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 되면 생각나는 음료수는 식혜와 수정과가 대표적인 전통음료입니다. 어린 시절에는 큰집에 가야만 마실 수 있는 음료이기 때문에 마실 수 있을 때 정신없이 마셨던 기억이 있군요. 식혜는 달달하니 맛있지만 수정과는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녀석이 매력적입니다.
성인이 되고는 가끔 직접 만들어 마시기도 했는데요. 생각보다 간단합니다.생강과 물을 넣고 끓여서 생강물을 만들고, 계피를 넣고 끓여서 계피 물을 만들어서 이 둘을 섞어서 설탕을 넣어서 적당한 단맛을 맞추면 됩니다. 호기심에 생강과 계피를 함께 끓여서 만들어보긴 했는데 수정과의 맛과는 좀 마실 때 곶감이나 잣을 넣기는 하지만 저한테는 사치스러운 녀석이라 그냥 마시곤 했죠.
수정과 기원과 어원
지금은 계피-생강차에 가까운 음료이지만 원래는 배와 유자를 넣거나 곶감을 불린 물에 생강과 잣을 넣기도 한다고 합니다.다양한 버전이 있어서 곶감 대신 배를 넣어서 만들기도 하는군요. 그렇게 기원을 찾아보니 고려시대 때부터 궁에서부터 곶감을 생강물에 끓여서 만들었다는군요. 계피보다는 곶감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왜 이름이 수정과(水正果)라고 불렀을 까요? 원래 정과(正果)는 과일에 꿀을 넣어 조린 것을 정과라고 하고 하고 즙을 함께 사용하는 것을 수정과라고 한다는군요 (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of Food Culture Vol.30 No.1 pp.8-19) 만드는 방법이 정과를 제조하는 방법과 같지만 물을 넉넉하게 하여 만들면서 마실 수 있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요즘은 마트에서 판매하는 수정과가 잘 나와서 굳이 만들기 보다는 사 먹는 편인데요. 특히 느린 수정과가 제 입맛에는 잘 맞더군요. 곶감 진액에 계피에 흑설탕, 생강까지 들어 있어서 제대로 된 수정과 맛이 납니다. 지금도 습관이 되어서 명절 때만 되면 한 병 정도 사서 냉장고에 두고 마시는데요. 문득 계피와 생강이 들어가는데 이걸로 밀크티를 만들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따뜻한 수정과 밀크티
원래 짜이나 밀크티를 만들 때면 물과 향신료에 설탕, 그리고 홍차와 우유가 필요한데요. 수정과를 사용한다면 설탕과 향신료, 물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수정과 밀크티는 간단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따뜻한 수정과 밀크티 |
수정과 110ml 잉글리시 블랙퍼스트 티 3g 아쌈 CTC 3g 우유 200ml |
1. 냄비에 수정과와 홍차를 넣고 2~3분간 낮은 불로 끓여 줍니다.
2. 우유를 넣고 잘 저어주면서
3. 온도가 80도가 되면 불을 끄고
4. 거름망에 걸러서
5. 원하는 잔에 담아줍니다.
당도가 높지는 않아서 단맛이 진한 밀크티를 원하시면 설탕 1티스픈정도를 더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쌈의 강한 쓴맛과 질감을 덮어줄만큼의 향신료는 아니군요. 홍차는 잉글리시 블랙퍼스트 티만 사용하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 두 부분만 제외하면 우유 비린내도 없고, 후미에 은은한 곶감과 계피, 생강향이 있으면서 매콤하면서 구수한 밀크티입니다. 무엇보다 만들기 간편한 장점이 좋군요. 단점이 별로 없는 무난한 밀크티라고 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아이스 수정과 밀크티
일반적인 짜이를 만드는 방법이라면 아이스 밀크티로 만들기가 어렵겠지만, 수정과 밀크티는 간단하게 아이스 밀크티로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밀크티 베이스는 보통 홍차 시럽처럼 만들면 됩니다. 그리고 우유에 부으면 아이스 밀크티가 만들어집니다. 수정과에 설탕과 향신료가 들어 있으니 홍차를 넣고 농도를 진하게만 만들면 간단히 짜이 베이스가 만들 수 있습니다. 만약 짜이 시럽을 만들 것이라면 설탕을 더해서 끓이면 가능합니다.
아이스 수정과 밀크티(컵 330ml) |
수정과 100ml 잉글리시 블랙퍼스트 티 5g 우유 150ml 얼음 |
1. 냄비에 수정과와 홍차를 넣고 낮은 불로 2~3분간 끓여줍니다.
2. 거름망에 걸러 주면 65g 정도의 짜이베이스가 만들어집니다.
3. 얼음이 든 잔에 우유를 150ml 정도 채워주고
4. 짜이 베이스를 그 위에 부어주면 됩니다.
아삼 CTC를 넣지 않았더니 떫음이 줄어 들어서 만족스럽습니다. 단맛이 적어서 구수한 타입의 밀크티입니다. 만약 단맛을 좋아하시는다면 우유에 연유를 넣거나 시럽을 넣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우유 비린내는 확실하게 잡아주고 구수한 타입의 무난한 아이스 밀크티가 됩니다.
자극적인 맛이 적기 때문에 자극적으로 만들려면 계피와 설탕을 더 넣으면 될 것 같습니다.
집에서 간단하게 만들어 마시는 무난한 밀크티로는 추천할만한 것 같습니다.
수정과를 이용해서 밀크티를 따뜻하게 차갑게 두 가지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기대보다 수정과로 밀크티는 쉽고 잘 만들어집니다.
다만 아삼 CTC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으며, 잉글리시 블랙퍼스트 티만 사용하면 적당한 홍차 향이 납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단맛은 조금 적은 편이니 취향에 따라 설탕 1 티스푼 정도만 넣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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