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현의 커피 한잔이라는 노래 가사에는 엽차 한잔을 시켰다는 말이 나옵니다.
커피 한잔을 시켜놓고, 그대 올 때를 기다려봐도, 웬일인지 오지를 않네, 내속을 태우는 구려
8분이 지나고 9분이 오네, 1분만 지나면 나는가요. 정말 그대를 사랑해, 내 속을 태우는 구려
오 그대여 왜 안오시나. 오 내 사랑아 오 기다려요. 불덩이 같은 이 가슴
엽차 한잔을 시켜봐도 보고 싶은 그대 얼굴, 내 속을 태우는 구려
다방에서 커피 한잔 마시고 기다리다, 이제 가야지 하다 싶다가도 괜히 엽차 한잔 더 주세요 하면서 자리를 일어서지 못하는 애타는 마음을 표현한 가사입니다.
여기서 엽차는 당시에 다방이나 식당에서 무료로 주는 정수기 물 같은 개념입니다. 가끔 녹차로 해석하는 경우도 있지만 돈을 내고 마시는 차가 아니라는 점에서 녹차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엽차는 녹차밭에서 상품성 있는 찻잎은 손으로 일일이 딴 뒤, 여름쯤 웃자란 찻잎을 기계로 적당히 수확을 해서 만든 녹차입니다. 줄기나 큰 잎들이 많아서 가격은 저렴하고, 쨍한 맛은 없지만 오히려 단맛이 높고 카페인은 적은 차입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다방이나 식당에서 대량으로 끓여두고 손님들께 제공한 차입니다.
저도 어린 시절 식당에서 엽차를 마셔본 기억이 있어서 추억을 되새기며 이번에 인터넷으로 엽차를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마셔본 엽차에 대해서 리뷰합니다.
처음에는 엽차를 구하기 위해서 식품매장이나 차 판매하는 곳을 찾아다녔지만 구하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인터넷에서는 쉽게 그러고 저렴하게 구매가 가능했습니다. 제가 구매한 엽차는 100g에 4000원입니다. 택배비가 들었지만 부담 없는 가격이었습니다. 게다가 2g의 찻잎으로 2L의 엽차를 만들기 때문에 가성비는 최강의 차입니다.
일체 광고나 협찬은 받지 못한 개인적으로 호기심에 제 돈 주고 구매한 제품입니다.
크기 비교를 위해서 2L 생수와 함께 두었습니다. 100g인데 꽤 크죠?
한참을 먹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품 가격은 4000원인데 쿠폰으로 할인해서 3000원입니다만 배송비가 3000원이라 6000원입니다.
오프라인에서 구입은 힘들기 때문에 6000원으로 생각하는 편이 나을 듯합니다.
원래 엽차는 3g이면 물을 3000ml를 넣어야 합니다.
사진에 보이는 정도가 3g입니다. 일반적인 차가 저 접시에 바닥에 깔리는 정도이니 부피가 굉장히 크죠.
나뭇가지도 보이고 잎 하나하나도 길거리에서 보이는 가로수의 잎의 크기입니다.
테스트를 위해서 품평 배를 사용해서 일반 차처럼 우려 보았습니다.
엽차 3g, 95도, 150ml, 3분간 울렸습니다.
찻물은 밝은 형광 연두색을 보이고, 약간의 찌꺼기가 있습니다.
그 맛은 약간의 신맛, 그리고 떫음과 쓴맛은 크지 않고 구수함과 단맛이 있습니다.
그 향이 일반 차와는 조금 다르네요. 솔잎 같은 향과 나무향이 납니다.
그다지 유쾌한 향과 맛은 아닙니다.
한두 잔의 엽차를 만들려면 저 찻잎의 2~3개 정도만 넣으면 적당합니다.
그리고 보리차 끓이듯 하라고 적혀 있습니다만 저는 3분 정도 끓입니다.
그러면 약간 녹황색을 보이는 색을 보입니다. 향도 풀내가 사라졌습니다.
맛은 구수하면서 단맛이 더 많아졌습니다.
혀를 살짝 조으는 카페인의 떫음이 있지만 녹차처럼 분명할 정도로 강하지는 않습니다.
특히 끓여낸 뒤 뜨거울 때 마시면 기분 좋은 질감입니다.
예전에는 이렇게 생긴 엽차 잔에 엽차를 한잔 서비스로 주었습니다.
다이소에서 천 원에 구입할 수 있는 잔으로 분위기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특별한 향미를 자랑하는 싱글 티는 아닙니다만 요즘 집에서 부담 없이 마시기 좋아서 집에서 자주 마시는 차는 이 엽차입니다. 가격도 좋지만 구수하고 단맛이 있어서 뜨겁게도 혹은 식어서 차갑게도 마시기 편한 차입니다.
현미녹차는 너무 구수해서 부담스럽고,
일반 녹차는 너무 진한 향에 부담스럽다면,
좋은 차는 너무 높은 가격에 부담스럽다면,
저렴하고, 부담 없는 엽차가 갈증을 해소하기에 적당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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