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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그리고 책, 문학, 예술

[책과 TEA] 야생초 편지와 쑥차에 아니스씨앗(펜넬씨)를 넣은 차

by HEEHEENE 2022.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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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씨체가 예뻐서 도서관 책장에서 고른 책이 황대권 작가님의 야생초 편지입니다. 이 책은 누런 책 표지에 손글씨와 손그림으로 보이는 여러 풀이 보입니다.

야생초편지


봄비가 내려 마른 땅이 젖어들면 쑥, 냉이, 벼룩나물 등이 불쑥불쑥 고운 이파리와 꽃잎도 펴겠지요. 저야 그저 사진을 찍고 그 모양새만 즐기지만 저자는 교도소 내에서 화단을 가꾸면서 재배를 해서 나물로도 먹고, 쑥이나 몇몇 야초는 잘 말려서 차로도 마시는 작은 호사를 즐기기도 했다고 합니다. 저자가  마신 쑥과 야초, 향신료로 만든 차를 마셔보고 싶지만 그 정도의 부지런함과 눈썰미가 없어서 박람회에서 구입한 쑥차에 정향 한 알 넣어 마시며 저자의 감성을 어설프게나마 공감해보려 합니다.



책 야생초 편지


총 294 페이지의 2002년에 초판을 출판한 책입니다. 문체가 편지체로 그 이유는 책의 후기에도 나옵니다.

야생포 편지

감옥에서는 자기 글을 써서 가지고 있지를 못합니다. 나갈 때 다 빼앗겨요. 그래서 어떤 생각을 하게 되면 이것을 편지 형식으로 기록해서 밖으로 내보냅니다.

이런 이유로 밖으로 내보낸 저자의 편지글과 그림을 모아 한 권의 책이 됩니다. 정치적 색채는 전혀 없이 한 인간으로 살기 위해 작은 자연을 자연인으로 대하는 그의 글과 그림은 진솔한 인간의 모습으로 울림이 있습니다.


야생초편지 저자 황대권

황대권

1955년 서울생으로 서울대 농대를 나오고 미국 뉴욕 소재 사화과학대학원에서 제3세계 정치학 공부중 학원간첩단 사건으로 체포되어 안기부에서 60 일간 고문을 당하고 1985년 상션될때까지 13년 5개월간 수감생활을 합니다. 2021년 1월에는 국가배상 소송에서 승소를 하고, 지금은 생태마을을 운영하고 있다는 소식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야생초 편지 책 내용

야생초편지 목록


이 책은 1992년에서 94년까지 안동교도소에서
94년에서 96년까지 대구교도소에서, 97년 대전 교도소에서 만난 사람과 곤충 그리고 잡초 아니 야초에 관한 관찰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저자는 고문과 수감생활로 인해 무너진 건강을 되찾기 위해 민간요법과 함께 야생초를 기르고 먹으면서 건강을 찾아갑니다.

야생초 편지 목록


교도소라는 특수한 환경과 저자 특유의 관찰력이 어우러지면서 일반 식물도감과는 다르게 우리가 흔히 보면서도 지나쳐버린 야생초에 관한 생각과 효용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야생초 편지의 한 줄

야생초 편지 내의 산국 그림

다도의 형식과 조건을 갖출 수 없는 곳에서라도 성과 정으로써 다도를 즐길 수 있노라고

저자가 교도소내에서 구한 재료로 만든 차는 바짝 말린 국화꽃과 산국, 아니스 씨앗을 넣고 끓인 다음 마지막으로 쑥 한잎을 넣어 우려내서 마신다고 합니다. 다도를 저는 배운 적도 없고 모릅니다만 궁극적인 목표는 차를 맛있게 즐기기 위해서가 아닐까 합니다.

전통을 따르는 것이 차를 맛있게 먹을 확률이 높지만 환경과 시대가 바뀐다면 쓸데없는 것은 빼고, 필요한 것은 더해서 즐겁게 차를 마실 수 있도록 해야할 것 같습니다.

 

방가지똥

이 풀을 자세히 보라. 이름은 방가지똥. 엉겅퀴를 많이 닮았지만 꽃이 영 다르다. 줄기에 가시가 없지.

길을 가다 종종 보는 풀인데 이름을 몰라 대충 엉겅퀴 인가 했는데 줄기에 가시가 없는 방가지똥이라는 풀이라고 합니다. 노란 꽃이 민들레 같이 생겨놓고는 모가지가 쭉 길고 매끈한 녀석입니다. 반면에 이파리는 가시가 난 것 처럼 삐죽삐죽 하게 생긴 녀석입니다.

