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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그리고 책, 문학, 예술

[책과 TEA] 국화꽃 향기 - 비릿한 달콤한 향기로운 조금은 부담스러운 그런

by HEEHEENE 2021. 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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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의 향기가 가득한 11월이 지나고 국화차의 향기에 빠져 있는 동안 도서관에서 국화에 관련된 책을 찾아보았습니다. 그렇게 발견한 책은 '국화꽃향기'입니다. 어디선가 들어는 본 것 같지만 내용은 전혀 알지 못한 상태에서 '국화'라는 단어 하나로 책꽂이에서 뽑아 들고 왔습니다.

국화

그렇게 한장씩 읽은 이 소설은 연애소설입니다. 사랑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국화꽃향기가 나는 한 여인을 지고지순하게 사랑한 한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남자는 능력 있고 키도 크고, 성격도 좋은 인물이고, 여인은 가난하고 아프고 하지만 용기 있고 성격이 털털한 전형적인 신데렐라 같은 이야기입니다. 

국화꽃향기

여기까지만 보면 식상한 내용일 수도 있지만 여기서 주인공인 미주와 그의 남편 승우의 불행과 행복이 동시에 다가 오면서 상황은 더욱 지독해집니다. 그런 그들의 국화꽃차보다는 왠지 국화주가 필요할 것 같은 사랑이야기를 읽었습니다. 이 세상에 있지 않았으면 하는 이야기인 로맨스 소설 하지만 2000년 출간되어서 100만 권 이상이 팔리는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2003년에는 영화화가 되어서 인기를 누렸다고 합니다.


책 국화꽃 필 무렵

국화꽃향기

2000년 김하인작가가 출판한 384쪽으로 다소 두꺼운 분량이지만 스토리라인이 심플하고, 가독성이 좋아서 활자에 익숙하지 않고 멜로소설을 좋아하지 않는 저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빌린 책은 그 이후로 출판된 2014년에 출판된 책입니다. 서점의 홈페이지에서는 200만 권 이상이 팔렸다고 합니다.

 

저자 김하인

김하인

1062년생으로 소설가이자 시인입니다. 국화꽃향기 이후로 아침인사, 눈꽃편지, 소녀처럼, 순수의 시대, 안녕 아빠, 잠이 든 당신 등의 작품을 출간했고, 이 작품들이 중국에 번역이 되어서 중국 출판 종합 1위를 차지하면서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외국 작가’로 선정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현재는 고성에서 팬션도 운영하면서 소설을 쓰고, 기자일도 하고 있다고 합니다.

http://www.kimhain.com/

 

자작도 국화꽃향기 작가 펜션

 

www.kimhain.com

홈페이지를 보고 있으니 펜션도 개성있을 뿐만 아니라 도자기와 전시 등의 재미있는 체험을 하기도 좋은 곳이네요. 여유가 있다면 저도 한번 가보고 싶군요.

 

국화꽃 필무렵 줄거리

키도 크고 유복한 가정에서 자란 승우는 영화동아리에 가입해서 가는 길에 동아리 선배가 될 미주를 만납니다. 첫 만남에서 그녀의 머리에서 국화꽃향기 같은 느낌을 받고 그녀에서 반해버립니다. 열심히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그녀를 주변에서 계속 있으면서 좋은 선후배로 지내던 어느 날 그는 그녀에게 고백하고 보기 좋게 차입니다.

미주는 이후로도 영화의 길을 걷지만 일이 쉽게 풀리지 않습니다. 승우는 방송국 PD로 입사를 해서 메인프로그램의 PD 자리를 안정적으로 운영합니다. 우연히 미주를 만난 승우는 이제는 선배가 아닌 남자로서 그녀에게 다가가고, 그의 지고지순한 사랑에 그를 받아들입니다. 

국화 꽃 향기

승우의 부모님은 반대했지만 둘은 행복한 결혼생활을 합니다. 안정된 생활덕인지 여류 감독으로도 자리를 잡기 시작한 미주는 아기를 가졌다는 행복한 이야기와 위암이라는 불행한 소식을 동시에 듣게 됩니다. 위암도 심각한 상태라서 수술보다는 항암제를 사용해야 하는 상황에서 미주는 아기를 선택합니다. 암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이 소식을 알게 된 승우는 그녀를 간병하기 위해 회사를 그만두고, 그녀가 편하게 느끼던 강원도의 폐교를 개조한 도예원에 가서 지냅니다. 

