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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마시다/티탐구생활

차마고도를 떠올리며 보이생차를 마시다 -2007년 남교차창 이무정산과 보이숙차와의 비교 시음

by HEEHEENE 2021.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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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소믈리에와 블렌더 수업을 듣기는 했지만 보이차는 숙차로만 경험을 했을 뿐 제대로 보이차라는 보이생차는 수업의 과정에서에도 혹은 체험으로도 맛을 볼 수는 없었습니다. 가격이 높은 것도 있지만 제대로된 보이생차를 얻기도 어려운 일이라는 '카더라' 소문만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전설의 차가 되어버린 보이생차를 시음차 정도로만 구입을 해서 맛을 보았습니다. 제가 구입한 보이생차는 '차예마을'에서 판매하는 2007년 남교차창 이무정산 극품 10g 입니다.

원 제품은 320g의 병차로 할인가격이 102000원입니다. 시음차로 10g만 해서 3500원이라서 구입해서 맛이나 보는 수준이지 저의 재력으로는 함부로 접하기는 힘든 차님입니다. 그래도 한번은 마셔봐야 겠다 싶어서 3500원치만 구입을 해서 비오는 어느날 오후 보이숙차와 비교해서 맛을 보았습니다. 

제대로 마신다면 자사호를 사용해야 제맛이 난다고 하지만 자사호 또한 워낙 높은 가격의 차도구이나 보니 아직 장만하지 못해서 시음컵과 품평배로 맛을 보았습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보이생차와 숙차의 차이가 궁금하신 분들께 소개하고자 이 글을 작성합니다.


보이생차와 보이숙차

잎의 형태가 그대로 살아있는 상태로 발효가 된 보이생차는 차병에서 뜯어져서 나와 일부는 덩어리로 일부는 산차처럼 되어 있습니다. 발효를 13년이나 했다는데 어찌 멀쩡할 수 있는지 차의 세계는 신기합니다.

발효를 하는 차는 보이차 같은 흑차와 백차가 있습니다. 청차는 홍차는 산화를 하는 스타일이라 발효와는 조금 다른 과정을 거칩니다.

 

여기서 잠깐 보이차의 제조과정을 참고삼아 짧게 언급하겠습니다.

발효를 하는 차는 백차와 흑차인데 그중에 백차는 특정 차나무(대백종)에서 수확해서 살청없이 건조만 해서 만든 후 보관을 통해 발효를 한다고 합니다.

흑차는 운남 대엽종이란 차에서 수확한 찻잎을 살청을 하고 보관을 해서 발효하는데 그중에 보이현에서 나는 차를 보이차라고 합니다.

이 보이차는 마실만 할 때까지가 10여년이 걸리는데 이 기간을 단축시키고자 악퇴(물을 부어 인공발효를 촉진)를 시켜 45~60일만에 20여년이 된 보이생차같은 풍미를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차가 보이숙차입니다.

 

보이생차 -2007 남교차창 이무정산 극품

제가 구입한 시음차는 2007년에 남교차창이라는 회사에서 만든 보이차입니다.

이무정산는 이무는 운남성의 메콩강북쪽의 차산지를 의미하며 이 이무지역에 있는 산들을 이무정산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2007년에 이무정산에서 수확한 찻잎으로 만들어진 보이생차로 남교차창이라는 회사에서 제조했으며 좋은 제품이다 이런 뜻으로 이해가 됩니다.

 

보이숙차 - 노동지 산차

이에 맞대응할 보이숙차는 제가 몇가지 마셔본 보이숙차 중 그나마 제일 숙향이 부드러운 노동지 보이산차입니다.

 

보이차

세차과정을 거치고 (뜨거운 물을 붓고 바로 버림)

각각 3g의 차를 150g의 뜨거운물에 3분간 우려내었습니다.

집에 자사호를 가지고 계신다면 자사호와 숙우를 이용해서 더욱 맛있게 드시기 바랍니다.

 

보이생차와 보이숙차

좌측이 보이 생차이고 우측이 보이숙차입니다.

수색의 차이가 많이 나죠?

 3g에 3분은 조금 긴시간인 것 같습니다. 짧은 시간을 여러번 우려서 마시는 자사호나 개완의 방식이 좀더 나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우리면 향긋함 보다는 분명한 차의 맛과 향을 알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보이생차

보이생차는 오렌지색의 조금 밝은 수색을 보입니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숙향은 나지 않습니다. 묵직한 보이차와 함께 느껴지는 향은 풀향이 느껴지고 목넘김이 편안합니다.

그리고 목향이 느껴집니다. 삼나무 같기도 하고 풀향이랑 어울리면 소나무의 목향같기도 합니다.

바디감보다는 깨끗하고 맑은 차를 갓지은 나무집에서 마시는 기분이 듭니다.

 

보이숙차

바로 보이숙차를 마셔봅니다. 

진하고 어두운 수색입니다

첫 느낌은 비슷한 보이차의 향이 나지만 그 뒤를 숙향이라 불리는 흙내와 가죽향이 느껴집니다. 

질감은 풍성해서 입안을 가득채우는 느낌입니다.

종합적으로 흙밭을 뛰어 놀던 강아지의 발내음을 맡은 듯한 차향입니다.

 

보이생차와 보이숙차

1차로 우려낸 차를 시음하고 2차로는 1분정도 짧게 우려내보았습니다.

보이숙차는 맛과 향에서 큰차이가 없고 바디감만 조금 줄어들었습니다.

보이생차는 향은 풀향과약간 줄어 들었지만 단맛과 목향은 조금더 강화되는 느낌입니다.

보이차 엽저

우려내고 남은 보이생차의 엽저입니다.

부서진 잎도 있지만 새싹으로 보이는 밝은 색의 작은 찻잎은 제 형태를 갖추고 있기도 합니다


보이차는 운남지역에서 생산되 차가 차마고도를 통해 티베트로 운송이 되는 과정에서 발효가 되면서 우연히 만들어진 차라고 합니다. 그러고 보면 살청하는 방식까지 녹차와 같은데 이동을 편리하기 위해서 둥근 원모양으로 단단하게 뭉쳐서 들고 나귀에 싣고 갔던 것이라고 합니다. 티벳은 고산지대라서 신선한 채소를 먹기 힘들었는데 차를 통해서 카페인과 더불어 비타민등을 섭취하기 위해서 차를 구매했고, 마시는 방식도 그들이 사육하고 있던 야크의 젖을 이용해서 만든 차가 바로 수유차라고 합니다.

'제대로'된 보이차를 마시려면~

글쎄요 티베트를 가야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이정도 보이생차에 만족하고 싶네요.

 

확실히 보이숙차에 비해 깊이도 있고 맑으며, 풀향과 은은한 목향까지 매력적인 차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우연히 한번 정도 마시기에 좋은 차라는 생각이 들뿐 그 비싼 가격을 주고 꾸준히 마시기에는 저의 지갑과는 조금은 다른 결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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