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개나무는 술을 물로 만든다?
헛개나무에서 술을 마시면 술이 맥을 못 추고 헛것이 된다고 해서 '헛개나무'라는 명칭이 있는 만큼 헛개나무의 열매가 가지고 있는 폴리사카라이드라는 성분이 숙취와 해독까지 한다고 합니다.
중국의 옛의학서인 '식료본초'에 집 수리하는 중 나무토막하나를 술독에 빠뜨렸더니 술이 물이 되었다고 하며
주진형이 지은 '본초보유'에 한 남자가 30년 동안 술을 계속해서 마시고 또 여색을 몹시 밝혀서 열이 심하게 나고 몸이 극도로 쇠약해졌다. 술을 많이 마셔 기력이 약해진 데에는 호깨나무열매(헛개나무열매)를 먹는 것이 가장 좋다. 그 사람에서 호깨나무 열매를 달여 먹였더니 병이 곧 깨끗하게 나았다' (출처:식약신문)
광동제약에서 Foods 2024.12(24)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헛개차를 섭취한 시험군이 대조군 대비 음주 6시간 후 알코올 농도가 12.9% 감소했으며, 음주시작 30분 후부터 대조군 대비 13.9% 감소한 것으로 보이며, 15시간 후 숙취에서 '위장장애'항목이 대조군 대비 61.5% 낮게 나타났습니다(출처:헬스중앙)
이런 내용들 덕분에 헛개수나 헛개음료수는 숙취나 간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한가지 실험을 해보겠습니다. 숙취나 알코올 농도는 측정할 도구가 없기 때문에 간의 해독능력 강화는 알 수 없지만 알코올 분해를 하는지는 실험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실제로 헛개차에 술을 섞어보았더니
실험 설계
우선 술은 구분하기 좋기 위해 도수가 높고 향과 맛과 색이 없는 보드카를 사용했습니다.
실험군으로 헛개는 광동헛개차와 이노엔의 헛개수를 사용했으며
대조군으로 카무트현미차를 사용했습니다.
뜨거운 물로 소독한 유리병에
보드카와 헛개차 혹은 카무트현미차를 1:1 비율로 넣고
직후, 30분, 1시간, 2시간 4시간 6시간 단위로 맛을 보면서 아주 주관적인 맛 평가로 알코올 맛이 순해졌는지 알아보았습니다.
0분 후
섞자 마자 맛을 보았습니다.
헛개차 보드카는 순하고 구수한 보드카입니다.
헛개수 보드카는 쓴맛이 진하고 화한 알코올 맛이 진합니다.
카무트 보드카는 헛개차와 헛개수와 중간정도의 구수함과 쓴맛이 느껴지며 후미에 현미향이 선명합니다.
세 가지 모두 혀에 화끈한 보드카의 느낌이 선명합니다.
30분 후
헛개차 보드카는 단맛이 많아졌으며 화끈거림은 1/3으로 줄었습니다.
헛개수 보드카는 쓴맛은 그대로이지만 화끈거림은 비슷하게 줄었습니다.
카무드 보드카는 화끈거림이 1/2로 줄었습니다.
향으로는 큰 차이가 없었고
맛에서는 헛개차와 헛개수는 단맛이 더 많아지고 화끈거림은 1/3 정도로 줄었고
대조군인 카무트 현미차는 그보다는 적게 화끈거림이 줄어든 것 같습니다.
1시간 후
헛개차 보드카는 단맛이 좀더 많아졌고 화끈거림이 30분보다 더 줄었습니다.
헛개수 보드카는 쓴맛은 큰 변화가 없는데 화끈거림이 더 많이 줄었습니다.
카무트 보드카도 화끈 거림이 비슷하게 줄었습니다.
조금씩 한모금씩 해서 제가 술이 취한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 만큼
세 가지 음료의 보드카가 화끈거리는 느낌이 모두 줄었습니다.
2시간, 4시간 후
2시간과 4시간이 지나고 난 뒤에도 체크해 보았지만
저의 느낌으로는 1시간 때와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6시간 후
6시간이 지나서도 체크를 했지만 큰 변화가 없어서 실험은 그만두었습니다.
결론입니다.
-헛개차에 술을 넣었을 때 일반 다른 곡물차에 비해 빠르게 화끈거림이 줄어듭니다.
-하지만 1시간 이상이 지나면 일반 곡물차와 헛개차의 차이는 그다지 없었습니다.
-6시간이 지나도 술은 물이 되지 않았고 일반 곡물차와 차이가 없었습니다.
다만 이 실험에서 재미있는 부분은
광동헛개차와 이노엔헛개수가 보드카와 섞었을 때 특이한 맛의 변화를 보였습니다.
광동헛개차는 보드카의 쓴맛을 잘 가려주고 단맛이 선명해지는 특징이 있었으며
이노엔 헛개수는 오히려 쓴맛이 더 선명해지는 특징이 있었습니다.
현미차는 보드카와 조화로움이 부족해서 따로 노는 특징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헛개차는 술을 분해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냥 취합니다.
다만 술과 조화로움이 좋아서 술에 섞어 먹기 적당한데요.
특히 광동 헛개차는 섞으면 단맛이 많아지고 구수한 향이 풍성한 헛개주를 마실 수 있었습니다.
이 실험은 저의 개인적인 실험일뿐 과학적인 근거는 없음을 다시 한번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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