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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그리고 책, 문학, 예술

[책 그리고 티칵테일] 이외수의 자뻑은 나의 힘 그리고 볼빨간 아이스티, 볼빨간 유자차

by HEEHEENE 2022.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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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의 대통령이라 불리던 이외수 작가님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은 기원합니다.

이외수 작가님은 장외인간이나 벽오금학도 등의 소설로도 유명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하악하악이나 청춘불패, 아불류 시불류 등의 에세이가 좀 더 매력적인 글로 만났던 기억입니다. 그리고 티브이에도 자주 나오시고 특히 트위터 등에서 촌철살인적인 말을 남기신 분이라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이외수 작가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괜스레 가슴이 먹먹해지더군요. 열광적으로 그분의 팬도 아니었는데 '존버'라는 단어 때문이었을까요? 젊은 시절 버텨내는데 도움을 받았던 것 같은 느낌이 있습니다. 이런 분을 어른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습니다. 아쉬운 분들이 돌아가시면 괜스레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그래서 도서관에 가서 그분의 책을 찾아보았습니다. 여러권이 있었는데 한 권이 남아 있었습니다. 자뻑은 나의 힘이라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작가님이 암이 걸리고 수술이후 회복하면서 쓴 글이라고 합니다. 

비교적 최근의 글이라 마지막 강의를 듣는기분으로 읽었습니다.

자뻑은 나의 힘

이 책은 큰 주제에 따라 스토리가 있게 쓴 책이 아니라

마치 작가님의 트위터를 보는 것처럼 짧은 글의 모음입니다.

그리고 특유의 글씨체로 쓴 캘리작품과 간단한 그림 작품도 있습니다.

그래서 부담없이 가볍게 읽으면서 스트레스를 풀기에 좋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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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뻑은 나의 힘

작가님의 다양한 생각을 글로 보는 재미도 있지만 저는 이 책에서 캘리그래피와 그림이 더 좋았습니다. 작가님의 글은 어려운 단어는 별로 없지만 문장으로 구성이 되면 아하 싶은 내용이 많이 있습니다.

그림도 그렇습니다. 섬세한 묘사는 아니지만 보면 따라 그릴만큼 단순하지만 이 단순한 선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글과 그림이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려면 다듬고 다듬어서 

최대한 간단하게 표현하는 것이 방법인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이 같은 말을 했다면 꼰대의 잔소리가 될 것 같은 말도 작가님은 에세이가 되고 시가 되는 것 같습니다.

자뻑은 나의 힘

이유가 무엇일까요?

작가님은 자뻑이 힘이라고 합니다.

'아무리 잘난 놈들이 그대 앞에서 꼴값을 떨어도 그대는 기죽지 말라 그대가 바로 우주의 중심이니까'

이것이 자뻑이고 자뻑은 작가님의 힘이라고 전합니다.

예전에는 '존경 받을 수 있을 때까지 버텨라 혹은 존나 버텨라'라는 존버로 젊은 시절 버티는 힘을 주셨다면 

이제는 자뻑으로라도 살라고 하시네요.

자뻑은 나의 힘

'사랑보다 큰 재산이 어디있으며 고독보다 큰 가난이 어디 있겠습니까'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저한테는 그다지 피부로 와닿지는 않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어렴풋이 고독하게 사는 사람이 가난해 보이는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대수롭지 않은 안부 한마디에도 가슴 뭉클한 사람이 있다면

혹은

대수롭지 않은 안부 한마디를 전하면 가슴 뭉클할 누군가가 있다면

당신은 부자입니다.

 

자뻑은 나의 힘

어버이날을 막 지나면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부모님이 자식이 제일 예쁘다고 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높은 확률로 부모님은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못난 자식 예쁘다고 말을 할 수 있는 초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작가님의 글은 글자 수는 많지는 않지만 씹는 맛이 있다고 할까요.

꼭꼭 씹고 있으면 깊은 맛이 우러나오는 것 같습니다.

자뻑은 나의 힘

 

작가님의 책을 읽으면서 어떤 차가 어울릴까 고민을 했습니다.

그런데 생전에 술을 좋아하셨다가 암 때문에 술도 한잔 못하셨을 것 같아 술을 한잔 올리고 싶었습니다.

진도 홍주

어떤 술이 좋을까 고민하다 진도의 홍주가 떠올랐습니다.

진도의 홍주는 쌀과 누룩으로 발효하고 증류해서 만들어서 자초라는 식물을 뿌리를 우려서 만든 리큐르입니다. 이 홍주는 유독 문인들이 좋아했다는데요. 이외수 작가님과 동시대에 경쟁자였던 황석영 작가님이나 김용태 작가님도 그리도 좋아했다고 합니다. 이외수 작가님이 좋아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쩐지 붉은색의 주색이 작가님과 어울릴 것 같았습니다.

일출주와 한마음주

술이 세셨다는 작가님은 스트레이트로 드셨을 것 같지만.

술이 약한 저는 복숭아 아이스티와 유자차에 플로팅을 한 티 칵테일로 만들어보았습니다.

원재 진도 홍주 칵테일은 사이다나 맥주에 플로팅을 해서 한마 음주나 일출주라고 부르지만 

저는 차를 전문으로 하기 때문에 차에 올려보았습니다.

볼 빨간 아이스티

농도는 아이스티 스틱 2개에 물 90ml로 녹이고 얼음을 가득 채운 다음 홍주 45ml를 플로팅 합니다.

볼 빨간 유자차

유자 홍주도 유자차 스틱 2개에 물 90ml로 녹인 다음 얼음으로 가득 채우고 홍주 45ml를 플로팅 합니다.

볼빨간 아이스티와 볼빨간 유자차

그냥 마시면 홍주 특유의 향이 먼저 들어오고 이후로 진한 단맛과 복숭아 아이스티 향 혹은 유자향이 진하게 들어옵니다.

둘 다 나쁘지 않은 조화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복숭아 아이스티와 조합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복숭아의 향긋한 향과 지초의 허브향 흙향이 조화롭게 느껴지는군요.

자뻑은 나의힘 그리고 홍주칵테일

시대의 어른이었던 이외수 작가님께 이 볼 빨간 아이스티를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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