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시킨
어린 시절 이발소에 가면 액자나 거울에서 자주 본 시는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라는 시였습니다. 푸시킨의 본 이름은 알렉산드르 세르게예비치 푸시킨으로 1799년 몰락한 귀족 가문의 장남으로 태어났습니다.
고전주의에서 벗어난 사회비판적이면서 사실주의적 러시아 문학의 황금기를 열었다고 합니다. 그는 시를 통해 러시아 국민의 삶을 조명하려 했고 결국 황제 알렉산드르 1세의 명으로 남러시아로 추방되었습니다. 그때 쓴 시가' 파도나, 누가 너를 멈추게 했느냐'라고 합니다.
1825년 12월 14일 러시아에서는 데카브리스트 봉기가 일어났지만 결국 실패했으며 그의 친구들 중 많은 수가 처형당했습니다. 푸시킨을 여기에 참가하지 못했으며, 당시의 친구들과 자신의 처지에 대한 비애가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라고 합니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시집 내의 시
파도야, 누가 너를 멈추게 헸느냐
푸시킨
파도야 ,누가 너를 멈추게 했느냐
누가 너의 힘찬 흐름에 족쇄를 채웠고
누가 너의 포호햐는 물살을 막고서
고요하고 탁한 연못을 만들었느냐?
누구의 마법 지팡이가
내 희망과 슬픔과 기쁨을
격렬한 영혼과
나른한 권태 속으로 잠재워 버렸느냐?
바람아 불어라, 물결아 일어나라
파멸의 요새를 부셔버려라
자유의 상징, 너 뇌우는 어디에 있느냐?
속박당한 물 위로 어서 달려가거라
(1823)
전제국가였던 시절에 황제의 권위에 대항하는 듯한 느낌이 여실히 느껴지는 시입니다.
오! 장미 아가씨, 나는 묶여 있는 몸
푸시킨
오! 장미아가씨, 나는 묶여 있는 몸
그러나 당신의 밧줄을 사용하지 않을 테요
월계수 덤불 속의 종달새는
숲 속 가수들의 깃털 우두머리 아니겠소
거만하고도 아름다운 장미 곁에서
달콤한 구속을 만끽하듯이
사념의 밤 어둠 속에서
당신을 위해 다정한 노래 부르듯이
(1824)
정치적이거나 사회적인 내용만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사랑의 노래조차 그다지 부드럽거나 달콤하기보다는 거친 느낌이 있습니다.
젊은이들의 사랑이라고 해야 할까요?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푸시킨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우울한 날에는 참아라
기쁜 날은 반드시 올 터이니
마음은 미래에 사니 현재는 항상 어두운 법
모든 것 한순간에 사라지나
지나간 것 모두 소중하리니
(1825)
이 시는 친구들이 봉기에 실패하고 본인은 봉기에 참가를 하지 못하면서 복합적인 슬픔에 잠긴 동안 시입니다. 제가 마음에 드는 글귀는 '마음은 미래에 사니 현재는 항상 어두운 법 모든 것 한 순간에 사라지나 지나간 것 모두 소중하리니'라는 부분입니다.
현재의 어두운 마음을 부정하지고 극복하지도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며 지나간 것들에 대한 후회보다는 모든 것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애처로우면서도 이런 것이 삶이 아닌가 하면 위로를 받는 것 같습니다.
나는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사랑은 아마도
푸시킨
나는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사랑은 아마도 아직
내 영혼 속에서 완전히 꺼지지 않았을 겁니다
그러나 내 사랑이 더 이상 당신을 괴롭게 하지 않을 겁니다.
어떤 경우에도 당신을 슬프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나는 당신을 말없이 희망 없이 사랑했습니다.
수줍기도 했고 질투심도 있었지만
나는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이렇게도 진실하게 이렇게도 부드럽게
다른 사랑을 하더라도 신의 가호가 있기를 바라는 것처럼
(1829)
사랑을 했다고 합니다. 과거형입니다.
하지만 미련은 남았지만 질척임을 없습니다.
그렇게 사랑을 했습니다.
왠지 어디선가 들어 본 듯한 시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와 푸시킨의 시를 읽어보았습니다
밝고 아름다운 시라기보다는 분노와 혹은 슬픔이 있는 왠지 잿빛의 시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잿빛의 시가 위로가 되기도 합니다.
억까 : 대상을 비판, 비난하는 이유가 말도 안 되게 억지스러울 때 사용하는 말이다
-출처 나무위키-
세상으로부터 억까를 당하는 느낌이 들 때 어떻게 해도 저항할 수가 없는 상황일 때는 푸시킨의 시가 도움이 됩니다. 그나마 분노를 하기도 하다가 슬퍼하다가 하면서 우짜든동 살아보겠다는 지침의 위로입니다.
그럴 때 마시기 적당한 차를 소개합니다.
위로의 차 - 현미 엽차
엽차는 대엽까지 모두 수확하고 난 다음 수확한 찻잎을 쪄서 말린 차입니다. 쓰고 떫음이 적고 시원한 맛이 있는 큰 찻잎입니다. 가격이 저렴해서 한 봉지를 사면 집에서는 한참을 먹을 수 있습니다. 마시는 방법은 우려내지 않고 끓여서 만드는데요. 1g 정도의 찻잎에 1000ml 정도를 넣고 살짝 끓여서 마시는 정도입니다.
은은하게 무난하게 마시기 편안 한 엽차로 예전에는 식당에서 보리차대신 사용했었습니다. 어째서인지 요즘은 식당에서는 잘 보지 못했는데요. 저는 가끔 끓여마십니다.
그리고 끓여낸 엽차에 볶은 현미를 넣고 2~3분 정도 우려내면 현미엽차가 되는데요.
이를 거름망에 걸러서 원하는 잔에 담으면 구수하면서 시원한 향이 있는 현미엽차가 됩니다.
피곤할 때는 따뜻하게 마시면 왠지 소파에 누워있는 듯한 나른함이 느껴지는 구수한 맛입니다.
그리고 더위에 지친 날에서 얼음에 넣어서 차갑게 마시는 것도 좋습니다. 엽차는 시원한 맛이 있기 때문에 일반 물보다 좀 더 시원하게 느껴지는데요. 엽차를 시원하게 마시면 배탈이 잘 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물이 많이 먹히는 여름이 되어갑니다. 요즘은 깨끗한 생수가 많아서인지 엽차를 예전만큼 마시지는 않습니다만 물처럼 마셨던 차였던 만큼 편안한 차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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