웰컴 티

웰컴 티로 녹차에 꽃향이 블렌딩 된 차를 주면서 다구명칭과 사용법이 적힌 책자를 줍니다. 공부를 해서 사용법을 익혀야 합니다. 차에 익숙한 이라면 괜찮겠지만 익숙하지 않다면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내는 안경이 없으면 보이지도 않는데 못하겠다. 네가 알아서 해라."

"근데 새 건물 냄새난다"

 

이럴 수도 있구나 싶네요. 어른께서 마음이 틀리신 것 같습니다. 오시는 동안 예전에 자주 왔던 길이라 무척 즐거워하시더니 건물 내에서는 그다지 좋은 표정을 짓지는 못하십니다.

위의 메뉴가 감귤 홍차입니다. 다행히 하동녹차가 아니라서 마시기 편리한 형태입니다. 감귤 청과 감귤이 들어 있고 신선한 풀내가 있는 홍차를 부어서 마시는 방식입니다. 

 

"어 이거 달달하니 맛있다." 

실수로 베리에이션 홍차를 주문해서 다행입니다.

카라멜 커피 타르트

 약간 짭짤하고 바삭한 파이지에 견과류 맛과 커피 향이 나는 속이 채워져 있습니다. 저는 팥소인가 싶은데 어른은 다른 재료라고 하시네요. 위에 덮고 있는 캐러멜 젤리와 크림에 어른은 만족하십니다. 

 

"조금 특별한 재료를 사용했네"

너무 달지 않는 디저트라 차와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홍차와 먹기에 적당해 보입니다. 단점이라면 잘라서 먹기 불편한 정도랄까요. 

 

청차는 마시는 방법이 조금 까다롭습니다. 

 

1. 뜨거운 물을 부어서 다관과 숙우, 잔을 데우고 퇴수기에 물을 버립니다.

2. 윤차 과정을 합니다(차에 물을 넣고 바로 퇴수기에 버립니다)

3. 뜨거운 물을 넣고 40초 정도 후에 숙우로 옮겨서 잔에 따러 마십니다.

4. 3번 과정을 2회 정도 반복해서 마신 후에는 1분 이상 우려서 마시는 편이 향을 잘 느낄 수 있습니다.

라고 합니다.

 

청향형 청차이지만 꽃향이 풍부하고 진한 편입니다. 과일향도 진하다고 생각해서 어른께 드려보았습니다.

 

"찌릉내 난다"

"아.. 뭐 그렇게 느낄 수도 있지요."

 

지난번 동방미인은 맛있게 드셨으면서 묘하게 경배 사계 춘이라는 청차는 인상을 쓰십니다. 몇 번을 드려보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커피 없나? 내가 밥 먹고 커피를 안 먹어가지고..."

 

6개월 정도 차를 배운 입장에서 이 차는 꽤 신선하면서도 향과 맛도 풍부하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4번 정도 우려먹고 몸을 따뜻하게 데워서 나왔습니다.

커피를 사러 가야 했으니까요. 

 


차를 타고 가면서 어른께 총평가를 부탁했습니다.

 

"어때요? 편안한 느낌이 드는 곳이었나요?"

"어.. 거가 원래 공기도 좋고 산이 폭 싸안아주는 곳이라 들어가면 편안하다. 커피도 맛있고, 빵도 괘않터라."

"커피 마신데 말고 차 마신데 있잖아요. 거긴 어땠어요?"

"거는 새 건물 냄새가 나서 창문을 다 열었으면 더 좋았을 긴데 거 공기도 좋은데 와 문을 다 닫고 있는지 모르겠더라. 밖이 더 좋은데."

 

제가 느낀 오봉 드부아의 티하우스는 다소 엄격하게 느껴졌습니다. 다구 사용법을 이미 알고 계시거나 차에 대해 알고 계신 분이라면 크게 당황하지 않겠지만 익숙하지 않은 손님은 거리감을 느끼면서 불편해하시네요.

차 자체는 나쁘지 않았고 티푸드도 고급진 느낌이 있습니다. 물론 가격도 그만큼 높은 편입니다. 하지만 가기 전 차에 대해 그리고 최소한의 다구 사용법을 알고 가시는 것을 권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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