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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집과 차제품

[겨울 시 그리고 TEA] 이 가을에 겨울사랑으로 겨울 일기를 쓰다 - 문정희 지금 장미를 따라 - 로네펠트 윈터드림(Winterdream)

by HEEHEENE 2022.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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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은 몸이 움츠러 들면서 차 한잔하면서 책 읽기 좋은 계절인데요. 겨울에 생각나는 시가 무엇이 있을까요? 시인들도 겨울이면 시감이 많이 떠오르는지 다양한 시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한동안 다양한 시인들의 겨울 시를 소개해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주는 예전에 캘리그라피를 잠깐 배울 때 많이 썼던 겨울사랑을 지은 문정희 시인의 '지금 장미를 따라'에 포함되어 있는 가을과 겨울 시를 소개합니다.

문정희 지금 장미를 따라
문정희 지금 장미를 따라

겨울 사랑 

겨울 사랑
- 문정희-

눈송이처럼 너에게 가고 싶다

머뭇거리지 말고

서성대지 말고

숨기지 말고

그냥 네 하얀 생에 속에 뛰어들어

따스한 겨울이 되고 싶다

천년 백설이 되고 싶다.

짧은 시이지만 각 행마다 한 줄씩 더 띄운 부분이 핵심이라고 여겨지는 시입니다.

단숨에 읽기보다는 한 줄 한 줄 읽고 잠시 틈을 주면서 읽으면 

어떤 면에서는 사랑에 빠진 소녀같은 바알간 볼을 보는 것 같은 간지러움이 느껴지기도 하고

어쩌면 사랑을 잃어버린 우울함을 승화시키는 노인의 눈빛같은 이중적인 느낌이 나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느낌이 드시는 가요? 

따뜻한겨울인가요? 천년 백설인가요?

이 가을에

이 가을에
-문정희-

사랑이여 
나는 
말간 하늘에 숨이 막혀
끝없는 수마에 잠겨 드느니

밤에는 장작이 쪼개지는 
비명으로 일어나
사라져 가는 모든 슬픔
사라져 가는 모든 아름다움을
홀로
뜨거이 만져 보느니

이 가을에
나는 자꾸만 혼절하느니

사랑이여
돌개바람으로 스쳐간
네 짧은 가을 사랑이여

아직은 겨울이라기에는 조금 덜 익은 가을, 차가운 방바닥에 무거워지는 눈꺼풀을 엉덩이와 함께 들어 올려 아궁이로 향합니다. 감기에 걸리지 않기 위해 아궁이에 불을 때면서 아른거리는 불꽃에 괜스레 감성이 살아나고, 이성은 기절하는 듯하여 잊힌 옛사랑이 바람에 스쳐 지나가는 듯합니다. 

이 시는  읽으면 떠오르는 풍경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비슷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겠죠. 공감할 수 있는 장면을 단어와 문장으로 아름답게 표현하는 재주는 부럽기 그지 없습니다.

겨울일기

겨울 일기
-문정희-

나는 이 겨울을 누워 지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려
염주처럼 윤나게 굴리던
독백도 끝이 나고
바람도 불지 않아
이 겨울 누워서 편히 지냈다

저 들에선 벌거벗은 나무들이
추워 울어도
서로서로 기대어 숲이 되어도
나는 무관해서

문 한 번 열지 않고
반추동물처럼 죽음만 꺼내 씹었다
나는 누워서 편히 지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린 
이 겨울

반추동물은 되새김질하는 동물로 소, 양, 사슴, 낙타, 기린 등이 있습니다. 

'문 한 번 열지 않고... 나는 누워서 편히 지냈다'라는 문구에 지독한 우울감이 유난히 겨울이라는 계절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던 추억이 떠오릅니다. 뇌 속에서 그리고 나의 허리와 무릎에서도 나사가 몇 개 정도 빠진 듯이 삐꺽거림에 따끈한 전기요에서 근손실에 빠져 있던 몇 달간은 이대로 미라가 되는 건 아닌가 했었네요.

차라리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렸다는 핑계라도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죠. 

 

로네펠트 윈터드림

봄과 여름의 시는 바깥으로 향하는 기분이지만 가을과 겨울의 시는 방 안으로 들어오는 것 같은데요.

이런 감성적인 시들과 어울리는 차가 무엇이 있을까요?

제가 가진 다양한 차를 찾아보다 재미있는 이름이 있는 차를 찾았습니다.

회사는 독일의 차회 사인  로네펠트사의 윈터드림이라는 차입니다.

로네펠트 윈터드림로네펠트 윈터드림로네펠트 윈터드림
로네펠트 윈터드림

원재료는 루이보스(남아프리카) 93%, 블랙베리 잎 (불가리아) 2%, 천연 오렌지 향 (독일) 2%, (오렌지향, 오렌지주스 농축), 시나몬(태국), 만다린 오렌지 껍질 (스페인), 크로브 (마다가스카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다양한 재료가 있는데요 향료로 오렌지향이 들어 있고 오렌지 껍질과 시나몬과 크로브가 향신료의 향을 더한 카페인이 없는 가향 루이보스 티입니다.

로네펠트 윈터드림로네펠트 윈터드림
로네펠트 윈터드림

150ml의 뜨거운 물에 3분간 우려내었습니다.

붉은색의 수색에 마치 향을 피운듯한 향신료 향이 은은하게 우러나옵니다. 차이 비슷한 향일 것 같지만 입에 닿으면 콧속으로 오렌지향이 들어옵니다. 달콤한 오렌지향이 기분을 상쾌하게 해 줍니다. 말끔한 루이보스는 카페인이 없는 쿠션 같은 녀석입니다. 그래서 이 차는 이불과 전기방석이 있는 오렌지 색깔 소파 같은 차입니다.

따끈하게 드러눕고 싶은 로네펠트의 윈터드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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