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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집과 차제품

[찻집(인테리어)]포트넘 메이슨의 색 민트초코로 감싼 대구의 카페 - 동성로 79파운야드

by HEEHEENE 2021.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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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 하우스를 포트넘 메이슨 색으로 하면 어떨까요?"

 

차 공부를 하는데 이번에 티하우스를 준비하시는 분께서 하시는 말씀입니다. 반대하시는 분들이 다수였습니다. 오래되면 색이 지저분해 보일 수도 있다는 의견이었죠. 볼일이 있어 동성로를 걷다가 새로 생긴 카페를 발견했습니다.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도록 민트 초코색으로 1~2층을 했더군요. 차 마시는 분들께는 포트넘 메이슨의 색이라고 하면 이해가 될 것 같네요.

포트넘메이슨

포트넘 메이슨은 영국의 대표적인 차 블랜드입니다. 왕실에 공급하는 고급 식품업체로 정확하게는 포트넘 앤 메이슨이며, 두 사람이 공동창업자입니다. 오래된(1707년) 곳으로 런던의 피카델리 백화점 1층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민트색 외관으로 유명하며, 틴케이스도 비슷한 색상으로 나옵니다. 어찌 보면 촌스러울 수 있지만 회사 자체의 명성이 높다 보니 이 어두운 민트색이 명물이 된 경우입니다. 좀 더 상세한 내용은 이 회사의 제품을 리뷰할 때 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이 색과 유사한 카페에 관한 이야기니까요.


사실 이 카페는 차가 전문인 티 하우스는 아닙니다. 커피와 크로플이 중심인 카페라고 하며, 프랜차이즈입니다. 

79파운야드라고 검색을 하니 17개의 전국에 분포된 가게가 지도에 검색이 되는군요. 

79파운야드

외관을 보면 포트넘메이슨보다 밝은 느낌의 민트색입니다. 조금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뉘앙스가 비슷하네요. 카페 인테리어에서 동일 색의 페인트를 사용하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한 카페 프랜차이즈에서 대량으로 사용하는 색이라면 업소에도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군요. 

동성로 79파운야드

1~2층을 민트로 칠해진 건물이라니, 확실히 눈에 띕니다. 

79파운야드

이 박스는 포장용 박스라고 합니다. 크로플을 여기에 포장해가는 맛집이라고 인터넷에는 나와있군요. 

용기를 내서 문을 열고 들어가면 내부 또한 외부에 못지않는 화려한 모양과 인테리어입니다. 왠지 아르바이트생분들이 메이드와 집사 옷을 입고 있을 것 같다고 해야 할까요. 하지만 실제로는 바쁜 일정에 정신없는 일반 카페였습니다.

79파운야드 메뉴

음료가 기본적으로 있습니다. 독특한 것은 민트초코가 있군요. 민트 카페모카도 있고요. 역시 민트를 표면에 내세우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원래라면 아메리카노를 마시겠지만 TEA 전문 리뷰이니 허니 블랙티 중에서 자몽티를 선택했습니다. 기존에 봄봄이나 스타벅스에서 마셔본 적이 있어서 비교하기 적합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크로플은 매대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빵집처럼 집어서 오면 준다는데 모형같이 생겼습니다. 용기를 내서 크로플을 먹기에는 너무 커 보여서 익숙한 브라우니 중에 라즈베리 브라우니로 선택했습니다.

라즈베리 브라우니가 6000원이고 자몽 허니 블랙티가 5500원입니다. 가격은 꽤 높은 편입니다. 

동성로 79파운야드 내부

1층에는 주문대와 중앙에 바가 있으며 다양한 소품들이 있습니다. 인조 꽃과 잎이 사방에 있습니다. 그렇다고 민트색은 내부에는 많이 보이지 않고 대부분 흰색을 중심으로 되어 있으며 누가 봐도 여성 취향, 특히 10~20대 여성을 취향이라고 생각이 드는 소녀스러운 소품이 많이 있습니다. 혹시 30~40대 여성분들도 좋아하시는지는 확신이 서지 않아서 아재가 생각하기에 그럴 것 같아 보였습니다.

동성로 79파운야드 2층

여기는 2층입니다. 음식과 음료가 준비되는 동안 2층을 구경했습니다.

