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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공부

우리나라 차례(茶禮)에는 왜 차(茶)대신 술이 사용되었을까요?

by HEEHEENE 2023.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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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그리고 차례주?

설날입니다. 설날은 낯설다의 '설다'라는 의미를 가진 '낯선'  '날'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면서 가족친지들이 모여서 설날 아침에 차례를 지내곤 하는데요. 요즘은 차례를 지내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까치설에 열심히 시골길을 달려가서 다음날 지내는 차례에 참가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신기했던 것이 차례인데 우리는 왜 정종으로 차례를 지내는 걸까? 싶었습니다.

게다가 차례주로 알려진 정종들은 대부분 일본술인 사케의 일종이고, 우리나라 정통술은 약주라고 지칭한다는데요. 뭔가 이상해 보입니다. 이런 의문을 품은 것은 사실 제가 정종맛을 좋아하지 않기 때분인데요. 차라리 우리나라 전통 소주를 들고 하거나 막걸리로 했으면 하는 마음도 있습니다. 아무튼 술은 그렇다 치고 차례라는 이름은 어디서 나왔기에 우리는 차도 사용하지 않으면서 차례라고 하는 것일까요?

유교적인 차례

차례

'한국민족문화 대백과사전이나 '대한민국정책브리핑'이라는 사이트를 보면 지금은 차례를 설과 추석에만 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예전에는 삼짇날, 대보름, 단오, 유두, 칠석, 섣달그믐에도 지냈었다고 합니다. 중국의 송나라 주자가 작성했다는 '가례' 중에서 참례, 천신례에서 차를 올리는 풍습이 있는데 이를 들여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주장에 따르면 이름만 들여왔을 뿐 17세기의 기록에 따르면 처음부터 차를 사용하지 않고 술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불교의 다례? 차례

그런데 여기에 상반되는 주장이 있어서 소개합니다. 불교신문의 2005년 기사중 태고종의 열린 서원에서 주장하는 술대신 차를 올리자라는 기사가 있습니다. 위의 주장에서는 주자의 '가례'에 따라 설날 차례가 시작되었다지만. 열린 서원의 법현스님의 한 계례신문과의 인터뷰 내용에 따르면 신라시대 경덕왕 시절 충담스님께서 미륵세존에게 차를 올리는 '다례'가 차례의 시초라고 주장합니다. 이후에도 차를 올렸지만 왜란과 호란으로 인해서 차밭이 불타고 경제가 나빠지면서 차가 귀해지면서 숭늉이나 술을 올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현대적으로 살펴보는 차례

이 주장들이 상반되는 면이 있는데요. 왜란과 호란이 있기 전에는 차를 차례상에 올리기도 했다는 주장과 17세기의 유학자의 차 대신 술을 사용한다는 내용은 일치하는 것 같습니다. 참고로 1969년에 가정의례준칙이 생기면서 홍동백서나, 마늘, 고춧가루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는 차례상차는 방법은 성균관유도회 총 본부장님의 KBS와의 2022년 9월의 인터뷰를 통하면 의미가 없으며 살아생전 조상님이 드시던 음식을 차리는 것으로 간소화하면 된다고 합니다. 심지어 1200년 전 주자는 차례를 지내야 하는 시기에 여행을 가는 것이 가능하냐는 제자의 질문에 가능하다는 대답을 했다면서 여행을 가서 조상을 기리는 시간을 보내면 예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충고도 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기사와 사이트의 내용을 살펴보았고, 불교식 다례까지 살펴보았지만 어떤 차(茶)를 차례상에 올렸는지는 중국 차례상을 찾아봐도 알 수 없었습니다. 즉, 유교적인 접근을 해도 특별히 과거의 기록에 매이지 말고 생전의 조상님께서 즐겨 드셨던 음식을 권하는 것을 보면 특별히 정해진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이 내용에 따르면 생전에 피치우롱티를 좋아하셨다면 올려도 무방한 것 같은데요. 복숭아같은 것이 제사나 차례상에 올리지 못하는 것도 미신이라고 합니다. 지금 유행하는 차를 올려도 상관이 없지만, 가장 좋은 것은 세대 간의 연결을 위해서 사진 속의 어르신들과 함께 마셨던 차를 올리면서 함께 기억을 나누는 것이 차례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우리 집에서 나중에 사용할 차(茶)는?

브루티코 모로칸민트 티브루티코 모로칸민트 티브루티코 모로칸민트 티
브루티코 모로칸민트 티

그러면서 저희 집에서 어르신들이 돌아가시면 올릴 차가 떠올랐는데요. 저희 어른들께서는 영국의 브루티코의 모로칸민트티를 좋아하시기 때문에 명절이면 이 차를 마시면서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전해야겠습니다. 가끔은 좋아하시던 콜롬비아 원두의 핸드드립커피를 올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기도 하군요. 

 

아무튼 결론입니다.

차례는 불교쪽에서는 신라시대부터 다례라는 이름으로 있었고, 조선시대에는 불교식 제사를 억제하면서 주자가 쓴 가례라는 책을 통해서 예를 지내는 것을 정리했는데 여기에 차례라는 단어가 도입되었습니다. 그에 따르면 조상님을 생각하는 마음에서 간단하게 차와 다과로 사용하면 되었고 중국에서는 원래 차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조선 초기에 대한 기록은 찾을 수 없지만, 왜란과 호란 이후로는 숭늉이나 술을 올렸다고 합니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불교계중에서 술대신 차를 사용하기를 권하는 곳도 있습니다. 각자의 집에 따라 좀 더 자유로운 선택을 해도 조상님에 대한 예에 어긋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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