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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그리고 책, 문학, 예술

[책과 티칵테일] 맛, 그 지적 유혹 내에 있는 위대한 개츠비 그리고 민트녹차쥴랩

by HEEHEENE 2022.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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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은 '맛, 그 지적 유혹'입니다.

다르게 쓰면 음식, 그리고 소설이라고 해야 할 것 같은 책을 발견했습니다. 많은 소설과 음악에는 음식에 관련된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명작일수록 보조 연출일 것 같은 음식에 디테일을 살려서 그 깊이를 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책 '맛, 그 지적 유혹'은 저같이 주의력이 약해서 대충 지나가버렸던 소설 속의 음식에 숨겨진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상세히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맛, 그 지적 유혹

저도 언젠가 이 책의 본문과 같은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열심히 읽은 책입니다. 하지만 제가 읽지 않는 소설도 많아서 앞으로 더 많은 책을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중에서 읽어도 보았고, 영화로도 보아서 내용을 확실히 알았던 '위대한 개츠비'에 좀 더 집중해서 소개하겠습니다.

오렌지, 진리 키, 프라이드치킨과 에일맥주까지 다양한 음식을 소개하고 있지만, 제가 주목한 음식은 민트줄랩입니다. 민트줄랩은 버번위스키와 민트로 만든 달달하면서도 미국스러운 칵테일입니다. 여기에 녹차를 섞으면 간단하면서 훌륭한 티 칵테일 민트녹차줄랩이 됩니다. 이 티 칵테일이 궁금하시면 맨 아래로 내려가시면 보 실 수 있습니다.


 

책 맛, 그 지적 유혹에 대하여

맛, 그 지적 유혹 과 민트줄랩

이 책은 2018년에 출판한 360페이지의 다소 두꺼워 보이는 책이지만 

문장이 어렵지 않고 쉽게 읽혀서 빠른 속도로 읽을 수 있습니다. 

책 내에서 소개하는 소설을 이미 읽었다면 좀 더 깊은 공감과 내가 놓친 음식 이야기에 흥미롭지만

읽지 못한 소설이라도 누군가 이야기를 해주는 것처럼 불편함이 없이 읽을 수 있었습니다.

14개의 소설 2개의 비소설과 1개의 음악 속 음식 이야기는 편안하면서도 색다르고 깊이가 있었습니다.

 

책 맛, 그 지적 유혹에 대하여 에서 소개하는 소설과 비소설 그리고 음악

길리언 플린, 《나를 찾아줘》
마거릿 애트우드, 《시녀 이야기》
프레드릭 배크만, 《오베라는 남자》
뮈리엘 바르베리, 《맛》
이언 매큐언, 《토요일》
제인 오스틴, 《엠마》
무라타 사야카, 《편의점 인간》
도나 타트, 《황금 방울새》
박민규, 《카스테라》
어니스트 헤밍웨이, 《파리는 날마다 축제》
줄리언 반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한강, 《채식주의자》
F. 스콧 피츠제럴드, 《위대한 개츠비》
요시모토 바나나, 《키친》
위화, 《허삼관 매혈기》
마르쿠스 사무엘손· 베로니카 체임버스, 《예스, 셰프》
밥 딜런, ‘One More Cup of Coffee’

 

저자 정소영

음식과 소설을 깊이가 있으면서도 편안하게 풀어내는 저자가 궁금해집니다. 어떤 내공을 가지고 있을까 싶었습니다.

 

저자는 이화여대 학교, 셰필드대학교, 서강대학교에서 영어영문학을 학사, 석사, 박사를 받고 런던대학에서 (인) 문학의 위기 담론에 대한 사회학적 분석이라는 어려운 내용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서강대학교에서 강의를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음식을 찾아다니고 맛보고 레시피도 개발해서 요리하는 것도 즐긴다고 합니다.

커피, 비스킷, 케이크, 감자칩, 초콜릿... 무엇이든 좋다. 맛있는 무언가를 먹으며 책을 읽는 시간이 내겐 세상에서 가장 평화로운 시간이다. 아무리 어려운 책도 맛있는 것을 먹으면서 읽으면 이해가 더 잘 되는 것 같다.

책의 머리말에 있는 내용 중 일부분입니다. 어쩌면 학력과 잘하는 특징을 소개하는 글보다 박스 안의 내용이 저자를 더 잘 설명하고 있는 것 같아서 인용해보았습니다.

 

책 맛, 그 지적 유혹 에서의 위대한 개츠비

위대한 개츠비의 주인공 개츠비의 저택에서는 적어도 2주에 한 번은 호화로운 파티가 열린다.

소설이나 영화에서 보면 파티에서 멋진 옷을 차려입은 신사숙녀에 관심을 보이지만 저자는 파티에서 햄구이, 샐러드, 돼지고기 페스트리 등에 관심을 가집니다. 1922년 의 미국은 1차 세계대전 이후 채권국이 된 미국은 금주법과 돈의 집중으로 일확천금의 벼락부자의 기회가 옵니다. 전통적인 기득권들은 이들을 멸시 합니다. 

오렌지

개츠비는 이 시대의 대표적인 인물로 향락주의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오렌지는 유럽에서는 루이 14세 이후 인기를 끌면서 태양왕의 과일로 사치의 상징이었고, 개츠비는 일주일에 200여 개의 레몬과 오렌지로 생과일주스를 만들어서 소비를 했습니다.

