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이 피어 있는 건 고작 닷새뿐이라는 얘기야. 삼백예순 다섯 날 빼기 삼백예순 날이면 닷새, 그것도 한 송이라 치자면 딱 사흘뿐이야. 진짜. 사흘 그리곤 똑똑 떨어진다고. 똑똑. 그 큰 것이 말이야. 아휴. 모란이 아름다운 건 그 때문이야. 지고 나면 삼백예순 날을 기다려야 해서. 긴 기다림이 있어서 더 아름다워지는 거지. 그런데 모란이 진짜로 아름다울 때는 언제인 줄 알아?"
-빵 좋아하세요? 단팥빵과 모란 중에서 -
수목원에 들렀습니다. 지난 해에는 여유가 있어 매달 수목원에서 사진도 찍곤 했는데 희한하게 모란이 필 타이밍을 맞추지는 못했습니다. 꽃 중에 꽃이라는데 타이밍 맞추기가 어렵더군요.
붉은색 모란과 흰색 모란이 있었습니다. 일 년에 딱 사흘 그중에 하루가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사실 꽃의 모양은 저의 취향은 아니지만 귀한 모란의 사진을 사용하기 위해서 모란에 관련된 시나 소설을 찾아보았는데요. 의외로 많지 않습니다. 제가 주로 가는 도서관에는 딱 한 권이 있었습니다.
빵 좋아하세요? 단팥빵과 모란
모란을 찾았지만 의외로 답은 단팥빵이 나왔습니다.
'빵 좋아하세요? 단팥빵과 모란' 이라는 소설이 있었습니다.
이 소설은 2021년에 출판한 소설입니다.
구효서 작가님은 빵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빵을 좋아하는 소설가라서 빵에 관련된 소설을 썼다고 합니다.
빵 먹듯 쓴 소설 단팥빵과 모란 입니다.
단팥빵과 모란 줄거리
미르는 폐암이 걸려서 시한부인 엄마의 마지막 소원이라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단팥빵'을 찾기 위해 미국에서 한국으로 옵니다. 전국에 있는 단팥빵 맛집을 돌아다녔지만 엄마가 원하는 단팥빵은 찾지 못했고, 소문을 따라 초고수가 만든 전설의 단팥빵이 있다는 목포의 나무개제과점에 당도합니다. 하지만 단팥빵은 없었고 전설의 고수는 우당이라는 제빵사가 10년 전에 만들었고 이후로는 잠적해서 전설의 단팥빵은 만들지 않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언젠가 찾아올 수 있는 우당을 기다리기 위해서 미르는 제과점에서 일을 하면서 우당을 기다리게 되는데 그 전설의 고수는 바로...
저도 빵을 좋아하는 입장이라서 그런지 빵을 좋아하는 작가님의 글 속에 있는 다양한 빵의 등장과 전국의 단팥빵에 관한 이야기에 읽기가 편했습니다. 그리고 적당한 로맨스와 반전이 있는데요. 그래서 전체 줄거리를 소개하면 오히려 소설을 읽는데 방해가 될 것 같아서 필요한 만큼만 소개했습니다.
인터넷을 검색하며 대구, 부산, 전주, 원주를 오르내렸다. 팥소와 빵살이 분리되면서(밀가루는 부풀고 팥소는 졸아들어) 형성된 빵 내부의 큰 공백 때문에 한번 찌그러지면 여간해서는 원래 모양으로 복원이 안되던 대구의 '옛날 단팥빵', 우리밀 특유의 날내가 오히려 그럭저럭 인상적이었던, 그러나 오븐이 아닌 찜통에 쪄냈던 부산의 '시골 단팥빵' 기포가 지나치게 곱고 첨가물이 많아서 폭신 폭신한 익스프레스 웨이팅 라운지 브레드라고 이름 붙여야 할 것 만 같았던 전주의 '차부 단팥빵', 술지게미와 생막걸리로 반죽했다는 원주의 '양조장 옆 단팥빵'
-단팥빵과 모란 중에서-
소설 속에서는 제가 살고 있는 대구 지역의 단팥빵도 소개하는데요. 아리랑단팥빵과 근대골목단팥빵도 있지만 그중에서 정말로 한번 찌그러지면 모양 복원이 안 되는 단팥빵이 있습니다.
빵장수 단팥빵
통팥 단팥빵은 개당 2500원인데요. 사진에 보이시나요?
빵은 얇고 빵과 팥소 사이가 붕 떠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초기에는 이렇게 붕 떠있지 않고 눌러서 납작하게 판매한 적도 있어서 단팥빵인지 호떡인지 헛갈릴 때도 있었답니다.
아무튼 이 단팥빵은 사서 들고 올 때 신줏단지 모시듯 조심해서 들고 와야 하는데요. 조금만 눌리면 소설 속 내용처럼 모양이 복원이 안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매장에서 밀크티류가 있으면 함께 마시려고 했는데 말이죠 우유나 카페라테는 있지만 밀크티류는 없더군요. 단팥빵이라면 우유나 밀크티가 좋고 그중에서 단맛이 적은 밀크티가 좋은데요. 마땅한 음료를 판매하는 곳이 없군요. 그래서 직접 개발해서 만들었습니다.
현미 말차 밀크티
다양한 밀크티를 만들면서 달달한 단팥빵과 어울리려면 음료는 단맛보다는 구수함이 많아야 하면서도 깔끔한 맛이 좋을 것 같습니다. 설탕이 들어가지 않으면서도 완성도가 높기 위해서는 현미녹차밀크티가 좋은데요. 그대로 사용하기보다는 말차를 섞어주면 좀 더 완성도가 좋으면서 팥소와 잘 어울리는 밀크티가 됩니다.
현미 말차 밀크티 |
현미녹차 티백 1개 따뜻한 물 50ml 말차 2g 얼음 가득한 잔 460ml 우유 150ml 토핑용 말차가루 약간 |
1. 현미녹차를 따뜻한 물 50ml에 3분간 우려냅니다.
2. 여기에 말차 2g을 넣고 잘 섞어 줍니다.
3. 얼음이 가득한 잔에 거품 낸 우유 150ml를 넣고
5. 여기에 현미녹차말차를 부어줍니다.
6. 우유거품 위에 말차가루를 뿌려서 완성을 합니다.
모양을 위해서 말차가루를 뿌리고 층분리가 되도록 만들었지만
마실 때는 가볍게 저어주면 됩니다.
일반 말차밀크티 같죠? 맛을 보면 그보다는 조금 더 구수함이 더해져서 말차의 풀향이 조금 적습니다.
그래서 단팥빵 같은 달달한 팥소와 마시기 편합니다.
당류가 더해지지 않으면서 완성도가 있는 밀크티입니다.
누구든 쉽게 만들 수 있도록 레시피를 올렸습니다.
달달한 디저트를 판매하는 곳이라면
구수한 맛이 특징인 현미말차 밀크티 판매해주시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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