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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공부/티소믈리에 공부

오늘 먹은 밀크티에 들어간 차는 어디서 왔는가? - 아쌈 차에 관한 이야기

by HEEHEENE 2020. 1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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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라는 것이 꽃무늬 티팟에 찻잔에 케이크 앞에 두고 마시는 여성들의 수다만 생각이 나서 거부감이 강했었다. 게다가 뭐가 그리도 복잡하고 가격은 또 얼마나 비싼지 화려하기만 한 사치품이라 생각했다.

그러다 검은색 타피오카라는 쫄깃한 알알이 가 들어있는 밀크티는 문화적 충격이었다. 홍차가 사치품이 아니라 우리의 목을 축여주는 음료로 다가왔다. 홍차와 우유 그리고 타피오카로 만든 떡까지 잔뜩이다. 그러면서도 가격은 홍차전문점의 스트레이트 홍차보다는 저렴한 편이다. 한동안 나의 여름을 책임져준 음료였다. 

milk tea

이 밀크티에 주로 사용하는 홍차는 아쌈에서 나온 홍차가 많다. 아쌈지역에서 나오는 홍차는 다른 홍차들처럼 잎 형태도 아니고 부서진 잎 형태도 아니며, 먼지 형태도 아니다. 작은 모래알같이 동글동글한 형태이며 유난히 바디감이 좋고 색도 진하게 나는 홍차이다. 누군가는 저렴하고 질이 나쁜 홍차라고 보는 이들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용도가 다를 뿐 나쁜 홍차는 없다고 본다. 

 

그럼 내가 아끼고 좋아하는 아쌈 차의 고향인 지역의 떼루아부터 살펴본다.


아삼지역

아삼은 인도의 동북부의 지역으로 지역의 가운데 브라마푸트라강이 흐르며 그 강을 좌우로 세계최대의 차나무 재배지역이다. 세계에서 가장 비가 많이 오는 열대 몬순 우림지역으로 연간 강수량은 최대 305cm이며 최소 178cm로 2002년 기준으로 평균 211.76cm라고 한다. 우리나라 중부지방이 120~150cm 정도라고 한다. 온도는 여름에 18~35도 겨울에 7~26도 정도로 평균습도가 82%이다. 참고로 우리나라 7~8월 평균습도가 70~85%이다. 우리나라의 여름이 지속된다고 보면 될 듯하다. 

아삼 지역에서 코뿔소 로고를 사용하는 것은 아삼 지역의 숲이 멸종위기인 뿔 하나 달린 코뿔소의 서식처라고 한다. 

 

아삼 지역의 차

1823년 영국인 로버트 브루스가 아삼 지역의 약 60피트(18.3미터)의 야생의 차를 발견하고 본국으로 보냈다. 1824년 아삼의 토종 식물인 Camellia sinnensis assamica인 차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현지 원주민 싱포족은 수백 년 동안 차나무를 음용해 왔었고 로버트 브루스도 마 니람 두타 바루아라는 주민이 차나무 사진을 보고 브루스에게 야생 차나무를 안내해서 알려준 것이라고 한다. 이 차나무는 형태는 다르지만 중국의 차와 같은 종임을 알고 1839년 이후부터 차나무를 재배하는 회사가 생겼다.

당시에 차는 중국에서만 수출이 되어서 매우 비싼 사치품이었다. 그런 중에 아삼지역에서 차가 나오면서 프리미엄이 붙어서 나왔지만 중국의 차와의 경쟁에서 인기가 없는 거친 차 취급을 받았다.

현재는 230만 헥타르 차재배지가 있으며 765개의 차 단지 10만 개의 티가든이 있으며, 인도차 생산의 약 51% 전 세계 차 생산의 13%를 차지한다

 

아삼 차의 특징은 많은 비와 수증기가 아삼의 독특한 떫은맛(Thearubigins의 함량이 높다)을 만들고 풍부한 향미와 점성도, 부드럽고 밝은 느낌이 있으며 무엇보다 엿기름 향미(malt)를 지닌 차로 유명하다. 짙은 향과 탕색의 수질이 경수인 영국에서 우려내면 떫은맛이 완화되고 색이 진해져서 우유를 넣으면 더욱 잘 어울려서 Breakfast Tea로 많이 소비된다.

 

아삼 SFTGFOP

아삼차의 수확시기는 첫 수확은 2월에 시작을 하고 5~6월에 2nd flush가 나온다. 이 시기에 나오는 차는 OP(Orange Pekoe: tip 바로 아래 자란 어린잎으로 만든 차로 Whole leaf형태이다.) 등급으로 만들기도 하며, BOP(Broken OP; tip 아래의 어린잎으로 만들었으나 부서진 찻잎 형태(2~3mm)이다) 등급의 차는 블렌디드 차를 만드는 데 많이 사용된다.

아쌈 SFTGFOP

이 차는 Assam의 SFTGFOP등급의 차로 잎의 형태가 whole leaf이며 골든팁이 있는 진갈색이다. 향미가 신선한 해조류와 치솟는 풀향, 단향, 건초 향이 난다. 이런 형태는 2nd flush이다. 

젖은 찻잎은 홍갈색을 보이며 Malt의 단향과 신향이 나며

찻물은 맑고 진한 홍갈색으로 단향과 나무향 몰트, 건초 향이 나며 달고 쓰고 떯으며 부드러운 맛을 보이는 차이다.

 

아삼 CTC

아삼지역의 2nd flush는 Orthodox 방식으로 제조하는 경우가 있지만 대부분(90%)는 CTC 방식으로 제조를 한다. 

7~8월에는 몬순기후인 우기이기 때문에 수확량이 증가하고 엿기름 향미는 줄어든다.

아삼 CTC

이 차는 아삼 지역의 CTC 기법으로 제조한 차이다.

갈색 혹은 흑갈색의 동글동글한 형태로 해조류, 건초, 단순한 몰트 향이 있는 이 차는

우려낸 잎은 진갈색이나 갈색이 되면서 젖은 풀, 해조류 옅은 몰트향이나 낙엽 향이 난다. 

찻물은 맑고 진하며 강한 떫은 맛과 연한 쓴맛을 가지고 있으며 단향과 해조류 향이 난다.

 


 

차 수업을 들으면서도 나는 아삼의 CTC가 다르질링 보다 마음에 드는 싸구려 입맛을 가지고 있다. 물론 수업은 객관적 지표로 차를 평가해야 하지 나의 취향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저급이라는 취급을 받는 아삼의 CTC를 보면 가슴이 아프다. 혹시 우리나라의 물이 연수라서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는 걸까? 

영국에서 인기가 좋다고 하니 다음에는 유럽의 생수인 애비앙이라도 사서 우려 먹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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