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차 그리고 책, 문학, 예술

[책과 Tea] 박노해 걷는독서 그리고 매화 핀 다즐링

by HEEHEENE 2022. 8. 7.
반응형

다즐링은 인도 서북부의 지역으로 히말라야 산맥의 고산지대입니다. 영국의 식물학자이자 차 도둑, 산업스파이? 인 가 중국에서 차나무와 기술자를 훔쳐서 재배하면서 시작된 곳입니다.
지금은 세계 3대 홍차라며 홍차의 샴페인이라 불리는 다즐링 홍차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가본 적은 없지만 무척 매력적인 곳이라고 합니다. 오늘 마실 홍차는 딜마의 다즐링입니다. 티백으로 만든 다즐링 홍차는 대부분 2차 수확이라 선명한 청포도향은 없지만 대신 쓰고 떫음도 적은 편이라 마시기에는 1번째 수확한 다즐링보다 낫습니다. 대신 보디감이 약하지요.

걷는독서걷는독서
매화가 곁들린 다즐링과 걷는독서


여기에 우리나라 지리산 인근에서 수확해서 만든 매화를 더해보았습니다. 매화차는 달콤한 꿀 향이 풍성한데 차에 꽃 2~3송이를 올려서 마시면 달콤함과 향긋함으로 밋밋한 차맛을 세련되고 화려하게 만들어 줍니다. 꿀이나 감미료를 넣는 방법도 있겠지만, 꽃차를 더하면 매화를 입으로 불면서 느끼는 꽃향과 은은한 낙엽과 청포도, 풀향의 조화를 한 모금씩 시간을 들이며 마시는 여유를 얻을 수 있습니다.

박노해 작가의 걷는 독서에는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걷는독서
걷는독서

삶에서는, 시간이 많은 사람이 부자다


부자가 되기위한 방법이 인기가 있는 요즘, 작가는 시간이 많으면 부자라고 합니다. 그래서 차를 마셔봅니다. 급하지 않게 물을 끓이고 잠시 식히고, 티백을 넣고 3분간 기다리고 맛을 보고 향을 맡습니다. 천천히 다즐링에 어울릴만한 꽃을 찾아봅니다. 그리고 선택한 매화를 3송이만 차에 올려봅니다. 향을 맡고 내게 다가온 꽃송이를 다치지 않게 살살 불어서 건너편으로 보냅니다. 조심스레 한 모금을 합니다.
쨍한 꿀향이 매화가 활짝 핀 녹차밭에 안개가 흐릅니다. 그렇게 부자가 됩니다.

반응형


오랜만에 여유로운 시간이 달콤합니다. 그동안 너무 욕심을 부린 탓일까요, 마음속이 가득 차 버렸던 것 같습니다.

걷는독서
걷는독서

열심히 지나치면 욕심이 된다.


그저 열심히 살려고 했을 뿐인데, 어느 순가 괴물이 되어가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고 정신을 차려봅니다.

정신을 차려서 다시 살아봐야겠습니다.

두려움에 사로잡히면 있는 힘도 못쓰는 법, 담대하라 담대하라


두려움은 도둑처럼 다가옵니다. 내가 가장 원하지 않던 순간에, 혹은 망치고 싶지 않은 좋은 기회에 슬쩍 다가와서 의욕과 기쁨을 훔쳐갑니다. 빼앗기지 않으려면 담대해야겠지요. 담대함은 흔들리지 않는 마음이라고 합니다. 바람이 불면 잎과 가지는 흔들리지만 뿌리가 흔들리지는 않습니다. 뿌리를 깊게 해서 흔들리지 않는 마음으로 담대해져야겠습니다.

걷는독서
걷는독서

마음아 천천히
천천히 걸어라
내 영혼이 길을 잃지 않도록

담대해진 마음이라면 다시금 천천히 걸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삶이 편안하게 느껴진다면 누군가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는 가해자의 입장이라고 하죠. 천천히 걷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답답하고 아플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고통스럽더라도 올곧게 서서 한 발씩 천천히 걷는 걸음만이 영혼이 빛이 나는 길일지도 모르겠군요.

걷는독서걷는독서
걷는독서와 매화를 넣은 다즐링


오늘 다즐링 매화차와 함께 읽어본 책은 박노해 작가님의 걷는 독서라는 책입니다. 상당히 두껍죠? 약 868페이지로 어지간한 찻잔 두께입니다. 하지만 내용은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사진과 짧은 글이 있어서 부담스럽지는 않습니다. 사진과 글을 작가님의 찍고 지은 글이라고 합니다.

굳이 책으로 보지 않더라도 작가님의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하면 매일 사진과 시를 매일 볼 수 있는데요. 책으로 한 번에 보니 또 다른 기분이네요.

반응형

댓글