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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마시다/티탐구생활

[오룡차] 어른들의 장농에 몇 년간 숨어 있던 동방미인을 찾았습니다

by HEEHEENE 2021.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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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차를 공부한다고 설치고 다녔더니 집안 어른들도 여기에 호응해서 집에 숨어있던 차를 찾아서 보여주신다. 

"예전에 중국 여행 갔을 때 샀던 건데 이거 무도되는지 모리겠다"

"뭔데요? 이 한자가 뭐꼬?"

"동. 방. 미. 인 이네"

"네? 동방미인? 중국에서 대만 우롱차를 사셨네요"

"내야 모리지. 그냥 좋은거라케가 샀다."

 

어른이 중국에 여행 가신 지가 적어도 10년은 지난 것 같은데 먹어도 되는 차인지 알 수가 없지만 어른들과 나눠서 마셔보았다.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약간 나무향이 있기는 하지만 은은하게 꽃향과 과일향이 풍겨왔고 속도 불편하지 않고 편안했다. 추운데 속이 따뜻해지는 느낌도 있어서 나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거 가가라 우리는 커피 물란다."

득템 했다.

 

그래서 집에 가져와서 최근에 얻었는 최근 동방미인과 비교해 보았다.

동방미인

큰 차이는 없어 보이지만 수업에서 받은 동방미인이 백호가 좀 더 많고. 꽃향과 더불어 풀향이 난다.

어른의 동방미인은 검은색이 더 많고 잎도 더 커 보인다. 꽃향은 약하고 은은하고 나무향이 난다.

 

2.5g씩 개량을 해서 250ml의 95도 뜨거운 물을 부어서 3분간 우려냈다. 

우려 지는 동안 수업에 받은 잎은 부서지는 잎이 많다. 유념을 강하게 한 모양이다.

어른의 찻잎은 잎의 형태가 온전하다. 유념의 방법이 세월이 지나면서 바뀐 것일까? 아니면 중국에서 대만의 동방미인을 흉내 낸 것일까?

동방미인은 다른 이름으로 백호 오룡이라 불리는 대만의 대표적인 청차이다. 청차는 녹차와 홍차의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는 차로서 산화가 10~80%까지 다양하게 하면서 독특한 향과 맛을 내는 차이다. 이 동방미인은 대만의 베이푸 마을에서 생산을 한다. '소록 엽선'이라는 벌레가 찻잎을 갉아먹어서 성장을 방해받아 얼룩덜룩해지고 가지도 쪼그라드는 데 독특한 과일향과 나무향이 난다. 이 벌레를 죽일 수가 없어서 농약을 사용할 수 없는 차이며, 산화도는 60~85% 정도로 홍차에 가깝게 산화를 한다

수업에 받은 동방미인의 황갈색의 수색이 좀 더 진하다. 찻잎의 유념이 강해서 이런 효과가 나는 듯하다. 찻잎에서는 꽃향처럼 느꼈지만 찻물에서는 과일향과 풀향이 난다. 그래서 유럽에서는 머스켓 향과 비슷하다해서 인기가 있다. 그 뒤로 훈연 향이 나고 맛에는 산미가 약간 있으며 쓰거나 떫음은 잘 느껴지지 않는다.

어른의 동방미인은 수색이 비교적 연하고 과일향보다는 꽃향처럼 느껴진다. 훈연 향이나 과일향은 잘 느껴지지 않고 목재 향이 연하게 후향을 책임진다. 산미는 없고 그저 구수하고 단맛이 더 강하다. 

좌측이 신선한 동방미인 우측이 오래된 동방미인

식으면서

신선한 동방미인은 꽃향이 좀 더 많이 나고

오래된 동방미인은 과일향으로 변화를 보인다.

 


수업에서 청차는 산화가 되지 발효는 되지 않기 때문에 오래 묵으면 안 된다고 배웠다. 길게 봐도 3년이라고 들었는데 명확히 유통기한이 지난 차이지만 나쁘지 않았다.

지금은 비교를 위해서 홍차를 우리들 누렸지만 이 동방미인은 유념이 강하지 않아서 뜨거운 물을 빠르게 여러 번 우려서 마시는 개완이나 자사호를 사용하는 공부차 방식이 더 맛이 낫다.

도구가 없어서 어른들과 마실 때에는 아무 찻그릇과 구멍 있는 밥주걱으로 비슷하게 네 번까지 우렸었고, 2,3번째 우렸을 때가 가장 맛도 향도 좋았다. 네번째 우렸을 때는 목재 향만 많이 나서 더 이상 우리 지는 않았다.

 

장롱 속에 숨어 있는 오래된 오룡차가 어느 집에 있을지 모른다. 버리지 말고 한 번쯤 우려 마시면서 몸도 데우고 차에 대해 이야기해보는 것을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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