이 책에는 이렇게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지만 알기는 어려웠던 여러 풀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 기막힌 색의 대비는 늦가을의 서늘한 공기와 강렬한 햇빛이 아니면 빚어낼 수 없는 대자연의 작품, 그것을 감히 그릴 수는 넣고 여기에 스케치만 해둔다. 나는 숨을 고르려고 하늘을 쳐다보았다가 오히려 숨을 죽이고 말았다.

운동시간에 뜀박질을 하고 쉬면서 본 하얀 교도소의 벽과 푸른 가을 하늘의 대비에 감동한 문구입니다. 

사람을 생긴 그대로 사랑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이제야 조금 알겠다

저자는 라다크라는 인도의 순한 민족에 관한 설명을 하면서 바보처럼 바다처럼 그렇게 받아주면 어떨까하는 깨달음을 시로 표현한 부분입니다. 

어째서인지 피해의식이 많고 신경이 날카롭게 살고 있는 것 같은 저의 삶에 골무를 쒸우는 듯한 글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충 나무와 두충나무껍질

두감쑥차. 이름 그대로 두충잎과 감잎, 그리고 쑥잎을 그늘에서 바짝 말려 가루를 낸 뒤 고루 섞어  만든 차이다.

감잎과 쑥은 알겠는데 두충잎을 작가분이 구했던 모양입니다. 두충은 나무인데 잎과 껍질로 차를 끓여 먹기도 하는데 강장, 관절염, 류마티즘에도 효염이 있다는 기록이 있는 나무라고 합니다.

잡초밭

35만 여종의  식물 중에서 인간들이 재배해서 먹고 있는 것은 약 3천 종가량 된다고 합니다. 그러면 35만에서 3천을 빼면 숫자가 어떻게 됩니까. 대략 34만 7천 종의 식물들을 전부 잡초라고 업 애버리는 그런 우를 지금 인류가 범하고 있어요.

이 문구는 충격이었습니다. 35만여종의 풀이 있고 3천여종의 풀 외에는 모두 잡초가 되는 인간 중심의 시선이라니, 동물도 지금 지구상의 척추생물은 인간 아니면 가축이 대부분이라고 들었습니다만 식물도 마찮가지가 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종의 다양성이 사라진 생물은 바이러스와 환경변화에 약해지면서 멸종이 되기 싶다고 하는 글을 어디선가 보았습니다. 인류를 위해서라도 종의 다양성을 위한 노력을 해야할 것 같습니다.

 

야생초편지의 차와 쑥차

저자가 소개해준 국화차와 아니스씨, 쑥차로 만든 차를 만들려고 찻장을 뒤져보니 국화차도 아니스씨가 없네요. 지난 가을에 맛있다고 다 마신 모양입니다. 다행이 아니스씨와 비슷한 향이나는 펜넬씨는 있어서 펜넬을 뜨거운 물에 우려내고 여기에 쑥을 더해서 차를 마셔보았습니다.

쟈드리 쑥차

쑥차는 박람회에서 구입한 쟈드리의 쑥차를 사용했습니다.

쟈드리 쑥차

어떻게 건조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진한 쑥향이 아니라 차로 마시기 적합합니다.

쑥차는 향이 너무 강하고 쓴맛이 강해서 개인적으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쑥차와 아니스 씨 차

펜넬 씨를 더해서 그 향의 조합이 서로 지나치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 같습니다.

맛은 단맛이 은은하게 있으며 바디감은 무거우며 워처리한 질감입니다.

저는 펜넬 씨를 좀 많이 넣은 것 같습니다 2~3알 정도에 국화를 넣는 것이 좋겠네요.

 

이제 쑥이 많이 나서 쑥차를 드시면서 그 향이 지나쳐서 부담스럽다면 아니스 씨나 펜넬씨를 한두알 넣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야생초편지와 쑥차

오늘은 황대권 작가님의 야생초편지를 읽고 책의 내용 중에 영향을 받아 쑥과 아니스씨로 차를 블렌딩해서 마셔보았습니다. 덕분에 몸이 건강해진 것 같습니다. 쑥향은 쑥 떡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지만 다음에는 국화와 아니스씨까지 더해서 쑥떡과 함께 먹어봐야겠습니다. 

 

우리 주변의 작은 야생초에 대한 정보를 얻기에도 좋은 책이며

멋진 문장도 있으며

인간의 삶과 지구의 생태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특히 생존과 건강을 위해 저자분이 직접 고안한 방법들은 차를 만드는 분들도 참고하기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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