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차 그리고 책, 문학, 예술

[책] 마시는 즐거움 속에 있는 차에 관한 이야기 -마시즘

by HEEHEENE 2022. 7. 3.
반응형

마시즘이라는 사이트가 있고 브런치가, 페이스북이, 유튜브가 있습니다. 

'마실 수 있는 모든 것'을 다루겠다는 포부로 320편이 넘는 콘텐츠를 만드는 동안 723개의 음료를 마시고 13개의 빨대와 7개의 병따개를 리뷰했다

요즘은 덕후의 시대라고 하는데 이 분이 한 사람인지 한 팀인지는 알 수 없지만 마시는 것에 대한 덕후인지, 아니면 더 나아가 사업인지를 열정적으로 하는 곳입니다. 저도 차에 관한 다양하고 많은 리뷰와 레시피를 살펴보고 있는 형편이라 마실거리에 관한 책이 보이면 일단 집어 들고 보는 편입니다.

마시는 즐거움마시는 즐거움마시는 즐거움
마시는 즐거움의 목차

이번에 도서관에서 마시는 즐거움이라는 책이 보여서 망설임 없이 대여를 해서 읽었습니다. 역시 관심있는 분야라 그런지 읽기도 쉽고 재미있는 내용이 많은 책이었습니다. 술에서부터, 커피, 차, 과즙까지 다양한 마실거리에 대한 역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분량으로 보면 아무래도 술과 커피에 관한 이야기가 더 많은 편입니다. 저는 그중에서 차에 관련된 내용만 소개해 보겠습니다. 

 

프로 먹방러 신농, 차를 발견하다

중국의 차밭

차에 관한 역사는 언제나 기원전으로 넘어갑니다 기원전 2732년  신농은 먹을 수 있는 풀과 먹을 수 없는 풀을 구분하는 일을 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에 우연히 얻은 찻잎이 든 물을 마셨을 때 해독이 되고, 원기가 회복이 되었습니다. 중국의 의학서인 '신농본초경'에서는 "차는 술처럼 취하지 않으며, 물처럼 오염되거나 독성을 띠지 않는다"며 약용으로 인기가 있었습니다. 기원전 733년 당나라 지적 선사는 버려진 아이를 데리고 와 키우는데 그의 이름을 육우라 붙였습니다. 육우는 지적 선사의 차 시중을 들면서 차에 관해 배웠고 이후 '다경'이라는 책을 통해 차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정리합니다.

오랜 시간 조금씩 그 영역을 넓혀 온 차를 인기 급부상하게 만든 이는 당나라 노동이라는 사람이 지은 '칠완다가' 덕분이었다고 합니다. 요즘으로 치면 '마시즘의 음료 리뷰'와 같은 시로 차를 통해 시를 읊는 것이 유행으로 번졌다고 합니다.

 

역사상 최대의 부부 싸움은 커피 때문에 일어났다

티파티
영국의 티파티

17세기 영국에서는 커피 때문에 여성들과 남성들의 싸움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커피하우스에 남성만 출입할 수 있었는데 남자들이 커피하우스에서 토론과 강의 때문에 집에 잘 들어오지 않자 커피를 반대하는 청원을 넣었다지요. 그런 와 중에 1717년 토머스 트와이닝이 집에서 마실 수 있는 차 세트(홍차+도자기)를 판매하면서 영국 여성들에게 차가 인기를 끌게 됩니다. 커피하우스는 점차 선술집 같은 분위기가 되어가고 반면 차를 마시는 모임은 우아한 모임처럼 되어갔습니다. 그리고 그 수가 늘어나면서 밖에서 마시는 '플레저 가든'이라는 티가든이 생겼다고 합니다.

 

최초의 007이 중국에서 훔친 것은? -농부의 아들 영국 최초의 스파이가 되다

다즐링 지역의 차밭

로버트 포천은 농사꾼의 자식으로 식물학자입니다. 당시에 폐쇄적인 중국 내륙으로 몰래 들어가서 새로운 식물을 찾아다녔습니다. 중국의 차나무를 처음 발견을 하였지만, 인부들의 손에 파랗게 물들어 있는 것을 보고 당시 유행하는 '블루티'가 청색 안료를 섞어서 만든다는 사실과 차나무 묘목 등과 고생 끝에 탈출을 합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차나무는 제대로 생존하지 못했죠. 다시 한번 중국으로 떠난 그는 이번에는 지리에 밝은 하인과 함께 3년간 다니면서 2000개의 차나무 묘목, 1만 7000개의 발아 종자와 숙련된 일꾼과 함께 바다를 건너 인도의 히말라야 인근에 차나무를 심고 개량합니다.

반응형

아쌈 지역의 차

여기서 책의 내용에서 아쌈도 포천이 개량한 것으로 나오지만 포천이 심은 차나무의 영향은 다즐링 지방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쌈은 인도의 아삼 지역에서 자생했던 차나무로 원주민들이 음용하고 있었으며 이를 1823년 로버트 브루스가 발견하고 1824년 차로 인정을 받았고, 1839년부터는 아삼 지역의 차나무로 차를 만드는 회사가 설립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중국의 차에 비해 쓰고 떫음이 강해서 마시기 힘들어서 인기가 없었지만 CTC라는 기법이 도입되면서 저렴한 차로 널리 퍼지게 됩니다. 

 

대륙의 중고나라 화폐 긴압차

중국 서북쪽에 있는 유목민들도 차를 좋아했는데 말 1 필에 차 20~30kg을 얻는 방식으로 거래를 했다고 합니다. 이때 유용한 방식이 찻잎을 틀어 넣어서 눌러 만든 긴압차는 이동이나 보관을 위해 벽돌, 혹은 둥근 모양으로 만들었고, 만든 지역을 표시해서 먼지역에서 나면 가격이 더 높게 하는 등의 차의 형태가 있습니다. 현재도 중앙아시아 잉ㄹ부에서는 교호나 무역용으로 긴압차가 사용된다고 합니다.


마시는 즐거움
마시는 즐거움

차에 관한 책을 읽으며 대게는 조금은 고상해서 글자를 읽는데 속도가 잘 나지 않는 단점이 있는 편입니다. 무척 아름다운 글이고 좋은 내용이지만 아쉬운 점이 있죠. 하지만 마시즘의 책에서는 '프로 먹방러 신농' 같은 현대적 언어와 섞어서 쓰면서 젊은 독자의 접근성이 더 좋게 문장을 사용합니다. 유시민 작가는 자신이 지식 소매상이라고 스스로를 불렀습니다. 어렵고 복잡한 내용을 깊게 아는 사람은 많이 있지만 작가님은 일반인들이 알아듣기 좋게 가공하는 재주가 있다며 부른 말입니다. 요리에서도 백종원 대표는 조리사 자격증이 없지만 많은 사람들은 대표님이 알려주는 레시피를 잘 알아듣고 열광을 합니다. 

마시즘의 마시는 즐거움이라는 책은 음료수에 관한 깊고 복잡한 역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유튜브나 블로그 등을 찾아도 나오는 정도의 내용이지만 이를 명확하게 정리하고 읽기 쉬운 문장과 단어로 가공을 한 내용입니다. 차에 관한 내용도 이렇게 쓰면 사진 하나 없어도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이어서,  차뿐만 아니라 커피, 술, 음료에 관한 호기심이 많은 분들이라면 가볍게 읽기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