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었다 늦었어~" 모자를 쓴 토끼가 회중시계를 보면서 소리를 치다 토끼굴로 달려가고 앨리스는 그 뒤를 따라가다 이상한 나라에서 카드여왕을 만나거나 체샤고양이를 만나는 이야기를 영화나 애니메이션에서 보았었는데요. 그러고 보니 책으로 직접 읽은 기억이 없군요.
도서관에서는 초등학생 자료로 분류가 되어 있습니다. 큰글씨 버전은 종합자료실에서도 찾을 수 있었는데요. 실제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영국에서 빅토리아 여왕 시기에 수학자인 루이스 캐럴은 자신이 소속된 대학 학장의 세 딸들에게 이야기를 해줍니다. 이중 둘째 딸인 캐럴이 이 동화의 주인공인 '앨리스'의 뮤즈가 되었다고 합니다. 아이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인 만큼 교훈적인 내용을 더해서 성장형 내용이기도 하지만 격변의 시기였던 당시의 영국의 사회를 풍자하는 내용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다양한 말장난을 대화나 시부분에서 논리의 비약적인 부분을 보여주기도 한다고 합니다만 저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제가 고전에 속하는 동화에서 찾고 싶은 것은 영화나 애니에서 보던 것과 같을까 하는 부분과, 차를 마시는 것이 귀족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시대였던 빅토리아시대에서 언급된 차는 어떻게 표현되었을까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영화 vs 책
영화나 애니에서 본 기억에서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주요한 내용은 모자장수와 토끼와의 다과회에서 하트여왕을 만나고 여왕의 크리켓 경기와 재판과정정도가 언급됩니다. 그리고 보통 여왕은 강력한 힘을 가진 인물로 묘사됩니다.
하지만 동화에서는 토끼를 만나는 장면은 같지만 토끼 굴에서 떨어지는 과정은 생략이 되었는데요. 그 끝이 없는 굴을 내려가면서 마치 인터스텔라 영화에서 처럼 찬장에서 비어있는 오렌지마멀레이드를 꺼내서 보고 다시 넣기도 합니다. 시공이 엉킨 공간처럼 묘사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느 방에서 그녀는 '나를 마셔요' 라고 적혀있는 병을 발견하는데요.
그래서 앨리스는 용기를 내 살짝 맛을 보았는데 맛이 아주 좋았다(마치 체리파이와 커스터드, 파인애플, 칠면조구이, 토피사탕과 버터를 바른 토스트를 섞어놓은 듯한 맛이었다.)
이 책을 읽은 큰 이유가 이 구절이었는데요. 이 맛이 떠오르는 차는 구할 수 없기 때문에 생략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 음료를 마시고 몸이 작아졌다가, 다시 케이크를 먹고 몸이 커져버립니다. 너무 커져 버린 몸 때문에 울기도 하고, 구구단도 이상하게 외워지고, 모든 것이 이상해집니다. 부채를 들어서 몸이 작아지는데 성공을 합니다만, 자신이 커진 상태로 울어서 만든 눈물의 웅덩이에 빠지고 맙니다.
여기서 생쥐와, 앵무새, 도도새 등을 만나서 몸을 말리는데 성공합니다. 몸의 크기가 다시 커졌다가 작아지면서 이번에는 애벌레를 만나게 되는데요. 그의 조언으로 버섯을 먹고 이번에는 목만 길어져서 비둘기에게 뱀이라는 오해를 받게 됩니다. 다시 버섯을 먹고 제 키를 찾은 앨리스는 4피트 크기의 작은 집을 발견하고 찾아갑니다. 여기에는 공작부인과 체셔고양이가 살고 있습니다. 아기를 안고 있던 공작부인은 여왕의 크로케 경기에 갈 준비로 아기를 앨리스에게 맡겼는데, 아기는 어느 순간 돼지가 되어 버리고 떠납니다.
