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음료가 생각나는 겨울입니다. 위스키 짜이라는 따뜻한 칵테일도 있습니다. 사실 짜이- 차이라는 밀크티에 위스키를 넣는 간단한 칵테일입니다. 대부분 밀크티라면 홍차에 우유를 넣은 정도이지만 차이, 짜이라는 말이 붙은 밀크티는 일반적으로 향신료를 넣는 편입니다. 서양에서는 생강만을 넣기도 하지만 인도와 동남아시아의 짜이는 카르다몬과 후추는 기본으로 들어가고 여기에 계피나 생강이 들어가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카르다몬의 역할이 큰데요. 우유의 비린내를 잘 잡아주기 때문에 짜이 특유의 향이라면 카르다몬으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우유향이 카르다몬보다 더 좋다면서 거부감이 큰 향신료입니다. 익숙해지면 또 그 맛이 괜찮은데 말이죠.
아무튼 오늘은 저에게 남은 마살라 짜이와 잉글리시 블랙퍼스트 티를 이용해서 짜이를 만든 다음, 여기에 다양한 위스키와 술을 더해서 어떤 술이 짜이와 잘 어울리는지 실험해보겠습니다.
짜이 만들기
짜이(570~580ml) |
마살라 짜이 티 7g 잉글리시 블랙퍼스트티 7g 물 200ml 우유 400ml 설탕 50g 소금 1~2꼬집 |
만약 마살라 짜이티가 없다면 일반 홍차에 계피, 통후추, 생강, 카르다몬, 정향 등을 더하면 됩니다. 카르다몬은 1개 정도, 사용하시면 되고 나머지는 취향에 따라 넣으시면 됩니다. 카레가루를 넣는 경우도 있는데요. 카레에는 전분과 함께 강황과 큐민향이 강하고 고춧가루가 들어가서 매운맛과 짠맛도 있어서 다소 차이가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1. 냄비에 물과 짜이티, 블랙퍼스트티, 설탕, 소금을 넣고 2~3분간 낮은 불로 끓여줍니다.
2. 여기에 우유를 넣고 온도계를 꽂아서 온도를 보면서 천천히 데워줍니다.
3. 온도계가 75~80도가 되면 거름망에 걸러서 짜이를 만들어 줍니다.
지금 만든 짜이는 단맛이 조금 적은 편인데요. 여기에 위스키나 럼, 테킬라를 섞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버번위스키 짜이
짜이와 버번의 비율은 3:1 정도로 90ml 정도의 짜이에 버번위스키를 넣었습니다. 저렴하면서도 버번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가성비 좋은 에반스윌리엄을 사용했는데요. 벌써 다 마셔가는군요.
특별히 기대하지는 않았는데 마시기 전부터 향이 독특합니다. 버번에 있는 바닐라향이 선명합니다. 꿀향도 느껴지고 우유향도 있지만 바닐라향이 전체를 지배하는 것 같습니다. 신기한 것은 카르다몬향은 그다지 느껴지지 않습니다. 단향만 가득하고 밀키 한 질감에 혀를 감싸는 짜릿함에 취기가 올라오는 것 같습니다.
매력적인 단향과 구수한 맛의 조화가 매력적인 따뜻한 칵테일입니다.
산토리 위스키 짜이
산토리는 하이볼을 위해 구입한 일본의 블렌디드위스키인데요. 칵테일 하기에는 무난한 개성이 적은 위스키로 알려져 있습니다. 같은 비율인 짜이 90ml에 위스키 30ml를 넣고 살짝 저어서 완성했습니다.
상상만으로는 카르다몬향이 풍성한 알코올의 음료를 기대했는데요. 어째서인지 소주 같은 향이 느껴지는 짜이입니다. 카로다몬향은 그다지 진하지 않습니다. 그냥 밀크티에 소주를 넣었다면 이맛이다 싶은 정도의 묽은 보디감의 칵테일이었습니다. 취향의 차이겠지만 누군가는 깔끔하다고 표현할 수도 있겠군요.
다크럼 짜이
짜이가 위스키의 단향을 상승시키는 기능을 하고 보조역할을 잘하기 때문에, 위스키를 짜이에 넣으면 따뜻하면서도 위스키의 개성을 잘 살려주는 위스키 짜이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위스키를 사용하기보다는 이번에는 위스키가 아니라 다크럼으로 대신해 보았습니다. 버번과 비슷하게 단향과 단맛이 풍부한데요. 당밀로 만들어서 좀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여기에 숙성까지 한 다크럼이라면 버번을 대신할 만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짜이 90ml에 다크럼 30ml를 넣어서 살짝 저었습니다.
럼에는 특유의 향이 있는데요. 사람들은 쉽게 설명하는 향으로 페인트향이라고 부릅니다. 묘한 중독성이 있기는 한데, 짱이에서 페인트향이 카르다몬향과 섞여서 더욱 향기로운 페인트향이 되는군요. 이 향에 익숙해지면 열대과일향이 풍성해집니다. 마실 수록 파인애플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단향이 풍성한데요. 버번은 맥아나 꿀같았다면 다크럼짜이는 마치 흑설탕 같은 느낌이 있으며, 전체적으로 묵직한 느낌의 다크럼 짜이였습니다.
테킬라 짜이
그러고 보면 테킬라도 사용해 본 적이 오래되었군요. 라임이 많이 나오는 시기에는 가끔 마시기도 했는데, 요즘은 좀 소홀해진 것 같아 짜이에도 넣어보았습니다. 짜이 90ml에 데킬라 30ml입니다
테킬라는 용설란 그중에서도 블루 아가베로으로 만든 증류주인데요. 일반 증류주에 비해서 독특한 쿰쿰한 향이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매력적인데 취향에 따라 싫어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느끼기에는 막걸리향과 비슷하게 느껴지는데요. 여기에 짜이가 더해지면서 우유의 크리미함이 있으면서 더욱 진해진 쿰쿰한 향은 홍차가 들어간 따뜻한 막걸리를 마시는 기분입니다. 데킬라 특유의 향을 좀 더 선명하게 드러내는 따뜻한 칵테일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다양한 증류주를 짜이에 섞어서 칵테일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왜 위스키짜이라고 부르는지도 알 것 같은 실험이었는데요.
짜이의 향신료들은 기주의 개성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주는 특징이 있습니다. 따뜻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향신료들이 향을 증폭식 켜주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 우유가 더해지는데 우유의 지나친 구수함와 크리미함은 홍차가 제어를 해주어서 밀크티는 베이스로의 역할에 충실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단향과 맛이 강한 버번은 바닐라, 꿀 등의 단향이 풍성해지고, 다크럼은 열대과일향과 설탕향이, 테킬라는 특유의 쿰쿰한 향이 선명해집니다. 다만 개성이 약한 술은 그냥 알코올향이 진해지는 특징을 보였습니다.
추천할 많나 짜이는 버번짱이와 다크럼짜이가 저는 취향에 잘 맞더군요. 따뜻한 칵테일을 찾고 계신다면 정성스레 끓여낸 짜이에 보관해 준 위스키 샷 한잔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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