병은 점점 더 심해지고 결국 몰핀까지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 오지만 그들은 불행한, 날카로운 대화 없이 행복한 연인들처럼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병세는 점점 더 심해지고, 아이는 제왕절개를 통해 출산을 합니다. 암으로 약해진 미주는 겨우 아이를 안아보고 세상을 떠납니다. 아이와 함께 미주의 친구이나 산부인과 의사인 정란과 승우는 폐교에 짐을 정리하러 강원도로 내려옵니다. 여기서 다시 한번 국화꽃향기가 나는 듯한 바람이 승우의 코끝을 스치고 지나갑니다.

 

국화꽃 필 무렵의 인상적인 구절

사랑이라는 소재로 하는 소설은 무척 많습니다. 그만큼 매력적인 소재이지만 반면 그만큼 사람들이 익숙한 스토리입니다. 이 뻔할 것 같은 스토리를 예쁘게 보이기 위해서는 묘사하는 표현이 더욱 아름다워야 하는지 아름다운 표현이 많이 보입니다.

 

승우의 입술은 뜨거웠고 서늘했다. 윗입술이 태양에서 가져온 거라면 아랫입술은 달이 키워낸 것 같았다. 그리고 바다를 한껏 머금은 백사장처럼 촉촉했다.
이 남자는 여자와 사랑을 아는 사람이다. 여자에게 굽혀주고 무릎을 꿇어주어도 그만큼 더 높아지는 사람이다. 부드러움과 착함과 겸손함과 밝음을 가진 이 남자.
통증은 그물망 같은 촉수를 뻗어 내려가다 검고 끈적거리며 날카로운 껍질을 가진 삿갓조개가 황급히 움츠러들듯 잦아들었다
우주를 가로질러, 저 먼 시원의 어떤 곳으로부터 사랑하는 이를 찾아온 기사처럼, 뚜벅뚜벅 흔들림 없이 승우는 걸어오고 있었다. 승우의 뒤에 선 은행나무는 거대한 그림자 나무가 되어 양 귀와 가지 끝에 장식으로 반짝이는 별 귀고리와 머리핀을 벌써 꽂은 듯 영롱한 별들이 반짝이고 있었다.
지붕 위로 별이 흐르는 소리 같은 게 드려, 정말 이곳으로 내려오길 잘했어, 건강해질 것 같아...... 승우 씨......
푸르른 하늘에서 불현듯 거대한 은행나무 잎들을 흔드는 한줄기 바람이 획, 하고 불어왔다. 승우의 앞 머리칼을 바람이 흩뜨렸다. 그리고 그 바람 줄기 속에서 문득 국화 향기가 났다. 싸하고 달콤하며 연한 국화향...... 국화향이었다.

사랑이라는 느낌을 모르고 사는 저 같은 사람도 눈으로 그릴만큼 아름답고 상세하게 사랑하는 이의 마음으로 장면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국화꽃향기와 국화차

국화차

국화차를 좋아하시는 어른들께 국화를 사드렸습니다. 가끔 티팟에 국화꽃을 넣고 뜨거운 물을 붓고 시간을 기다리면서 이야기를 합니다. 차는 어색한 사이에도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시간과 소재를 줍니다. 

특히 가을, 겨울에 국화차는 기분 좋은 향기와 함께 

"아 국화향 좋다~"라는 말을 뱉도록 허락해줍니다.

국화차

국화꽃향기에서 미주와 승우는 처절할 정도로 지독한 사랑을 했습니다. 그들의 지독할 정도의 사랑과는 조금 다른 사랑을 하고 있는 부모님을 봅니다.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의 대표적인 인물인 아버님과 사랑을 갈구하는 어린 신부였던 어머님은 서로에게 낯선 상태로 결혼을 해서 50년을 넘게 함께 살아왔습니다. 

국화차

이제는 꽃향보다는 목향이 나는 보이차가 더 어울릴 것 같은 세월이지만 여전히 그들은 한집에서 자고, 한집에서 투닥 거리며, 소설같은 고은말은 사용하지 않고 거름망 없이 속 마음을 표현하는, 한 티팟에 차를 나눠마시는 사이입니다. 

짧고도 애절한 미주와 승우의 사랑과는 

전혀 다른 두 사람의 사랑을 보면서 

국화꽃 향기에 취해 봅니다.

국화와 국화꽃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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