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덕동 골목 한쪽
차를 전문으로 하는 카페가 있다고 해서 다녀왔습니다.
티미드
이제는 날이 풀려서 걷기에 적당하네요. 대구 지하철 2호선 경북치대역에 내려서 15분 정도 걷다 보면 도착하는 골목 속 골목에 있는 단정한 기와가 눈에 띄는 카페입니다.
주말 오후라서 일까요. 바쁨이 주인분들의 얼굴과 등에 잔뜩 쌓여 있습니다. 잠시 바쁨을 털어내고 낯선 이에게 관심을 주십니다
"이건 밀크티 이고요. 이건 티메뉴입니다. 주문은 키오스크로 하면 됩니다.
"네, 감사합니다"
메뉴판을 가르키며 주문하는 방법을 알려주십니다. 뒤에 들어온 손님은 단골인지 익숙하게 주문을 하고, 포장을 해가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키오스크'
익숙해질 만큼 자주 만났지만, 여전히 조그맣고 똑 부러지는 녀석 앞에 서면 조심스럽고 긴장이 되는군요. 녀석에게 크림브륄레 티라테를 달라고 하고, 대가로 카드를 내어줍니다.
다행히 빈자리가 있습니다. 잠시 앉아 멍히리 주변 손님들의 대화의 숲 속에서 삼림욕을 하고 있노라면, 음료를 직접 가져다주십니다.
크림브뢸레 밀크티 라떼
"주문하신 크림브뢸레 밀크티라테입니다"
까만 도자기 잔에 담겨있어서 왠지 따뜻할 것 같지만
조금씩 보이는 얼음으로 차가운 반전을 꾀하는 녀석입니다.
아래에는 아이스밀크티가 홍차향과 함께 우유의 구수함과 약간의 쓰고 떫음이 있고
그위로는 부드럽고 고소한 커스터드크림이
그리고 살짝 그을려서 있는데
애플민트가 있으니 황무지에 핀 새싹 같습니다.
설탕을 캐러멜라이징 달콤한 토칭한 아래에는 크리미 한 고소함이 있고, 밀크티는 너무 달지 않아서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크림브륄레는 커스타크 크림의 표면에 사탕처럼 단단한 막이 캐러멀라이징 되어 있는 형태를 먹어 본 적 있는데요. 이 크림 브뢸레 티라테는 음료라서 그런지 단단하지는 않고 크림 위에 막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겉은 달달 속은 뻣뻣하다 음흉한 걸까?
한껏 달달함을 즐기고 난 뒤라 그런지
밀크티는 왠지 씁쓸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부드러운 크림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쌉쌀하고 떫은 것이 헤어짐을 깔끔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왠지 매력있는 나쁜 남자 같은 밀크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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