민트는 창틀과 물토에서만 볼 수 있고 역시 모두 흰색을 베이스로 잡았네요. 손님이 많아서 넓은 공간을 사진 찍지 못했습니다만 꽤 안쪽은 넓습니다. 편한 의자보다는 조금 작은 의자와 테이블입니다. 

그리고 정물화나 인물화가 곳곳에 있습니다. 진품은 아니겠지만 이런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영국의 어느 오래된 건물에 들어온 기분이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실용 부분은 스타벅스와 비슷하지만 눈으로 보이고 인식되는 부분은 유럽의 복고풍을 보이는 방식으로 접근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인테리어가 마음에 듭니다. 실가격을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콘셉트가 확실하고 비용이 보기에 비해 적게 들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손님은 불만이 없을 것 같은 정도의 느낌입니다. 다만 인조 풀과 꽃은 청소하시는 분은 식겁하겠다 싶은 생각은 드는 부분이었습니다. 

 

이제 1층에 자리를 잡고 음료와 음식을 먹어보겠습니다.

라즈베리브라우니와 허니블랙자몽티

여기도 민트색은 없고 주로 흰색이 기본입니다. 

다만 자몽티의 가니시로 작은 민트 잎이 올라가 있군요.

크기는 크지 않습니다. 손바닥의 손가락을 뺀 크기입니다. 

음료의 양은 작은 편입니다. 350정도일까요? 스타벅스보다 작아 보입니다.

라즈베리브라우니

라즈베리 브라우니의 첫인상은 꽤 단맛이 강합니다. 질감은 꽤 부드러워서 칼보다는 포크로 자르는 것이 더 편한 정도입니다. 체다치즈 정도의 점도라고 할까요. 그렇게 꾸덕한 초코로 가득한 속에 베리 콤포트를 섞은 느낌입니다. 달고 단데 베리향과 약간의 상큼함이 왔닥 가면서 설탕을 남겨놓는 정도입니다.

아무래도 젊은 여성을 타깃 고객층으로 하는 가게이다 보니, 혈관과 혈액의 내구성이 약한 아재한테는 조금 부담스럽습니다. 하지만 주변에서는 웃으며 잘 드십니다. 나이가 슬프네요.

허니블랙자몽티

건자 몽이 1/6조각 정도 가니시로 허브잎 1아 2 옆이 배형을 하는 차입니다. 꿀 향은 잘 느껴지지 않습니다. 시럽 향에 좀 더 가까운 편입니다. 홍차의 쓰고 떫음은 거의 느껴지지 않고 약간의 자몽향과 홍차향이 나는 단맛입니다. 아마 아이스티가 주로 팔리는 메뉴에 핫메뉴를 주문해서 좀더 달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을 것 같습니다. 

바닥에는 약간의 자몽 알이 약간 있는 것을 보면 자몽청을 허니 블랙티 베이스에 넣은 것 같군요. 허니 블랙티는 직접 우린 느낌보다는 가향같이 느껴졌습니다. 

가게가 있는 장소도 젊은이들의 유동인구가 많은 곳으로 번화가이며

인테리어도 그들의 위한 곳

음식과 음료도 그들을 위한 맛과 향에 맞춰진 것 같네요.

그렇게 타깃을 정확하게 잡고 인테리어와 음식을 맞추었더니 사람들이 많습니다. 남자라곤 저밖에 보이지 않군요. 단맛을 좋아하지 않는 취향이라면 주문할 때 문의를 해서 먹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가격대는 젊은 층 타깃 치고는 높다고 생각이 들지만 기꺼이 지불하고 사용할 만큼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 같습니다.

 

제가 이 건물의 사진을 티하우스를 준비하는 분께 보내봤습니다.

"ㅎㅎ 해서는 안 될 칼라네"

라고 답을 보내주시는군요.

아마 타깃 고객층이 달라서 거부감이 크게 느껴지셨던 모양입니다.


결론입니다.

79파운야드는 제 생각에는 10~20대 여성이라는 한정된 타깃 고객층을 위한 인테리어와 음식, 음료를 제공합니다.

'민트'라는 것이 맛도 그렇지만 색도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지요. 하지만 그 호불호에서 '호'인 분들을 모셔서 그에 맞는 서비스와 음식을 제공하는 운영방식은 배울 만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사족으로 이 정도 영국풍 느낌인데 스트레이트 홍차나 모로칸 민트 하나 정도는 메뉴판에 넣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은 쓸데없는 참견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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