나무 위의 체셔 고양이의 조언으로 삼월토끼와 모자장수의 다과회의 장소로 가게 됩니다. 이쯤에서 차에 관한 말이 나올까 하지만 겨울잠쥐와 토끼, 모자장수는 차를 마시는 시간에 모여서 이야기는 하지만 차를 마시지는 않습니다. 심지어 찻잔을 씻을 시간이 없다면서 깨끗한 잔이 필요하면 옆자리로 옮기는데요. 대체 뭐 하는 건지 헛갈릴 때쯤 앨리스는 다과회를 떠나고 토끼와 모자장수는 차 주전자 속으로 겨울잠쥐를 쑤셔 넣고 있습니다.
그리고 앨리스는 크로케 경기를 하고 있는 정원에 도착을 합니다. 어쩌다 경기에 참가한 앨리스는 홍학을 쥐고 고슴도치를 치려고 합니다만 마음대로 될 수가 없죠. 여왕은 사방에 '목을 베어라' 라고 외치는데 정작 한 명도 두려워하지는 않습니다. 체셔고양이의 목을 베기 위해 사형집행인이 오지만 몸이 없어진 체셔고양이의 사형집행에 대해 곤란해합니다.
경기는 계속되고 앨리스를 제외한 모든 선수는 감옥에 갇히고, 골대역할인 병사들은 가두는 일에 바빠서 골대도 없어져 버립니다. 경기가 멈추자 여왕은 앨리스를 그리핀에게 데려다줍니다. 그리핀과 함께 가짜거북이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갑자기 재판이 시작됩니다.
재판은 타르트를 훔친 하트잭이 피고인이라고 하지만 이 역시 엉망진창이 되어가운데 갑자기 커진 앨리스가 증인이 되어서 재판장을 더욱 엉망이 되고 맙니다. 정작 타르트는 탁자 위에 있는데 여왕은 "저 애의 목을 쳐라"라고 하소리를 지르고 카드와 싸우는데 언니가 앨리스를 깨웁니다. 앨리스는 차를 마시러 가고, 그 자리에 앉아지는 해를 보다 꿈을 꾸는데 동생 앨리스가 꾸었던 꿈속의 인물들을 다시 만나게 됩니다
줄거리를 정리해 보았습니다만 정리하면서도 정말 뭐가 뭔지 모르겠는 이상한 나라의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많은 인물들을 만나지만 정상적인 인물도 없고 이해가 되는 대화도 없습니다. 각자 모두는 자신의 생각과 상상에 빠져서 떠들어 대고, 희한하게 사건은 진행이 됩니다. 하도 이상해서 앨리스가 커지고 작아지는 것이나, 토끼가 재킷을 입고, 말을 하고, 시계를 보는 것 정도는 이상한 나라에서는 상당히 정상적으로 보이는군요.
그리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읽으면서 저는 어떤 차를 마시는가에 대해서 집중해서 보았는데요. 차를 마셔야만 한다는 말을 자주 나오고 다과회를 한다는 말은 하지만 실제로 차를 한잔도 마시지 않는 것 또한 이상한 나라의 다과회인 것 같습니다.
이상한 허브티 레몬그라스 티
차에 관한 이야기는 많이 나오지만 정작 차가 한 잔도 없는 이상한 나라를 다니는 앨리스에게 주고 싶은 차를 한 잔 만들어야겠습니다. 겨울잠쥐로 만든 차를 마실 수는 없으니까요.
이상한 나라를 읽고 일반적인 홍차를 마신다면 그것도 이상한 일일 것 같습니다. 차이지만 차 같지 않은 허브티 그중에서도 제가 이상하게 생각하는 녀석은 레몬그라이스티입니다.
앨리스가 키가 길쭉하게 길어지는 것을 보면서 레몬그라스의 풀잎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레몬그라스는 똠얌 꿈같은 데서 산미와 레몬향을 넣는 데 사용되기도 하는 식재료인데요. 차로 마시면 레몬향과 풀향의 비누를 마시는 기분이 듭니다. 맛은 약간의 산미와 함께 오일리한 질감이 있으면서 질감은 묽은 편입니다. 보통은 레몬향을 더할 때 조금 블렌딩을 하면 마치 천연향료를 넣은 듯한 진한 레몬향을 즐길 수 있습니다.
블렌딩 하지 않은 레몬그라스 티를 앨리스에게 준다면 왠지 목이 길어질 것 같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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