진리키

그리고 이 금주법 시대에는 질이 나쁜 술이 많았었고 덕분에 칵테일이 발전합니다. 대표적인 칵테일이 진리 키입니다. 원래는 버번에 라임 소다수로 만들어 마시던 조리키 칵테일이 금주법으로 진으로 대신하고 진리키 칵테일이 유명해졌다는군요. 개츠비는 과거의 연인 데이지의 집에 방문해서 그녀의 남편이 만들어준 톰이 만든 진리키를 마시면서 애타는 속을 달랩니다.

민트줄랩

개츠비와 데이지, 톰 그리고 데이지의 사촌이자 개츠비의 친구인 닉은 호텔로 놀러 가고 대화가 격렬해지자 열기를 식히겠다며 데이지는 민트줄랩을 만듭니다. 저자는 술이 약해서 화이트 와인을 버번을 대신해서 사용해 만들어 마신다는군요.

위대한 개츠비의 하이라이트는 개츠비와 톰이 차를 바꿔 타고 경주를 하듯 운전을 하다 톰의 정부였던 머틀을 사고로 죽이게 됩니다. 톰과 데이지는 프라이드치킨과 에일을 사이에 두고 이 사고를 개츠비에게 덮어 씌우기로 작당모의를 합니다.

한국식 치킨과 맥주

프라이드치킨을 사이에 두고 미래에 대한 희망이 아닌 음모를 속삭이는데이지와 톰의 모습은 아메리칸드림을 믿지 않는 상류층의 퇴락한 도덕성을 보여준다.

 

저자는 소설 속의 음식이라는 디테일과 상징성을 통해 소설가가 말하고자 하는 배경에 녹아있는 시대의 생각을 풀어줍니다. 

 

맛, 그 지적 유혹에서 밑 줄

퍼석퍼석한 호밀 비스킷은 허기와 우울한 현실을 이겨내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남루한 삶에는 감자튀김과 기름기와 아이스크림의 달콤함 같은 것이 포만감과 자극을 조금이나마 더 제공한다

오렌지주스와 호밀비스킷

저자는 조지 오웰의 쓴 글을 통해 상류층과 빈곤층의 아침의 차이를 말합니다. 상류층들은 건강을 위해 맛이 없는 오렌지주스와 호밀비스킷을 먹고 운동을 하는 고통스러운 삶을 기꺼이 받아들이지만 빈곤층은 음식마저 빈곤하다면 견딜 수 없다고 합니다.

자존감이나 부의 안정감, 성취 같은 쾌락을 얻지 못하는 이들이 대체제로 선택하는 쾌락의 대표는 음식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저도 상류층은 못 되는 것 같습니다.

 

'가츠동'의 '가츠'와 '이기다'라는 뜻의 동사 '가츠'가 발음이 같아서 일본에서는 중요한 시험 전에 돈가스 덮밥을 많이 먹는다

가츠동

그저 좋은 일이 있으면 가장 비싼 외식이 돈가스였었습니다. 기분이 좋아서 먹었다고 생각했는데 아마 일본의 시험 전에 먹던 가츠동에서 영향이 일부 있을 수도 있겠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본이 우리나라를 괴롭히는 것은 싫지만, 어린 시절 일본의 만화를 보고 자란 저는 일본문화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외식을 할 때도 일본 음식점을 좋아했었죠. 빨리 일본이 적절한 사과를 하고 우리나라를 공격하지 않아서 일본음식이나 일본차를 리뷰해보고 싶네요. 가까운 나라라서 일본에 직접 가서 TEA 투어도 하면 좋은데 아쉽습니다.

 

맛, 그 지적 유혹과 민트 줄랩

데이지가 만드는 칵테일은 민트 줄랩이다.
스무 개 정도의 민트 잎
파우더 설탕 한 큰 술
물 두 큰 술을 잔에 넣고
머들러나 숟가락 뒷부분으로 짓이긴다.
잔에 잘게 부순 얼음을 채운 후
60밀리리터 정도의 버번위스키를 붓고 민트 잎으로 장식한다

책에 나온 데이지의 민트줄랩은 알코올이 약한 저에게는 무리한 농도입니다.

민트녹차줄랩 만들기

그래서 알코올이 약한 저 같은 사람이 버번위스키를 사용한 민트녹차줄랩을 만들어보겠습니다.

20개 정도의 애플민트 잎과 설탕 한 큰 술 그리고 레몬즙 반개 정도를 잔에 넣고 잘 섞으면서 짓이겨줍니다

민트녹차줄랩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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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에 부순 얼음을 채우고 45ml의 버번위스키를 넣고 남은 공간을 

미리 우려낸 녹차로 채우고 민트 잎으로 장식합니다.

민트녹차줄랩

개인적으로는 레몬즙을 내고 남은 레몬을 통으로 잔에 넣어서 마시기를 더 좋아합니다.

버번은 향이 진해서 조금 무식하게 섞어도 향이 바래지 않더군요.

게다가 레몬과 민트, 녹차는 조화로운 관계라서 맛도 좋습니다.

저의 취향대로 만들었지만 열기를 낮추는데 만족스러운 민트줄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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